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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돌레 매거진 Mar 12. 2019

Non슴덕이 바라보는 SM 아티움

지금까지 경험해본 적 없는 최초의 엔터테인먼트 공간

긴 역사를 자랑하는 SM 엔터테인먼트는 그들의 아이돌 산업 역사를 함축시킨 SM 아티움이라는 공간을 만들었다. SM 아티움은 1층은 웰컴 존으로 대형 미디어월, 2층은 아티스트의 굿즈와 기념품을 판매하는 기프트샵, 3층은 SM 아티스트들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복합체험공간 뮤지엄, 4층은 SM 콘텐츠를 음식으로 접근한 휴식공간이 마련된 카페와 SM 콘텐츠를 활용하여 F&B, 리빙, 생활 용품을 판매하는 마켓, 그리고 5~6층은 SM 아티스트를 홀로그램으로 만나볼 수 있는 씨어터로 구성되어 있다. 과거에 팬덤은 온라인을 통해 모이고 소통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으며, 간혹 가다 소속사 직영 카페가 팬들의 모임의 장소로 떠오르곤 했다. 이후, SM 엔터테인먼트가 SM 아티움이라는 장소를 만듦으로써 SM 소속 아티스트 팬들이 서로 만날 때나, 포토 카드 등을 교환을 하는 등, SM 팬덤의 공식적인 만남의 장소로 거듭났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SM 소속 아티스트들은 워낙 해외에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해외 Kpop 팬이 한국에 여행을 올 때 방문하는 필수 관광지로 꼽히기도 한다. 


NON슴덕이 본 아티움 



 필자는 SM 소속 아티스트에 호감은 있으나 팬은 아니다. 타 팬의 입장에서 볼 때 SM 아티움은 굉장히 매력적인 장소였다. 내 가수의 콘텐츠뿐만 아니라 회사 동료들의 콘텐츠까지 즐길 수 있고, 내가 좋아하는 언니들의 이름으로 된 디저트를 팔며, 내가 좋아하는 형들의 이름으로 된 과자를 먹을 수 있는 공간이라니. 이곳에서는 소속 아티스트의 생일마다 진행하는 소소한 이벤트와 다양한 굿즈, 팬들과 오프라인으로 만나 먹는 것과 덕질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SM 엔터테인트먼트 소속 팬만의 문화를 만들었다는 점이 팬 활동을 다채롭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했고, 부러웠다. (필자의 경우 브이 앱과 유튜브, 공식 카페에서 활동하고 어쩌다 콘서트에 방문하는 것이 전부이다.)


  타 팬덤이 바라본 SM 아티움의 차별점 중 하나는 단순 즐길거리가 아닌 소속감을 부여했다는 점이었다. 타 팬덤의 입장에서 SM 팬 하면 생각나는 것이 바로 ‘내리사랑’이다. 회사는 SMTOWN이라는 개념 하에 다양한 아티스트와 팬덤을 하나로 묶기 위한 SM TOWN LIVE를 열어 다른 아티스트의 무대의 접근성을 높이고 나아가 SM 뮤지엄으로 긴 역사를 전시함으로써 각기 다른 아티스트들을 SM 엔터테인먼트 역사라는 스토리텔링의 맥락 안에 관통시켰다. 이는 팬들로 하여금 ‘슴덕’이라는 소속감을 유발하고 차기 아티스트의 데뷔에도 관심을 갖게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SM 뮤지엄에서 소속 아티스트들의 역사와 행보, 연습생 시절 모습 등을 보니 괜히 뭉클해지다 끝무렵에는 없던 'SM 부심'도 생길 지경이었다. 


 다른 하나는 바로 SM 마켓에서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에 대한 미디어 이외에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SM 마켓에서는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통한 CSV(Creating Shared Value :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여 공유가치의 총량을 확대하는 비즈니스 모델) 구현을 지향하며 소속 아티스트를 브랜드로 삼은 F&B, 생활 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전에 아이돌은 단순히 특정 제품의 광고 모델에 불과했다면, 이제는 직접 아티스트의 이름을 건 메뉴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참신함을 느꼈다. 필자가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경우, 굿즈는 앨범 아니면 콘서트 굿즈 전부인데 SM 아티움에서는 식료품도 일종의 굿즈다. “차라리 뭐라도 만들어줘!”의 입장이기에 굿즈가 말 그대로 ‘차고 넘친’ SM 팬덤이 너무나도 부러웠다. 그냥 맥주를 마시는 것과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광고하는 맥주를 마시는 것,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이름으로 된 맥주를 마시는 것은 분명 팬덤의 입장에서 감회가 남다를 것이다. SM 아티움의 마켓과 카페 운영, 그리고 홀로그램 기술을 활용한 씨어터는 연예 기획사가 다양한 산업으로 발을 뻗는 과정에서 아이돌 산업을 어떻게 결합시켰는지 보여주며, 나아가 아이돌 문화가 서브 컬처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산업에서 주목할 만한 핵심 문화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슴덕이 말해준 아티움


 SM 아티움에 대해 1회적인 체험만 한 타 가수의 팬으로서 이 곳은 아이돌 팬덤의 환상으로 가득 찬 공간이라고 처음에 정의를 내렸다. 하지만 스크롤을 내리면서 “SM 아티움이 마냥 좋은 곳이라고?!”라며 반론을 제기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어쩌다 우연히 SM 아티움을 소비하게 된 잠재적인 고객이기 때문에 이 곳의 구체적인 속사정을 캐치하기 위해서는 실제 주 소비층의 의견을 들어보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실제 SM 팬덤인 분들께 아티움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무엇인지에 대해 물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팬의 입장과 온라인 상의 부정적인 의견을 종합해보았을 때, SM 아티움은 “아이돌 콘텐츠를 얼마나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라는 의견에서 출발한 장소였다.


 먼저 팬덤 문화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기프트 샵의 공식 굿즈다. 아이돌 팬덤 내에서는 특정 멤버 및 그룹의 포토카드나 굿즈 등을 다 모음으로써 ‘드래곤볼’을 완성한다는 표현을 자주 쓰곤 하는데, 이런 현상이 아이돌 팬덤의 수집욕을 잘 보여주는 예가 된다고 생각한다. 아티움이 이러한 팬덤의 특징을 잘 파악하여 그룹과 멤버 별로 정말 다양한 종류의 굿즈를 제작해 수집욕을 자극하고자 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티움이 각양각색의 굿즈를 판매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모든 굿즈의 퀄리티가 높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대표적인 예로, EXO의 포토카드 바인더 안의 사진은 배경을 위해 깔아 놓은 검은 천 뒤에 철 문이 그대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판매했는데, 이로 인해 그들의 팬덤 EXO-L 사이에서 ‘#포카바인더_불매’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불매 운동이 있었다. 또한 아티스트의 초상이 담기지 않는 아티스트 케이스나 아티스트의 이니셜로 된 플라스틱 알파벳 키링 등도 판매되었는데, 당시 아티스트에게 판매 수익이 가지 않으며 단순한 디자인으로 제작돼 무성의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예쁘고 다양한 굿즈는 팬덤의 수집욕을 자극하고 자연스럽게 소비로 이어질 텐데, SM 아티움은 무성의해 보일 수 있는 디자인을 굿즈를 제작하고 이를 ‘한정 수량 판매’라는 희소성을 부여해서 팬들이 사게끔 유도했다는 점이 이 비판의 원인이지 않나 추측해본다. 


 이외에도 가격적인 측면에서 굿즈뿐만 아니라 디저트, F&B, 생활용품도 상당한 고가 상품에 비해 이에 응당한 퀄리티를 제공하냐의 문제점이 발생했다. 고가 정책의 경우, SM이라는 브랜드의 프리미엄화 전략의 일부일 수는 있다. 하지만 성의가 담기지 않은 고가의 제품 제작 및 판매는 SM을 프리미엄 브랜드로 만들어주기보다는 그저 아이돌 산업 내 자본주의의 '끝판왕'처럼 보이게 할 뿐이다. 아이돌 산업 또한 결과적으로 돈을 벌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회사가 아이돌을 이용해서 여러 사업을 펼쳐 팬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것을 비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겉 허울은 좋아 보일지라도 주 소비층인 팬덤 내의 요청사항을 들어주지 않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이며 팬덤 내 요청 사항 및 비판점을 눈을 감고 귀를 막으며 거부하는 행위는 명백히 잘못됐다. 


 물론, SM 팬덤에서 무조건적으로 부정적인 의견만 나온 것은 아니다. SM 아티움 내 기프트샵에서 판매하는 굿즈에 대한 비판이 많았으나, 결과적으로 굿즈란 지극히 개인 취향이며 소비 수준 및 가치관에 달린 굉장히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타 팬덤인 제 3자의 입장에서 어떻다고 평가 내리기도 어려운 부분이다. 실제로 고가의 디자인이 너무 일관돼서 아쉽긴 하지만 아티움에서 출시한 굿즈들을 구매했다는 의견도 있었기 때문이다. 타 팬이라는 제 3자의 입장에서 아티움을 바라볼 때, 팬 문화 향유에 대한 적극성을 높였다는 것과 이제껏 없었던 아이돌 산업 내 테마파크형 공간 형성에 대해서는 좋은 평을 보내지만, 지속적인 소비자인 SM 팬덤이 주장하는 문제점들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최초이지만 최고라고 말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던져본다. 



* 본 글은 아이돌레 웹진에 실린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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