WRITER. 모브
애니메이션 OST처럼 듣기만 해도 벅차오르는 명곡 제조기, 드림캐쳐(Dreamcatcher)가 오늘(24일) [Apocalypse : From Us] 앨범으로 컴백한다. ‘마의 7년’이라는 기간을 깨고 멤버 전원 재계약에 성공한 후 처음으로 발표하는 앨범이다. 드림캐쳐는 락과 메탈을 케이팝에 접목한 노래들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는 만큼 팀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보여주며 중소 기획사의 기적을 만들어낸 아이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음악은 단순히 음악 장르의 특수성으로 인기를 끈 것이 아니다. 바로 노래, 뮤직비디오, 무대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탄탄한 스토리라인과 함께 잘 녹여내어 노래를 찾아 듣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드림캐쳐의 노래와 세계관 속 메시지를 하나하나 짚어보고자 한다.
Dystopia 시리즈 : 악플러들에게 전하는 경고의 메시지
가면 뒤의 Trick 가소로운 Freak
커진 증오가 낳은 무작위 속의 Target
2020년, 드림캐쳐는 데뷔 초부터 지켜오던 ‘악몽’ 시리즈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세계관으로 첫 정규 앨범을 발매했는데, 이것이 바로 반(反)이상향을 뜻하는 ‘Dystopia’ 세계관이다. 부제 ‘The Tree of Language’과 타이틀곡 ‘Scream’ 뮤직비디오 처음에 나오는 문구를 보고 유추할 수 있듯이 이 세계관에서 디스토피아는 ‘사람들이 내뱉는 나쁜 말들에 망가져버린 언어의 나무가 만들어낸 세계’이다. 뮤직비디오를 보면 언어의 나무와 함께 늘 등장하는 것이 있다. 바로 <가면>이다. 이 가면은 ‘익명성’을 의미하며, 가면을 쓰고 있는 사람들은 익명성이라는 가면 뒤에 숨어 무분별하게 비난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그러나, 뮤직비디오와 무대에서 멤버 가현이 쓰는 가면은 그 의미가 다르다. 입 부분이 막혀있고 피눈물이 흐르고 있는 이 가면은 악플을 받는 피해자, 즉 ‘Scream’ 가사 속 화자의 가면이다. 드림캐쳐는 ‘Scream’을 통해 악플을 다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과 의견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마녀사냥을 하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날리는 동시에 그런 사람들로 인해 괴로워하는 피해자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
당시 서브곡으로 활동을 했던 수록곡 ‘Red Sun’의 무대를 보면 마치 중세 시대 마녀 화형식이 끝난 후, 자신을 마녀로 몰아간 사람에게 복수를 하는 분위기로 보인다. ‘스스로 꺼내든 칼날에 넌 위험에 빠질 거야’라는 가사에서 볼 수 있듯이 이 곡에서 드림캐쳐는 우리가 내뱉는 날카로운 말들이 결국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죄의식은 이미 그들에게 없어
앨범 부제 ‘Lose Myself’가 의미하는 바와 같이 세계관 속 사람들은 서로에게 날이 선 말들만 하며, 자신이 어떤 말을 하는지조차 잊어버리는 혼돈과 암흑만이 가득한 세상에 남아있다. 타이틀곡 ‘BOCA’ 뮤직비디오 속 드림캐쳐는 언어의 나무를 정화하고자 자신이 하는 말들에 대해 죄의식이 전혀 없는 상태의 악플러들과 맞서 싸우고 그들의 입을 막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과연 나쁜 말을 하는 사람들의 입을 막는다고 세상에 모든 악플들이 사라질까? 뮤직비디오에서는 오히려 그런 사람들과 싸우는 과정에서 상처를 입는 드림캐쳐 멤버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럼 안 좋은 말들을 최대한 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BOCA 속 가사 ‘소중한 시간들을 왜 증오로 채우는가’에서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조금이라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렇듯 드림캐쳐는 거침없고 직설적인 가사로 다시 한번 악플러들을 겨냥하고 있다.
여긴 찾던 곳이 아닌걸 No more Utopia
드림캐쳐는 나무를 정화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해답을 유토피아에서 찾기로 한다. 그들은 ‘Odd Eye’를 통해 진실을 마주하지만 자신들이 생각했던 유토피아의 모습이 아니었다. 멤버들이 믿었던 유토피아도 결국 현실과 다름이 없었으며, 그들은 가면 너머 자신의 내면을 마주했을 때 내면을 잘 가꾸면 그것이 진정한 유토피아라는 것을 깨닫는다. 타이틀곡 ‘Odd Eye’ 뮤직비디오의 마지막 부분 ‘끝내, 드림캐쳐는 그들이 꿈꾸던 유토피아를 찾지 못했다’는 결국 유토피아가 다른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모두 환상, 허상이었고 진짜 유토피아는 가면 속 자신의 모습, 즉 ‘나’의 내면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로써 드림캐쳐의 ‘Dystopia’ 세계관은 악플러인 ‘그들’에게 맞춰져 있던 초점을 ‘우리’의 행복으로 바꾸면서 막을 내리게 된다.
Apocalypse 시리즈 : 아름다운 지구와 자연을 위해 함께 가꿔나가자는 메시지
Save my home in the jungle Save my home in the polar
지켜내 나의 Maison Please someone fight for us
‘Dystopia’ 세계관 이후 드림캐쳐는 세상의 종말을 뜻하는 ‘Apocalypse’ 세계관의 시작을 알렸다. [Apocalypse : Save Us]의 타이틀곡 제목은 ‘MAISON’, 프랑스어로 집을 뜻하는 단어다. 드림캐쳐는 여기서 집을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지구로 설정하였다. 이전 세계관에서 언어의 나무를 수호하던 드림캐쳐는 새로운 세계관에서 지구를 지키는 신 또는 전사로 나타나고 있다. ‘MAISON’ 뮤직비디오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 속 대지의 여신인 가이아로 보이는 여신상이 쓰러지기 직전인 장면은 망가진 지구를 의미한다. 황폐화된 지구에서 드림캐쳐는 자연을 파괴하는 사람들과 싸우며 노래 가사로 동참을 유도한다. 또, 기독교 전설에서 쾌락을 상징하는 악마 바호메트의 등장과 MAISON 가사 속 ‘사람들은 하고 싶은 대로 해 진심 비운 껍데기뿐인 고해’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편의를 위해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그들에겐 없어 Reason I’ll give you a vision
[Apocalypse : Follow Us] 앨범의 ‘Intro: Chaotical X’, ‘Outro: Mother Nature’만 보아도 드림캐쳐는 이전 앨범과 같이 혼돈이 가득한 세상에서 아름다운 대자연을 위해 직접 선봉대에 서서 싸워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VISION’ 뮤직비디오에서도 특히 확성기와 스피커, 평화를 뜻하는 PEACE 슬로건이 많이 등장하며 이것은 자신들과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모든 생명이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타이틀곡 ‘VISION’은 ‘MAISON’의 주제를 더욱 확장하고 강조하는 노래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공개된 드림캐쳐의 신곡 ‘BONVOYAGE’의 뮤직비디오 티저를 보면 다른 Apocalypse 시리즈의 뮤직비디오들과는 달리 깨끗해진 지구의 모습이 나온다, 이번 앨범이 ‘Apocalypse’ 세계관의 마지막 이야기인 만큼 이번에는 어떤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해줄지 기대하게 된다. 악플, 환경문제와 같이 자칫하면 노래가 과도하게 진지해지고 듣기 부담스러워질 수 있는 주제를 자연스럽게 전해주며 리스너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점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만들어 갈드림캐쳐의 행복하고 의미 있는 여정을 응원하며 이 글을 마친다.
* 본 글은 아이돌레 웹진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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