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팬덤의 사랑 방식, 유사 연애에 대하여

ㅣWriter. 리스

by 아이돌레


아이돌은 팬의 연인인가. 아이돌(Idol)은 본래 우상을 의미한다. 하지만 우상을 넘어, 그들의 노래와 팬서비스는 팬들을 연애 감정에 빠지게 한다. 이로써 아이돌은 팬들의 이상형이 되고, 이를 활용한 소속사의 마케팅 또한 팬들을 달콤한 착각으로 이끄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아이돌들은 꾸준히 팬들로 하여금 유사 연애 상대로 여겨져 왔다.


과거에 비해 팬들이 아이돌을 소비하는 방식에 유사 연애적 감정이 줄어 들었다고 느껴진다. 팬들은 더 이상 아이돌을 연애 대상만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하지만 필자는 이러한 변화가 유사 연애의 소멸을 의미한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이번 기사에서는 필자가 느낀 큰 두 가지 변화를 바탕으로 유사 연애 양상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최근의 사례들을 바탕으로 살펴보자. 케이팝 산업은 아이돌과 팬과의 친밀성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 이를 바탕으로 아이돌과 팬 사이의 '1:1 소통'이 등장하였다. 버블, 위버스 디엠과 같은 1:1 소통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들은 자연스럽게 유사 연애적 연출로 이어졌다. 실제로 킥플립 계훈의 위버스 디엠 사례는 연인 간의 일상 대화를 연상시키는 플러팅 멘트들은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스크린샷 2026-02-13 오후 1.19.20.png © youtube MMTG 문명특급


그렇다면 모든 팬이 그의 이러한 멘트에 진심으로 설레는 감정, 즉 연애적 감정을 느끼는가. 그렇게 쉽게 단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어떤 팬들에게는 진지한 감정의 계기가 되지만, 다른 팬들에게는 아이돌이 연출하는 하나의 콘텐츠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킥플립 계훈의 설레는 멘트들은 처음에는 귀여운 실제 연애에 가까운 감정들을 느끼게 했다. 하지만 이제 이러한 멘트를 하는 것은 그의 주된 이미지가 되었다고 느껴진다. 계훈은 이러한 화제성을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와 유사하게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된, 연인 관계를 연상시키는 AI를 활용한 합성 사진 또한 주목할 만한 사례이다. 마치 실제 연인과 같은 AI 이미지는 팬들에게 "야 이거 진짜 같다" 라는 반응을 주로 끌어냈다. 이는 팬들이 아이돌과의 관계를 반드시 현실적인 연애 감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기 보다, 유사 연애적 설정 자체를 하나의 소비 가능한 콘텐츠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사례들을 종합해 볼 때, 필자는 과거처럼 유사 연애가 자신의 완벽한 이상형인 아이돌을 향한 단순한 연애 감정만을 의미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느껴졌다. 물론 여전히 일부 팬들은 아이돌을 향해 진지한 연애 감정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유사 연애는 하나의 콘텐츠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아이돌 팬덤의 유사 연애는 사라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고 즐길 수 있는 형태로 변화하여 소비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아이돌을 소비할 때, 팬들이 그들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이다. 팬들은 아이돌을 단순히 사랑하는 연인으로 인식하는 유사 연애적 감정에 더해, 자신이 아이돌에게 개입하여 영향을 미치고 싶어 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유사 연애적 감정은 육성과 같은 일종의 유사 육아적 감정과 결합해 복잡하게 나타난다.


아이돌을 좋아하게 되는 순간부터 팬들은 보통 맹목적으로 그를 응원하게 되는 위치에 놓인다. 팬들은 아이돌의 성공과 실패를 자신의 일처럼 받아들이며, 앨범의 성공이나 수상 등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 특히 최근 비교적 어린 나이의 아이돌들이 데뷔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아이돌보다 나이가 더 많은 팬의 응원은 보호와 육성의 감정이 더해진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경향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증가 속에서 특히 분명하게 보여진다. 팬들은 아이돌을 연습생 시절부터 지켜보며 응원하게 된다. 투표와 같은 행위를 통해 팬들은 아이돌의 미래에 대해 직간접적 영향을 미친다. 또한 데뷔의 기쁨과 탈락의 슬픔과 같은 다양한 감정들을 아이돌과 팬이 함께 공유한다. 이러한 육성 경험은 팬들에게 자신이 아이돌의 성장에 기여한다는 인식을 강화한다. 하지만 이러한 몰입이 아이돌과 팬 사이의 감정 공유와 같은 긍정적인 영향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영향을 미쳤다는 인식은 아이돌에 대한 과도한 개입과 정서적인 몰입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육성 과정이 더해진 아이돌과 팬의 관계는 심하면 팬이 아이돌을 독점의 대상으로 까지 인식하게 할 수 있다.


보플.jpg © Mnet




팬덤이 아이돌을 '연인'으로 대하는 방식이 변화했다면 아이돌의 열애설에 대한 반응은 어떠할까. 물론 여전히 아이돌 열애설에 대한 팬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필자는 이를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아이돌 소비 방식과 연관 지어 생각해 보고자 한다. 먼저 열애설은 팬들에게 아이돌과 자신이 지금까지 다져온 콘텐츠의 몰입이 깨지도록 하기 때문이다. '연애 그 자체'에서 발생하는 문제보다는 직업 정신, 태도, 후 대처에 관련된 이슈가 더 많으므로, 지금까지 형성된 이미지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단순 유사 연애에 복잡한 감정들이 더해져 아이돌을 독점의 대상으로까지 인식하도록 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는 팬들이 아이돌에게 느끼게 되는 일종의 배신감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유사 연애의 방식이 많이 변화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아이돌 팬덤에서의 유사 연애는 더 이상 '유사 연애'라는 단어 하나로 표현될 수 없다. 유사 연애는 아이돌이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이 되었다. 또한 팬들에게도 섬세한 감정적 접근이 아닌 더 이상 회피하거나 숨기지 않아도 될 가벼운 콘텐츠가 되어가고 있다고 보인다.


또한 최근의 유사 연애는 감정이 더 복합화 되어 단순 연애 감정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특히 육성 중심의 소유 감정으로 이동하여 나타나는 경우가 증가했다고 보인다. 결국, 유사 연애 방식의 두 변화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감성 중심의 유사 연애의 모습을 가려, 잘 드러나지 않게 할 뿐이라는 것이 필자의 결론이다.




참고문헌


이나은. (2022). 친밀환상의 작동 방식: 팬플랫폼 ‘버블’ 이용자를 중심으로. 미디어, 젠더 & 문화, 37(2), 157-200. 10.38196/mgc.2022.06.37.2.157

한미화, 나은경. (2022). 팬덤의 소셜 미디어 이용 양태에 따른 아이돌 세대별 팬덤 문화의 변화.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22(2), 605-616.




* 이 글은 아이돌레 웹진 소유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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