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01. 예쁜 로고를 만드는 건 브랜딩이 아니에요.

스타트업 대표님을 위한 브랜딩 이야기

by 매거진R

마케팅을 곧 퍼포먼스마케팅(광고 기반 지표 마케팅)으로 다소 좁게 이해하고 있는 대표님들을 수두룩하게 봐 왔는데, 사실 마케팅은 매우 넓은 종합적 영역이다. 업종이 B2B에 속하는지 B2C에 속하는지, 그 중에서도 집중 타겟이 누구인지에 따라 또 GTM 전략의 방향과 비용의 투입 영역이 달라지는데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는 차차 하나씩 풀어보겠다.


사실 굉장히 넓은 마케팅의 영역 중 한 분야를 차지하고 있는 '브랜드 마케팅'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정확히 브랜드를 만드는 브랜딩과 마케팅은 다른 개념이라 나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표현하지만 애니웨이, 브랜드를 둘러싼 많은 활동 중, 많은 대표님들이 관심을 가지고 또 하고 싶어하는 '브랜딩'에 대해 정리해 보겠다. 물론 이 주제는 이미 많은 전문가들의 칼럼과 블로그에 기술돼 있으며, 여기에 작성한 모든 이야기는 나의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다른 브랜드 전문가들과 상이할 수도 있다.


1. 브랜딩이란?

브랜딩(branding)은 단어 그대로 브랜드를 만드는 모든 작업을 총칭한다. 나는 브랜드(를 포함한 사실 모든 개념을)를 어렵게 말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는데, 정확하게는 에르메스를 사고 싶은 사람에게 왜 '당신은 왜 에르메스를 사고 싶은가'에 대한 답이 브랜드를 설명한다. 에르메스의 질이 좋고 그를 증명하는 가격이 합리적이어서로 대답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에르메스를 지니고 싶은 나의 마음에 집중하면 쉽다. "나는 에르메스라는 명품계 1황 브랜드를 소비함으로써" 나 또한 어떠한 그룹에 속하거나 어떠한 이미지로 보이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이 곧 브랜드 이미지고 브랜드의 가치다. 시계도 마찬가지 아닌가? 시간을 보는 용도라면 요즘은 스마트폰도 있고, 굳이 손목에 뭘 차야 한다면 카시오도 있는데 굳이 왜 파텍필립을 찾아보나요?


좀 더 파고들어보자면, 모든 브랜드는 기저에 철학을 필요로 한다. 한 때 많은 브랜드 전문가들이 분석한 파타고니아는 환경을 중시하는 소비재 브랜드라는 철학을 경영까지 가져가면서 모든 파타고니아의 임직원이 그를 존중해 각 부서의 업무에 맞게 일하게 했을 뿐더러 소비자 및 대중 대상으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파타고니아의 고객들이 파타고니아 제품을 소비하면서 "나는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야"라는 마음을 갖게 했다. 참고차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파타고니아는 이런 브랜드 철학을 단순히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에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내 경영과 인사, 생산 전반에까지 적용했다고 한다. 이래서 우수 브랜딩 사례라는 말을 듣는 것 같다. (출처: https://www.i-boss.co.kr/ab-5637-41)


애플도 마찬가지다. 휴대폰을 만드는 전자 회사에서 일하면서 보고 느낀 애플의 아이폰은 모차르트 같은 느낌이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까지 애플 한 벤더에서 생산하면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매끄러운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고, 스티브 잡스로부터 비롯된 '혁신'의 이미지를 강력하게 구축했다. 강력하게 확보한 북미 시장의 매출을 기반으로 내가 전자회사에 근무하던 시절 애플의 글로벌 스마트폰 매출 순위는 대부분 1위였는데, 강력한 팬덤과 함께 매출 숫자까지 확실하니 아이폰을 둘러싼 3rd-party 앱 회사들과의 에코시스템도 강력하게 구축됐다. 최근의 애플은 혁신의 이미지를 점점 잃어가고 있는 듯 하지만, 왜 많은 언론 기사는 "젊은 층의 소비자는 아이폰을 쓰지 않으면 창피해한다" 라고 조명할까? 이 또한 브랜딩이 주는 효과다. 브랜드가 결국 세일즈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2. 브랜딩과 마케팅의 차이

브랜딩과 마케팅은 분리돼 생각해야 한다. 브랜딩은 소비자의 기억 속에 남는 작업이라면, 마케팅은 좀 더 판매에 집중된 일이다. (단어 자체가 그러하다 - Market + ing 이니까) 어떻게 시장에서 우리 제품을 판매할 것인가? 양 작업의 다른 의미와 목표를 이해하면, 그에 후속으로 따라오는 액션 또한 이해하기 쉽다. 마케팅은 '지금 당장' 소비자의 지갑을 열어야 하기 때문에 각종 프로모션(가격 할인, 친구 초대, 리뷰 등등)이 수반된다면, 브랜딩은 '지금 뿐 아니라 다음에도' 소비자의 지갑을 열어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마음에 어떠한 이미지로 남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그리고 그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특히 스타트업이라면, 대표님이 90% 이상을 해야 한다.

"왜 창업하셨나요? 어떤 사업을 하고 싶으셨나요? 고객에게 어떤 이미지로 남고 싶으신가요?"
마케팅과 브랜딩의 차이. (출처: https://stibee.com/api/v1.0/emails/share/Hi0Bmr64WqwJkF8rIvOKOsBMEuS1ElA)


3. '브랜딩' = 예쁜 로고를 만드는 일?

내가 만나 본 표본 안에서 봤을 때, 정말 많은 (특히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브랜딩을 곧 로고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전혀 아니다. 브랜딩(branding)은 말 그대로 브랜드를 만드는 모든 작업을 총칭하는데, 로고는 그 중 얼굴에 해당할 뿐이다.

예쁜 로고의 정의는 무엇인가 - 대표님의 취향? 혹은 담당 마케터의 취향? 브랜딩은 '우리 브랜드를 소비자가 어떻게 기억해 주길 바라는가' 에서 시작한다는 것만 고려해도, 브랜딩이 곧 로고 작업이라는 생각은 다들 하지 않게 될 것이다. 브랜딩은 소비자의 기억 속에 남는 작업이므로, '무엇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것인가'를 먼저 정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매우 다양할 수 있다. 가장 저렴한 공급, 압도적으로 좋은 품질, 쿨한 이미지, 이 브랜드는 거짓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신뢰, 가장 선진적인 기술, 혹은 조금 더 추상적인 것 등.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고객에게 우리가 어떤 이미지로 남고 싶은지, 그래서 고객이 우리를 어떻게 기억하고 재구매까지 이어지게 할 지에 해당하는 모든 것이 브랜딩인데, 여기서 로고는 고객이 브랜드를 기억하는 가장 큰 덩어리에 해당한다.


최근 이슈가 된 무신사의 프로모션 소식이 이 내용을 설명하기 적합하다. 무신사는 다만 프로모션 광고를 냈을 뿐인데 많은 언론과 소비자들은 그것이 쿠팡을 겨냥한다고 지적했다. 쿠팡에 대한 언급이 프로모션 안에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로고의 역할이자 힘이다. 고객은 로고와 주요 색깔을 통해 쿠팡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 중앙일보 기사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4629)


이 때문에 어느 정도 성숙한 기업은 전략 방향 변화와 함께 막대한 돈을 들여 (소비자에게 겨우 각인된 브랜드 이미지를 놓고) 리브랜딩을 한다. 로고가 빨간 색에서 파란 색이 되는 것은 단순한 행동이 아니다. 우리가 소비자에게 어떻게 기억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과 철학이 바뀌었기 때문에 얼굴을 바꾸는 것이다. 예쁜, 혹은 쿨한 로고를 만들고 싶은 모든 대표님들은 디자이너에게 로고를 주문하기 전에 먼저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우리 회사는 어떤 회사이고, 무엇을 파는 회사이고, 이 세상에 어떤 가치를 주고 싶은지?"


나는 이 지식의 평준화 시대에서 브랜딩을 마치 나만 할 수 있다는 듯이 어렵게 설명하는 전문가도 경계하지만, 그와 동일하게 브랜드를 너무나 쉽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안타까웠다. 돈 한 푼 더 벌어와도 모자랄 스타트업에서 브랜드 철학은 우선순위가 매우 낮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브랜딩이 가치절하되어야 할 일은 아니다. 브랜딩은, 소비자의 마음에 남기 위한 작업이다. 빨간색을 쓸지 파란색을 쓸지, 둥근 이미지를 가져갈 지 각진 이미지를 가져갈 지는 그 다음 일이다. 브랜딩이 하고 싶은 모든 분들께서는 먼저, 이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어떻게 남길 바라는지, 왜 소비자가 이 브랜드를 다음에도 구매해야 하는지를 먼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