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레코드 4월호

|수치적 성과와 팬 반응 면에서 아쉬운 활동

by 아이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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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제를 기다렸다는 듯이 아이돌레 필진은 방언 터지듯 아쉬움과 속상함을 토해냈다. 팬으로서 겪은 생동감 있는 실망이 주를 이루다 보니 이번 대담이 특히나 읽는 재미가 남다를 것이라 자부한다. 더러 격한 표현이 있더라도, 이는 아티스트를 향한 비난이 아니라 활동에 대한 솔직한 비판임을 밝히고 시작한다.




레드벨벳

레드벨벳.jpg ⓒ 벅스


오드: 레베럽으로서 아쉬웠던 레드벨벳의 최근 세 앨범을 꼽겠다. 앨범의 퀄리티가 떨어진다기보단 앨범 전후 프로모션이 실망스러웠다. 먼저, 《Birthday》는 컴백 날짜부터 월드컵 전날로 잡아 화제성이 실종됐고, 뮤직비디오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맥거핀으로 가득했다. 정규 1집 이후 오랜만에 등장한 정규앨범 《Chill Kill》은 트레일러가 공개되자마자 팬들의 기대를 한가득 모았다. 과장을 좀 보태자면 한국 공포 영화의 수작 〘장화 홍련〙이 떠오르는 수준이었다. 벨벳 콘셉트와 동양풍 호러의 만남은 정말 되는 주식 아닌가. 그래서 오랜만에 찐한 벨벳 감성을 볼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예상과 너무나도 달랐다. 중간에 타이틀이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트레일러와 전혀 딴판으로 가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 아무리 트레일러의 분위기가 담긴 수록곡이 있다고 할지언정 제일 중요한 타이틀과 콘셉트가 따로 노는 것은 기만이다. 괴리감이 너무 심했다. 이는 슬기의 《28 Reasons》 때도 마찬가지였다. 제일 중요한 뮤직비디오에서 힘이 빠지니까 조회수가 안 나올뿐더러 다시 찾아볼 의향이 없는 뮤직비디오로 남아 버렸다. 마지막으로, 《Cosmic》은 애초에 기획했던 주제가 파멸이었다. 10주년 기념 앨범으로서 이게 정녕 맞는 주제인가. 팬으로서 이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분개할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아티스트 의견은 묵살되었다. 물론 기획사가 취사선택하는 입장이고, 전부 다 반영할 필요는 없다. 아티스트 의견은 반영하지 않았으면서 완성도를 높이겠다며 뒤늦게 뮤직비디오를 내보낸 처사는 이해할 수 없다. 정말 의문만이 가득한 앨범이다. 가장 행복해도 시원찮을 10주년에 팬들에게 악몽을 선사한 3센터를 잊을 수 없다. 레드벨벳이 소속된 3센터인 RED 프로덕션은 동방신기와 레드벨벳 두 팀만 소속되어 있다. SM 5개의 센터 중에 가장 적은 아티스트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날림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건지 도통 모르겠다. 그나마 올해부터 센터 간의 경계가 흐려지고, 센터 간 협업이 활발해진 게 다행일 따름이다. 센터 제가 ‘유명유실’할 때조차도 1센터의 센터장 조우철이 레드벨벳 앨범에 계속 참여할 정도였으니 상황이 얼마나 열악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Cosmic》 앨범이 전체적으로 마음에 들다 보니 더욱 아쉽고, 또 아쉬운 활동이다.


롱샷

롱샷.jpg ⓒ 벅스


덕원: 롱샷 하면 논란의 사진을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지금 보면 의도가 다분한 마케팅이었다. 선공개 곡 〈Saucin’〉에서 해당 부분이 언급되었고, ‘자컨’ 소재로 삼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결론적으로 그 사진은 실패한 마케팅이다. 의도한 바이럴이라고 생각하면 이해 못 할 부분은 아니지만, 그 여파로 인해 초반 팬덤 구축에 실패한 걸 보면 치명타였다. 노래가 아무리 좋아도 남자 아이돌에 대한 색안경은 여전하다. 일단 팬덤 화력이 타올라야 바이럴이 생기고, 대중들의 눈에 띈다. 롱샷은 박재범이 프로듀싱한 아이돌이라는 타이틀로 데뷔하기도 전부터 열띤 홍보에 나섰다. 정식 데뷔 전에 무려 멜론뮤직어워드에 초대되는 영예도 안았다. 그럼에도 정식 데뷔 이후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음악 방송 때 응원 소리는 생각보다 작았으며 음악 퀄리티 대비 음원 차트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박재범이 프로듀싱하는 만큼 〘쇼미더머니 시리즈〙가 큰 인기를 끌던 시절의 ‘국힙’ 생각이 날 정도로 듣기 좋은데 말이다. 다행히 국내외 헤비 리스너들에게 반응이 오고 있는 걸 보면 시장에서 먹힐 노래임은 분명함에도 사진 하나 때문에 덕질하기 어려운 그룹이 돼버렸다. 이미 편견에 한번 사로잡혀 리스너까지는 가능하더라도 쉽사리 팬까지 되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대중성보다는 팬덤에 치우쳐져 있고, 음악 이외에 여러 일에 도전해야 하는 기존 남자 아이돌의 성공 공식이 맘에 들지 않을 순 있지만, 이런 방식을 택한 것은 자충수다. 욕 대신 다른 방식의 거친 프로모션이었다면 이 정도의 부정적인 파급 효과는 없었을 것이다. 그 사진은 선을 넘었다. 전반적으로 센스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마케팅 방식이라 두고두고 안타깝다.


엔시티127

엔시티일이칠.jpg ⓒ 벅스


리스: 시즈니였던 본인에게 《Sticker》 앨범은 뼈아픈 활동이었다. 다소 과격한 표현이지만, 이 앨범을 저격하기 위해서 이번 대담 주제를 제안했다고 하면 이해가 될까 싶다. 사실 이 앨범의 수치적 성과만 보자면 성공적이었다. 빌보드 200에서 4주 연속 차트인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멜론 1위와 대상을 동시에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팬들의 반응과 선호도 측면에서는 엔시티127 앨범을 통틀어서 최하위다. 당시 팬층이 가장 두터운 시기라 이 정도의 성과가 가능했던 건가 싶다. 영웅 이후 대세 보이 그룹으로 눈도장을 찍기 위해, 회사에선 나름 공을 들인 앨범이라 애증이 들끓는다. 컴백 전 공개된 여러 프로모션만 봐도 힘을 준 것을 알 수 있다. 처음 공개된 영상은 낮에는 평범한 공대생, 밤에는 천재 해커라는 반전 콘셉트를 잘 담아내며 팬들의 기대를 높여놨다. 그러나 이후 공개된 무드 샘플러와 티저를 보고 팬들의 당혹스러운 반응이 줄을 이었다. 예상치 못한 카우보이 스타일링이었고, 호감을 가졌던 앨범 커버조차 흑백에 가려져 실체를 알 수 없었던 것이다. 음악적으로도 의문이 남는다. 엔시티127만의 자신감을 보여준 것은 이해하지만, 아무리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뒀다 해도 한국 대중도 듣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타이틀 곡 데모를 처음 들었을 때 멤버들이 절망하는 반응을 담은 영상은 많은 이들이 숏츠로 한 번쯤 봤을 것이다. 이 노래는 긍정적으로나 부정적으로나 엔시티127이기에 소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가사만큼은 아직도 납득하기 어렵다. 아무 단어나 넣고 노래를 만들었나 싶을 만큼 당황스러운 수준이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애증의 앨범이었다.


예나

예나.jpg ⓒ 벅스


독고: 한번 뱉은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듯이 한번 나온 앨범은 발매 전으로 되돌릴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예나의 《Hate XX》는 주워 담고 싶은 앨범이다. 〈Hate Rodrigo〉는 제작자의 처참한 윤리의식이 빚어낸 참사다. 2022년, 아이즈원이라는 후광을 뒤에 업고 화려하게 데뷔한 예나는 특유의 키치한 콘셉트로 큰 화제를 모으며 확실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런데 너무나 욕심이 컸던 탓일까. 확실한 한방이 필요했던 2023년, 가져온 〈Hate Rodrigo〉는 타국의 아티스트를 향한 무례함과 표절의 콜라보였다. 노이즈 마케팅 수준도 아니었다. 노이즈 마케팅에서 노이즈만 남았다. 눈살이 찌푸려 질 정도로 과한 마케팅이 표절 논란으로까지 번지며 활동은 일주일 만에 마무리되었다. 당시 예나는 솔로 데뷔 때에 비해 여유가 생기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시기였다. 이에 더해 팬덤까지 공고히 만들 수 있었는데, 위에화 엔터테인먼트는 도대체 왜 이런 앨범을 발매한 건지 아직도 그 이유를 도통 모르겠다. 너무나 안일한 행보였다. 여자 솔로로서 앨범 판매 10만 장이라는 것은 정말 큰 성과인데, 이 여파로 이후 앨범 판매량이 꾸준히 하락하게 된다. 곡 퀄리티는 크게 문제 되지 않았고, 콘셉트도 예나와 곧잘 어울려 더 안타까웠다. 이를 계기로 절치부심하면서 본인을 다시 궤도 위로 올려놔서 그나마 다행이다. 요즘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캐치 캐치〉처럼 2세대 감성과 일본의 서브컬처 감성을 적절히 섞은 예나만의 색깔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가뜩이나 씨가 마른 여성 솔로 시장에서 돋보이는 솔로 아티스트로 자리 잡고 있어 앞으로도 다른 사람이 아니라 예나만의 길을 걸으면 좋겠다.


세븐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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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 작년에 열린 세븐틴의 팬미팅, 2025 ‘캐럿 랜드’는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먼저, 중국 업자를 통해 팬미팅 공지가 유출된 것도 모자라 유출 속 팬미팅 정보는 사실이 아니길 바랄 정도로 충격이었다. 팬미팅 장소가 인천 문학경기장 주경기장이라는 거대한 야외 경기장인 데다가, 날짜마저 평일이었기 때문이다. 3월 초라 일교차가 큰, 추운 날씨임에도 장소를 실외로 정한 것부터가 문제의 시작이었다. 팬미팅과 콘서트의 차이점은 게임 코너나 긴 토크의 유무인 만큼 팬들을 위한 게임 코너를 잘 준비해야 하는데, 야외 공연장 특성에 전혀 맞지 않는 게임을 진행한 점도 문제였다. ‘숨은 버논 찾기’는 이미 〘고잉세븐틴〙에서 한 차례 선보인 게임으로, 익명 카톡방에서 멤버 전원이 한 멤버를 연기하면 그 안에서 진짜 멤버를 찾는 방식이다. 그러나 전광판 글씨가 매우 작은 데다 딜레이에 빛 반사까지 더해지면서 멀리 떨어진 좌석에서는 내용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멤버들은 캐럿들에게는 알려줄 수 없는 일화라며 자기들끼리만 즐거워했다. ‘팬’미팅에서 정작 ‘팬’이 소외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심지어 다음 날에는 2024년의 음성변조 진실게임을 재탕했다. 세븐틴은 멤버 간의 케미스트리나 예능적 요소로 유입된 팬이 많은 만큼 이 부분을 더 신경 써야 했다. 캐럿랜드의 전통처럼 자리 잡았던 안 어울리는 노래 코너가 이번에 갑자기 사라진 점도 괜스레 슬펐다. 무대를 더 많이 볼 수 있어 좋았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캐럿랜드만의 묘미가 사라졌다며 아쉬워하는 캐럿들도 적지 않았다. 2024년 캐럿랜드까지는 팬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고, 콘서트보다 팬미팅 티켓팅이 더 치열할 정도로 팬미팅에 대한 애정이 깊었던 만큼 이번 실망감은 더욱 크게 다가왔다. 마지막으로 헤어와 메이크업, 코디 상태마저 처참했다. 오랜만에 팬들과 마주하는 자리인 만큼 더 신경 써주길 바랐는데, 그렇게 어려웠을까. 얼마 지나지 않아 열린 일본 팬미팅에서는 완성도 높은 헤메코로 건재함을 증명하면서 한국 캐럿들의 분통을 자아낸 사건이 되고 말았다. 악담 일색이었지만, 평소 듣고 싶던 수록곡을 다수 선보이려 한 흔적이 돋보여 최악의 팬미팅까지는 면했다. 팬미팅은 콘서트와 달리 수억보다 팬과의 유대감과 추억을 쌓는 측면이 더 강한 자리다. 그런 만큼 포스터부터 진행까지 전반적으로 성의가 느껴지지 않았던 캐럿랜드였다. 앞으로는 해외보다 한국에서 더 성의 있는 모습을 기대하겠다.


아이즈원

아이즈원.jpg ⓒ 벅스


차이트: 기대했던 수록곡 무대가 없어서 아쉬운 활동인 아이즈원의 2번째 콘서트 〘ONEIRIC THEATRER〙와 미니 4집 컴백쇼 〘One-reeler Premiere〙가 기억에 남는다. 이때 당시 셋 리스트 설정에 불만이 있다. 〘ONEIRIC THEATRER〙는 온라인 콘서트라는 형식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사전 녹화를 통해 유닛 무대와 커버 무대를 미리 준비해 VCR 사이사이에 송출했더라면 멤버들의 대기시간도 채우고 완성도도 높일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프로젝트 그룹인 만큼 발매한 노래의 무대를 최대한 남기려는 제작진의 열의는 컸다. 그러나 정규앨범 수록곡들이 간과된 탓에 미공연 곡이 적잖이 생겨버렸다. 두 번째 콘서트에서 미리 선보여야 할 유닛 곡들을 준비하지 않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결국 마지막 콘서트에서 정규앨범 신곡들은 급하게 욱여넣다 보니 일부 곡은 안무도 없이 어쿠스틱 메들리로 편입되어 얼버무려졌다. 신경을 쓰지 않은 티가 역력했다. 마지막 공연이기에 어떤 무대를 선보였든 아쉬움이 남았을 테지만, 적어도 최근 발매한 정규앨범의 수록곡만큼은 전부 온전히 들려줘야 했다. 〘One-reeler Premiere〙도 같은 맥락이다. 아이즈원의 컴백 쇼라면 통상 5~6곡을 선보이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이날은 〈Panorama〉와 〈Sequence〉 단 2곡에 그쳤다. 그 여파로 〈O Sole Mio〉와 〈Island〉는 끝내 풀 버전도, 정식 안무도 찾아볼 수 없었다. 댄서블한 곡임에도 무대다운 무대를 남기지 못하고, 활동이 마무리된 셈이다. 일본 앨범 수록곡까지 안무를 공들여 준비했던 것을 생각하면, 천추의 한으로 남는 활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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