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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뛰뛰빵빵 Mar 18. 2024

사막을 건넌 얘기

캘리포니아 사막에서 비는 제일 무섭다.

며칠을 달려서 사막을 넘어왔다.

네바다주의 라스베가스를 거친 여정은 아리조나를 거쳐 캘리포니아로 연결되었다. 오는 내내 주변은 거친 사막이 이어졌다.


분더킹. Boondocking 노지캠핑.을 하면서 사막을 건넜다. 그렇다고 남들이 못가는 곳을 간 건 절대아니다. 호들갑이라 하지는 말아주길.


하루 운전으로 200마일, 그러니까 320km는 되도록이면 넘지 말자는 혼자만의 각오를 지키다보니 시간이 남보다 많아 걸리는 것 뿐이니까.


그 첫날은 아리조나주의 하바수레이크 인근의 사막에서 분더킹하면서 지냈다. 사막이라 그런지 밤이 되면 아직도 꽤 쌀쌀하다. 작은 모닥불이나마 그런데로 도움이 되었다. 밤하늘엔 손톱같은 초승달이 걸려있고 저멀리 라스베가스쪽 하늘위로는 낮게 깔린 구름이 훤하다.

아침에 일어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니 귀차니즘이 찾아온다. 하루 더 있을까? 백수의 좋은 점이 남는게 시간이니까. 그러기로 했다.


절대 나 혼자 머무는 것은 아니다. 여기 사막 한가운데에도 머무는 이들은 많다. 적당하게 떨어져 서로간의 프라이버시도 지켜주고 어두워지면 발전기도 멈추고..등등 지켜야할 에티켓도 있으니까.


이틀 밤을 보내고 다시 길에 올라섰다.  이전에는 쿼츠사이트 .quartzsite. 까지 간다. 쿼츠사이트는 사막 한가운데 있어서 여름이면 거의 50도에 가까운 폭염으로 사람들의 가길 꺼려하지만, 겨울이면 미국 전역의 RVer들이 따뜻한 곳을 찾아 모이는 곳이다. 이런 계절 날씨에 따라 움직이는 RVer들을 스노우버드라 부른다. 지금은 3월이니 아마도 스노우버드들이 서서히 떠나가는 시점일게다.


역시 도착해보니 여기저기 빈자리가 넘친다. 사람들이 없는 곳을 찾아 자리를 튼다.

여기서도 하룻밤 묶어갈까 한다.

봄이라 그런지 들꽃들이 여기저기 피어있다.

밤이 되니 저멀리 쿼츠사이트 마을위로 빛이 보인다.

초승달이 점점 살을 찌워간다.

아침에 일어나 차문을 열고 나가니 아침햇살에들꽃들이 고개를 빳빳하게 세우고 있다.

이제 캘리포니아로 넘어간다.

팜스프링스는 미국에서 은퇴한 노인들이 가장 산호하는 곳중의 하나다 따뜻한 겨울 날씨때문이다. 난 여름이 너무 더워서 싫은데 말이다.


팜스프링스에서는 RV파크에 머물며 전기도 채우고 하루이틀 편히 쉬면서 재충전을 했다 그리고는 다시 캘리포니아의 사막으로 나왔다.

황량하기만한 사막에도 지난 겨울 내린비로 이놈 저놈 모두 푸른 빛을 띄운다. 오코띠요.ocotillo.라는 사막식물에도 푸른물이 오르더니 몇몇놈은 벌써 저 끝머리에 꽃을 피우고 있다.


사막을 가로지르다보니 들꽃이 모여 있다.


아직 저 뒷산에는 흰눈이 가득한데 여긴 봄이 오나보다.


사막한가운데서 하룻밤을 또 보낸다 비구름이 잔뜩가린 하늘뒤로 해가 지나보다.

밤새 두닥거리는 비로 잠을 설쳤다. 사막에서는 비가 갑작스레 많이 오기도 하고 그런 비는 플래쉬플러딩. Flash flooding.이라 하는 갑작스런 급류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래서 비가 많이 쏟아지면 빨리 피해야한다. 별거 아닌 거 같지만 죽음으로 이어지는 일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바라보니 지난 저녁 구름이 걸쳐있던 산들이 모두 햇살아래 반짝인다.

여긴 사막에 피는 봄 들꽃이 유명한 곳이다. 이제 꽃들보러 간다.

꽃구경하고 일단 이야기를 마치고 다음 편을 기약하자. 그럼.

마지막 꽃은 Desert Lily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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