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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돌레 매거진 Sep 06. 2019

‘COLOR + IDOL = ?’ : ‘감정’편

 ‘Color’의 역할은 무궁무진하다. 앨범 디자인을 통해 시각적인 효과를 담당하는 건 물론이고, 아티스트의 정체성이 멤버마다의 고유색이나 그룹 자체의 상징색으로, 또는 솔로 아티스트의 ‘다채로운’ 매력을 어필하기 위한 ‘Colorful’ 콘셉트로 표현되기도 한다. 즉, 시각적인 이미지나 관습적인 상징을 통해 아티스트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어렵지 않게 대중들에게 각인시키는 방식이다. 뿐만 아니라 음악적 ‘색채’라는 표현 또한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로 일맥상통하는 경우가 많은데, 더 나아가 음악을 듣고 느끼는 ‘감정’ 또는 음악을 듣고 떠올리는 삶의 여러 ‘감정’을 뜻하는 바로써의 색채라는 의미도 녹아있다. 


1. 미쓰에이 [Colors] : 사랑의 여러 빛깔


 사랑은 보통 빨갛다고들 한다. 뜨겁고 강렬한 감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사랑’이란 글자를 읊었을 때 막연하게 떠오르는 직간접적인 경험 속 몇몇 장면들이나 그 안에서 기억해낸 여러 감각들은 대개 더 솔직한 표현들을 불러낸다. 그래서 사랑이라는 것과 가깝다고 떠올렸던 감각들 중엔 따뜻하고 기분 좋은 감각들만큼이나 어딘가 서늘하고 썩 좋지만은 않은 감각들도 꽤나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랑의 색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어도, 그저 빨갛기만 한 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사진 출처 : 미쓰에이 공식 트위터


 그래서 미쓰에이의 [Colors]는 타이틀곡 <다른 남자 말고 너>를 포함한 여섯 곡을 통해 사랑의 여러 빛깔을 노래한다. ‘스르륵 사라질 찰나의 꿈처럼 눈 뜨면 모든 게 끝난 대도 이 순간 내 눈 앞에 지금 니가 있잖아’라며 불안과 두려움을 지금 이 순간의 감정으로 덮다가도, 그럴 만큼 네가 좋다가도 ‘처음에 다 그렇듯이 불안한 마음이 가라앉지를 않아’라며 끝내 가라앉지 않는 불안에 흔들리는 시련의 빛깔. ‘어린아이처럼 난 참을 수 있는 끈기 따위 없어’, ‘위험해 하지만 후회는 한 적 없는 걸’이라며 저돌적으로 연인에게 두 발 먼저 다가가지만, ‘I don’t like easy come easy go’, ‘자꾸 나를 보채지는 마 서둘러서 먼저 가지 마 천천히 스며들어’라며 연인이 내게 천천히 오고 가기를 바라는 모순의 빛깔도 있다. 또 ‘너를 향한 감정들이 하나 둘 조금씩 분명해져 갈수록’ 배워 가는 건, 후에 ‘I’m stupid I was stupid’하게 될 것을 아는 것, 슬픈 예감의 빛깔도 있다.


사진 출처 : 미쓰에이 공식 트위터


 미쓰에이 [Colors] 앨범의 가사 중에는 컬러를 직접적으로 활용한 표현이 없지만, 앨범명이 ‘Colors’인 이유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가사 속 구체적인 상황과 배경은 사랑을 비추는 다양한 각도와 세기의 빛이 되어 곡마다 다른 사랑의 빛깔을 보여준다. 그래서 음악을 감상하는 내가 떠올리는 장면과 감각의 색도 다양하다. 가사뿐만 아니라 알앤비부터 트랩비트의 힙합까지 여러 장르의 음악으로 표현한 사랑이라는 점까지, 미쓰에이가 그들만의 방식으로 진솔하게 사랑의 여러 빛깔을 노래한 앨범 [Colors]다.



2. JBJ [True Colors] : ‘네가 나를 불러줄 때 True colors’


JBJ의 두 번째 미니앨범 [True Colors]는 왠지 뭉클하다. 미쓰에이의 [Colors]가 ‘내가’ 느끼는 사랑, 그러니까 너를 좋아하는 ‘나’의 사랑에 대한 솔직하고 꾸밈없는 감정들을 고백한 앨범이라면 JBJ의 [True Colors]는 ‘네가’ 사랑해준 나, ‘너’의 진실한 사랑으로써 진실된 색을 찾게 된 나에 대한 앨범이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가 왕자의 키스를 받고 수백 년 동안 잠들어 있다 깨어난 것처럼, 앨범 속 ‘너’의 진실한 사랑은 빛이 되어 JBJ가 흑백의 삶에서 진화된 ‘True Colors’의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그 길을 비춰준다.


사진 출처 : JBJ 공식 트위터


 미쓰에이 [Colors]와 달리 JBJ의 [True Colors]는 컬러라는 요소를 직접적으로 활용한, 비교적 직관적인 앨범이다. 특히 첫 번째 트랙 <True Colors>와 앨범 커버는 서로 맞닿는 지점들을 발견해가는 재미가 있다. 곡 <True Colors>는 ‘하늘 위 구름’과 ‘하얀빛’ 등의 흰색 이미지를 가진 표현들로 시작하여, 그 위를 ‘네가 생각한 Paint 내 맘속 Blue’, ‘난 사랑에 그윽한 빛을 바라 번져 보라색’, ‘더 Vivid하게 속삭여줘 내게’와 같이 컬러감 있는 색들로 칠해간다. 그리고 이곡을 시각화한 것 같은 앨범의 커버에서는 흰 바탕에 흰색 옷을 입고 장난스럽게 웃고 있는 JBJ 멤버들 주위로 색색의 페인트가 칠해지면서, 조금은 허전했던 흰색 캔버스가 비로소 밝고 생동감 있는 에너지로 가득 찬 그림으로 완성된다.


사진 출처 : JBJ 공식 트위터


 [True Colors]는 JBJ의 첫 1위 곡이자 마지막 1위 곡이 된 타이틀곡 <꽃이야>가 수록된 앨범이다. 그리고 ‘정식 활동기간 7개월’이라는 선고와 시작한 처음과, 그 끝을 향해가던 과정의 가운데에 놓인 앨범이기도 하다. 팬들의 바람으로 결성돼 ‘Just Be Joyful’이라는 의미의 ‘JBJ’로 함께 노래했지만, 그 의미가 뭉클하게 들릴 만큼 너무 빨리 헤어져야 했던 이들은 어떤 감정으로 노래했을까. 그러나 JBJ가 짧은 기간이었지만 내내, ‘True Colors’를 선물하고 빛으로 그 색을 밝혀준 ‘Joyful’에게 고마움을 전할 수 있었던 것도 또한, 미룰 시간이 없었고 숨길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여러 색의 감정이 교차하는 앨범 [True Colors]다.




* 본 글은 아이돌레 웹진에 실린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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