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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거진 연 Jan 29. 2019

[인터뷰] #7. 배우 안유진 (1)

PROJECT #1 - 여성 공연인 릴레이 인터뷰

<여성 공연인 릴레이 인터뷰>의 일곱 번째 순서로, 배우 안유진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작년 <퀸즈맨> 콘서트와 짧은 낭독 공연들을 제외하고는 쭉 쉬고 있던 그녀이기에 더욱 반가운 재회였는데요, 사실 과거 인터뷰들에서 너무나 애정하고 아끼는 작품이자 캐릭터인 <사의찬미>의 ‘윤심덕’과 <명동 로망스>의 ‘전혜린’에 대해 몇 차례 생각을 내비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매거진 [연]은 조금 더 깊이 들어가 여러 조심스러운 주제들에 대해 그녀와 함께 거닐어 보았습니다.

지금 이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혹은 여배우로서 그녀의 의견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현장에서 함께 치열하게 토론하고 글을 정리하며 ‘각오’하고 있겠다던 안유진 배우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그녀가 던진 화두들에 대해 독자분들도 함께 궁리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양한 개개인들의 의견과 생각이 쌓이고 섞이며 우리를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게 도와주리라 믿어봅니다.

아, 이번 인터뷰에는 조금 독특한 구석이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본문을 읽기 시작하시는 순간 알게 되시겠지만요. 워낙 편한 사이에 오고 간 말들이라, 인터뷰이인 안유진 배우의 아이디어로 격식 없는 대화체를 살려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읽으실 때 조금 낯설게 느껴지실 수도 있지만, 그런 디테일조차도 그녀의 이야기 속 색다른 매력일 거예요. 편하게 수다 떠는 기분으로 함께한 이 시간이 ‘아주 재미졌다’던 그녀. 멋진 모습으로 복귀할 그녀의 2019년을 기대해봅니다!



<퀸즈맨> 안유진 / 출처 대명문화공장

Q.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것 같아요.
잘 쉬고 있지. <퀸즈맨> 콘서트 끝나고 나서 중간에 <길 위의 나라> 리딩 공연을 했고, (김)민정 연출님과 함께 문익환 목사 탄생 백 주년 공연인 <늦봄, 길>에도 참여했고. 전부 상업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었네. 집에서 쉬면서, 주부 놀이하고 있어. (웃음) 원래 공연을 정말 안 보러 다니는 편인데, 지인들 때문에 공연도 좀 봤고. 아, 얼마 전 <명동 로망스> 막공날에 연출님이랑 커피 나눔도 했다. 커피를 꽤 많이 준비해 갔는데, 생각보다 너무 많이 팔려서 금방 끝나버리더라고. 밤 공연 때 주변 카페에서 사 와서라도 나눔을 할까 했는데 연출님께서 너무 바쁘셔서 못 하게 됐고. 끝나고 막공 쫑파티 따라가서 같이 놀았어. (웃음)
들었을지 모르겠지만 사실 내가 임신을 했다가 유산했었거든. 몸도 좀 회복해야 했고 나이가 더 들기 전에 아이를 가지려 하다 보니 긴 공연을 하기 어려워서 작년에는 짧은 작업 위주로 참여했는데, 안 생겨요~ 둘 다 나이도 많고 워낙 각자 바쁘다 보니 어렵네. 근데 어차피 (임신을) 계획한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고. 그래서 올해는 작품을 좀 할까 생각 중이야. 내가 워낙 백수에 최적화되어있는 사람인데도 일 년을 쉬었더니 너무 심심해서. 그동안 작품이 몇 개 들어왔는데 사정 때문에 고사했더니, 몇몇 분들은 내가 아예 은퇴한 줄로 아시더라고. (웃음) 슬슬 소문을 내고 다녀야 할까 봐. 올여름에 작품이 예정되어 있고, 그 사이에는 아직 잘 모르겠어. 

Q. 지난 김민정 연출의 인터뷰 이후 <나, 혜석>이 공연되기를 기다리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나, 혜석> 이야기는 몇 년째 하고 계신데, 아직까지 진행 중이야. (웃음) 글 쓰는 게 워낙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잖아. 원래 일이라는 게 정해진 기한이 있으면 어떻게든 그전까지 빨리하게 되는데, 연출님께서 너무 바쁘시기도 하고 고민도 많이 하고 계실 거라. 몇 년째 기다리고 있지. (웃음)  

Q. <명동 로망스>의 전혜린과 <사의찬미>의 윤심덕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왔는데, 이런 실존 인물의 이야기는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요
민감한 부분인 건 사실이지. 어떠한 인물이나 역사적인 사실에 대한 평가는 시간이 흐르고 그 시대에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잖아.
지금 우리가 말하는 ‘위인’들 또한 한 시대를 살았던 실제 인물이기 때문에, 가상의 인물과 달리 완벽한 성자일 수는 없는 것 같아.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우리가 그 사람의 과오를 모를 수는 있어도 걸리지 않을 사람은 없잖아. 그런데 가끔 그 사람 삶의 부정적인 일부분이 밝혀지면 나머지 부분마저도 부정당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 난리가 나는 거지. 보시는 분들도 좀 더 열린 마음과 생각으로 받아들이시면 좋겠고 언제 쓰인 텍스트인지도 함께 고민해봐야 할 부분일 것 같아. 아니면 작가들이나 연출들이 정말 확실하게 서술했으면 좋겠어. ‘우리는 이 사람의 그러한 부분이 아니라, 이러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는 거다’라고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으면 좋겠는데, 애매한 여지를 남기는 경우에 오히려 괜한 논란을 살 수 있는 것 같아. 
<명동 로망스>의 ‘혜린’ 역을 맡았을 때도 고민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책이나 자료가 얼마 없고, 그것들을 보다 보면… 예를 들면 혜린의 아버지가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 고급 간부였잖아. 이런 것들이 어떻게 비치게 될지 조심스러웠고, 작가님도 되게 조심스러우셨던 것 같아. 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해보니 나랑 작가님과 연출님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더라고. 아마 그래서 솔로곡을 넣어주신 것 같아. 우리가 장선호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지만, 솔로곡을 통해 몇십 년 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던 혜린을 이해할 수 있게 그 솔로곡이 일종의 ‘다리’를 놓아주는 역할로 작용하는 거지.

<햄릿> 거투르트 / 제공 안유진

Q. <사의찬미>에서 안유진의 ‘사내’를 보고 싶다는 의견이 많은데
<사의찬미>가 재공연되더라도, ‘심덕’을 하지 않을까? 우선 음악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이 좀 있고… 대본을 많이 바꿔야 해서. 근데 사실 ‘사내’보다도, <배니싱>의 ‘케이’ 역할이야말로 여자가 해도 될 것 같아. 성별이 크게 상관 없는 뱀파이어 역이니까. [과거 인터뷰에서도 ‘케이’를 해보고 싶으시다고 말씀하셨죠.] 그랬지. 왜냐면 남자 캐릭터를 여배우가 하는 것보다 아예 정해진 게 없는 캐릭터를 하는 게 오히려 더 매력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거든. 그런데 그건 내가 원한다고 되는 게 아니니까. (웃음)

Q. 그렇다면 <사의찬미>의 심덕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사의찬미>의 후반부 장면에서 심덕의 대사 중  ‘아니, 그냥 여자이고 싶어’ 부분 때문에 되게 말이 많았다고 들었거든. [그 부분에 대해선 두 개의 층위가 있는 것 같아요. 첫째, 윤심덕이 ‘선구자’인가, 둘째, 그녀가 선구자가 아니라면 어떤 방식, 어떤 어휘로 표현해야 하는가.]

[참고. <사의찬미> 해당 장면 수정 전 대사우진: 준비됐어? 우린 선구자야.
심덕: 지금은 그냥 여자이고 싶어.2017년 대본 수정 후 대사우진: 준비됐어?
심덕: 우린 선구자야. 신세계를 찾아 나서는 선구자.

(성)종완이도 고민을 많이 했던 대사인데, 초반에 연습하면서 ‘우린 선구자야’라는 대사를 제안했을 때 나나 (곽)선영이는 그렇게 바꾸고 싶지 않다고 했어. 내가 생각하는 윤심덕은 선구자가 되려고 했던 사람이 아니거든. 당시 그러한 시대에 여성으로 태어난 것에 대해서 그만의 생각이 있을 수는 있지만, 본인이 여성인 것 자체에 대해서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였을 거라 생각해. 온전히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고 발가벗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잖아. 윤심덕은 선구자가 되고 싶었던 게 아니라고 생각해서 ‘왜 우리가 선구자야?’ 그랬지. 재공연이 된다면 그 부분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두가 고민이 많을 것 같아. 

Q. ‘그냥 여자이고 싶다’의 워딩에 대해
<사의찬미>가 여러 해 공연되었는데, 옛날에는 그 워딩이 문제가 안 되었다가 몇 년 사이에 갑자기 관객분들께서 그 대사를 민감하게 받아들이시더라고. [그만큼 사람들의 의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거겠죠]. ‘여자’라는 단어에 여성 스스로가 묶여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좀 들어. 나는 개인적으로, 여성이라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 어떠한 부분에 있어서는 남녀가 다르다는 걸 인정하고 내가 여성임에 당당해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시면 좋을 것 같아.
지난번 <퀸즈맨> 콘서트 때 <The Pirate Queen>이라는 작품의 ‘Women’이라는 노래를 불렀는데, 사실 이 곡을 부를지 말지도 고민이 되게 많았어. 작품 자체로는 해적인 주인공이 당시 잉글랜드의 엘리자베스 여왕과 대결하는 구도지만, 작품 전체의 내용은 여성으로서 세상에 맞서 싸우는 내용이고 ‘Women’이라는 곡 자체도 여자로 태어나서 겪게 되는 세상의 불공평함에 대한 노래인데 가사가 굉장히 직설적이거든. 내가 그 노래를 부름으로써 누군가가 나를 최전선의 페미니스트라고 단정 지어 생각하는 걸 원치 않기도 했고. 물론 나도 한 여성이니까 전반적인 뜻에는 동의하지만, 그 강도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가끔 아니라고 하거나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데 그 입장이 잘못 전달될 수 있는 여지조차 너무 많은 것 같아서. ‘Women’의 가사는 직설적이지만, 그 시대는 지금보다 훨씬 더 불공평했던 시대였잖아. 지금은 우리 여성들 스스로가 여성에 대한 편견과 싸우고 당당해져야 하는 시대라고 생각해.

Q. 그런 편견들과 어떻게 싸워나가야 할까요.
어떻게 보면 유럽 사회가 과거 산업혁명 때부터 몇 백 년 걸려 도달한 지점에 우리 사회가 몇십 년 만에 가려고 하는 게 말이 안 되잖아. 우리나라는 너무나 급속도로 발전을 했고 옛날 사람들은 아직까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겨우 일 년 사이에도 너무 많은 것들이 변해버리는걸. 나이가 들면 들수록 사고방식도 고착화되고, 겁이 많아지기 마련이니까. 각자 살려고 발버둥 치다 보니 편을 나누어 싸우게 되고. 아무리 소득 수준이 다른 나라들과 비슷해졌다고 해도, 우리는 분명히 그들과는 다른 역사를 지녔고 심지어 과거의 세대가 아직도 생존해있기 때문에 세대 차가 클 수밖에 없지. 
마냥 ‘싸우자, 덤비자!’가 아니라 그 사람들과 끊임없이 이야기를 하면서, 오히려 젊은 세대가 그들의 생각을 이해해주고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 그리고 물론 때로는 급진적인 방식의 필요성도 인정해. 여성 참정권이 단순한 대화만으로 생긴 게 아니잖아, 그야말로 때려 부숴서 얻어낸 건데. 그런 행동도 당연히 있어야 하고. 그런데 그 과정 속에서 우리가 어떤 쟁점에 대해 어떻게 문제 제기를 할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 나눠야 한다고 생각해.

"제가 셀카를 잘 안 찍는데..." / 제공 안유진


Q. 이런 사회에서 배우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지
내가 배우로서, 예술가로서 할 수 있는 건, 공연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자꾸 질문을 던져주는 일인 것 같아. 물론 내 개인적인 신념이나 종교적인 믿음 등에 위배되는 일은 돈을 아무리 많이 준다 해도 안 하겠지만, 그런 것들을 제외하면 하나의 논점에 대해 다양한 입장에서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질문을 던져주는 거지. 
지금도 여러 문제들 때문에 올라오지 못하는 작품이 정말 많잖아. 깊이 들어가자면, 사실 큰 역사 속에서 놓고 봤을 때 국가주의라는 게 생긴 게 얼마 되지 않았고 미래를 멀리 내다본다면 국가라는 개념은 의미 없어질 거야. 우리나라 안에서는 인구가 점점 고령화되고 줄어들게 될 거라고 열심히 출산을 장려하고 있지만, 전체 지구를 봤을 때는 이 좁은 지구에 사람이 너무 많은 것처럼. 외계인이 침공해온다면 국가 개념 자체가 사라지고 지금 전 세계적으로 존재하는 수많은 국가 간의 문제들이 의미 없어질걸?
국가가 없어지고 합쳐지더라도, 문화는 없어지면 안 돼. 문화가 있었다는 것을 잘 보존하고 간직하고 흡수해서 인간적인 것을 지켜내지 않는다면 인류는 없어질 거야. 멸종하기 딱 좋다니까. 우리가 미세먼지 때문에 이렇게 고민한 게 얼마 안 되잖아. 작년, 재작년 때부터 그랬던가? 영화 <인터스텔라>나 <더 로드>, 이런 작품들을 보면 무섭지 않디? 마치 먼 미래 일처럼 묘사되지만 어쩌면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안 될지도 몰라.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국가나 인종, 종교 등을 떠나 하나로 똘똘 뭉쳐야 할 거야. 사소한 문제로 싸우는 건 너무나 소모적이니까. 물론 과거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하고, 잊어버리지 않는 게 맞아. 왜냐면 과거와 역사는 똑같이 반복되니까. 인간이 길게 살아봤자 백 년인데, 수천 년 동안 역사는 몇 번을 반복해왔거든. 그래서 과거를 잊어버리면 안 되는 건 사실이지만, 거기에 묶여서 미래에 나아가지 못하고 매여있는 것을 경계해야지.

Q. 앞으로 나아가려면 무엇이 중요할까요.
사과할 건 사과하고, 용서할 건 용서해야지. 요즘 사람들은 사과하는 방법도 잘 모르고, 사과를 하더라도 용서를 잘 안 해줘. 일상생활에서 봐도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을 되게 무서워하는 것 같아. 사과를 하는 데에도 큰 용기가 필요하잖아, 얼마나 겁나겠어. 누군가 사과를 해도, 잘못한 사람의 과거를 박제해서 그 사람을 어떠한 틀 안에 박아버리는 경우도 있고, 가끔 너무 심한 것 같아. 너무나 화가 많은 사회라, 비난할 대상을 찾고 싶어 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지나간 일은 지나간 거고, 명확하게 짚고 난 후엔 과거보다는 미래를 향해 나아갔으면 좋겠어.  

Q. 요즘 공연계 외에 다른 장르로도 ‘나아가는’ 배우들이 많은데
예전과 다르게 요새는 배우들이 방송이나 영화 등 다양하게 활동하잖아. 나는 정말 괜찮은데 주변 사람들은 내가 공연만 하니까 염려를 많이 해주시기도 해. 근데 나는 이것만 하고 싶거든. 유명해지고 싶지가 않아. 어떻게 보면 기본적으로 되게 일방적인 관계잖아. 이 사람은 나를 아는데 나는 이 사람을 모르는, 오해가 생겨도 내가 변명하거나 설명할 기회조차 없는 그런 관계. 내가 유명해지는 걸 감당할 수 있는 그릇이 안 되는 것 같아. 
참 신기한 게, 연예인들도 그렇고 주변 사람들을 보면 누군가에게 관심받는 걸 즐기고 표출하는 걸 좋아하는 광대의 끼가 있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의외로 대인공포증이나 울렁증이 있는 경우가 많더라고. 나도 그런 게 조금 있어서 명동이나 강남역, 아니면 놀이공원처럼 사람 많은 곳에는 잘 못 가거든. 그런 곳에 가면 갑자기 어지럽고 몸이 아프고 그래. 공연할 때는 대본을 외워서 하고 심지어 내가 야맹증도 있다 보니 객석이 정말 하나도 안 보이는데 예전에 관객들과 아이컨택 하는 공연들을 몇 개 하면서 나한테도 그런 부분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됐어. 무서운 것 같아. 

Q. SNS 활동을 안 하시는 것 역시 비슷한 이유에서일까요
요즘 SNS 많이들 하는데, 글로 무언가를 표현하기에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지. 이렇게 사람이랑 같이 있을 때 이야기를 나눌 때에는 현장 분위기나 목소리 톤, 표정 등등이 있는데 글로만 보았을 때는 오해가 생기기 쉽잖아. 아무리 나이가 들고 대범해진다 해도 영문도 모르고 오해를 받게 되면 억울할 수도 있고, 내가 항변할 기회조차 없을 수 있는데 그런 걸 내가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SNS 활동을) 안 해. 가끔은 나도 하고 싶기도 해. 예전에는 페이스북을 하기도 했는데, 가끔가다 사회나 정치에 관한 이슈가 있으면 공감 능력이 넘치다 보니 욱해서 글도 퍼나르고 싶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을 때가 있었어. 하지만 모든 사람들의 의견이 같을 수 없으니까 어떠한 의견을 이야기하다 보면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들에게 공격을 받게 되고, 반대로 침묵하고 있으면 이런 시국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다고 비난받을 수 있는 것 같아. 그런 게 너무 조심스러워서 아예 닫아버렸는데… 주변에서, 특히 내 팬들은 내 성격을 아니까 하지 말래. 내가 다칠까 봐 싫어하는 거겠지. 비겁한 일이라고도 생각하는데, 지금도 늘 고민이야.



2부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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