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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거진 연 Feb 26. 2019

[인터뷰] #10. 배우 김건혜 (1)

PROJECT #1 - 여성 공연인 릴레이 인터뷰

어느덧 열 번째 인터뷰를 전해드립니다. 매거진[연]은 그간의 만남을 되짚어보며 다시 한번 이 소통의 공간의 의미에 대해 고민해보았습니다. 두 자릿수가 세 자릿수가 되는 그날까지! 보다 더 다양한 분야의 여러 여성 공연인들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그들의 작업과 생각을 함께 정리하고 독자분들께 전하는 작업을 통해, 그들과 연대하여 작은 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늘 변덕스러운 날씨이지만, 오늘의 공기는 좀 포근하네요. 어느덧 다가온 봄의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머지않은 3월에 개막 예정인 작품 연습에 매진하고 있는 그녀를 만났습니다. 한창 춥고 서늘했던 지난 연말,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을 후끈하게 지폈던 <금란방>의 ‘이자상’과, 우리에게 표면적으로 드러나 보이지는 않지만 연중 레퍼토리 작품을 준비하기 위해 일 년 내내 출근하고 연습하는 서울예술단의 단원으로서 보낸 시간들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또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으며 느낀 많은 변화들과 지금까지의, 그리고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금기를 깨고 무언가에 용기 내어 도전하는 것이 삶에 있어서 하나의 큰 힘이라고 한 그녀. 저희 모두 각자의 목표와 숙제들에 도전하고 발전해나갈 수 있다면 참 좋겠네요. 앞으로 지켜보게 될 그녀의 도전들과, 다양한 모습으로의 변신을 기대해봅니다.



<금란방> '이자상' 역 김건혜 / <금란방> 캐릭터 포스터  [제공= 서울예술단]

Q. <금란방>의 ‘이자상 선생님’과의 첫 만남, 그리고 공연을 마친 소감은 어떠신지
저희(서울예술단 단원들)는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모든 단원들이 희망하는 배역의 오디션을 봐요. 사실 처음에는 ‘이자상’을 생각하지 않고 ‘매화’나 ‘영이’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특히 ‘영이’ 역이요. 몸종이면서 혼자 고상하고 우아한 척 다 하는 허당 매력녀 캐릭터로 재밌게 만들어 보고 싶었거든요. 주위에서 이자상이라는 역이 굉장히 매력 있다고 얘기를 많이 하셨고 선배님들께서도 제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추천 해주셨는데,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저에게는 이자상이 너무 어려워 보이는 거예요. 자신도 없었고 많이 무서웠어요. ‘내가 이걸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싶었죠. 남장여자라는 정해진 틀 안에서 이 역을 어떻게 풀어 나갈지를 모르겠어서 아예 마음을 접고 있었어요. 원하는 배역을 써내기 전에 대본을 다시 꼼꼼하게 봤는데, 이자상이 여러 역할들로 분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 싶어 매력적인 것 같아서 도전하게 되었어요. 최종적으로는 제가 이야기 속 모든 인물들을 직접 연기하지는 않게 수정되기는 했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며 사대부 ‘김윤신’의 아내도 되었다가, 설명도 했다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내는 게 새로운 도전이었던 것 같고, 저 자신한테도 주위 사람들에게도 ‘김건혜’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하게 해 준 고마운 작품이에요. 많이 배웠습니다. 

Q. 이야기꾼인 전기수를 연기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셨을 것 같은데, 어떤 부분에 특히 신경 쓰셨는지, 혹은 힘든 점이 있었다면
우선 목소리 톤을 많이 낮추려는 노력을 했던 거 같아요. 주위에서 일본의 ‘다카라즈카’를 참고하라는 힌트를 주셔서 관련 영상들을 많이 봤고요, 다카라즈카 가극을 하는 배우들의 목소리와 행동을 많이 연구했어요. 특히 보이스 같은 경우, 제 평상시 목소리는 원래 이만큼 떠 있는데 그걸 낮게 내리려다 보니까 호흡도 너무 가쁘고 힘들었죠. 1주도 안되어서 목이 쉬어 버리기 시작했어요. 연습 첫 2주일 동안은 정말 소리도 잘 나오지 않는 상태로 연습을 계속했어요. 노래를 하든 대사를 하든 같은 한 구절을 해도 목이 쉬고 힘이 더 많이 들어가는  상태가 되다 보니 한 씬만 끝나도 굉장히 지치더라고요. 매일매일 걱정을 하며 연습했는데 희한하게 그러다 보니 점차 적응이 되더라고요. 

Q. 특히 뒤에서 장면을 연기하는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을 맞추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요.
배우들과의 호흡에서는 장단이나 음악 안에 모든 걸 맞추어놔서 큰 어려움은 없었는데, 음악팀과의 호흡 때문에 연습을 많이 했죠. 대부분의 공연에서는 음악 안에 배우들이 맞추는 부분이 많은데, 이번 연출님께서는 모든 음악팀들이 배우들의 호흡을 따라가 주길 원하셨어요. 그리고 이번 공연에는 무대 뒤편에서 단원들이 라이브로 연주하는 타악(‘이자상 밴드’)도 있었는데 배우들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전체 극을 함께 호흡하고 달려가며 맞춰야 해서 더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 배우들은 물론이고 음악팀이나 타악팀들 모두 계속 ‘초긴장’을 하고 집중해서 할 수밖에 없었어요. 대신 배우들은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충분히 자기 호흡을 가져갈 수 있는 장점이 있었고, 그래서 극이 더 잘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제일 어려웠던 건, 잔잔히 깔리는 타악 장단과 음악 안에 많은 대사를 변박에 맞춰 쪼개 넣는 거였고요, 기본적으로 <금란방>에서 쓰는 말투가 ‘그랬소,’ ‘저랬소,’ 하는 옛 말투지만, 흔히 사극에서 봐 온 ‘쪼’를 쓰고 싶지 않아서 우리의 현대 말투 같은 느낌으로 전달하고자 했는데 그렇게 만든 대사를 장단 박자에 맞추려다 보니 연습 중간에는 정말 ‘멘붕’이 왔어요. 변하는 타악 장단 안에 말이 다 들어가고는 있는지 계속 신경 쓰다 보니, 지금 내가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건지 모를 정도로 어려웠어요. 대사가 굉장히 많았는데 대본을 놓지 않고 보면서 상황을 이해하다 보니 나중에는 막혀도 그냥 술술 이어갈 수 있는 정도가 되더라고요. 그제야 대본을 손에서 놓을 수 있었어요.
아, 그리고 또 하나! 저에게도 흔히 말하는 ‘쪼’라는 게 있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그렇게 하고 있던 연기 스타일, 늘 하는 연기 패턴, 일종의 고정관념이나 틀이 있었던 걸 변정주 연출님을 만나 다시 깨닫게 되었어요. 주고 받으면서 소통하는 게 아니라, 자기 차례에 자기 대사만 하고 그런 식으로요. 제가 그렇게 하고 있었다는 게 스스로도 큰 충격이었어요. 연출님께서 그 부분을 지적하시면서 이번에 깰 것을 요구하셨어요. 단순히 대사를 주고 받기 이전에, 그런 살아있는 호흡을 만드는 게 먼저라고 하시면서 대사를 못 외우게 하셨고요. 차라리 대사를 외우는 것에 집착하지 말고 나오는 대로 말하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각 배우들에게 몰래 미션을 주셔서, 상대 배우들로 하여금 연습한 것과 또 다른 반응을 유도해내시며 배우들이 살아 있을 수 있도록 지도를 많이 하셨어요. 그래서 이번 <금란방>이 더욱 살아있었고 특별했던 것 같아요.


전기수 '이자상' 역 김건혜 / 제공 서울예술단
창작 가무극 <금란방> '이자상' 역 김건혜 / 제공 서울예술단

Q. 이자상의 캐릭터를 구축할 때 참고한 내용 혹은 구축한 전사가 있다면
조선 시대 자료를 보니 보통 전기수라는 인물들이 – 특히 여자였던 경우에는 더욱 – 자신의 신분 때문에 앞으로 나설 수 없었고 사회적인 입장 때문에 성별을 숨긴 경우도 많았나 봐요. 이자상(주: 자상(子常)이라는 호를 가진 이로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도 시골 출신에 가난한 집 여자로 태어났고 성공한 사회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신분을 숨겨야 했었어요. 반대로 전기수들이 양반집 규수들이 머무는 공간에 불려 가 이야기를 할 때는 남자의 모습으로 함부로 들어갈 수 없으니 여장을 해서 들어가기도 했다는 얘기도 있어요. 작품에 이자상의 스토리가 많이 들어가지는 않기 때문에 전사를 크게 두지는 않았고, 문헌의 그런 내용 정도만 참고했어요. 여자로서 사회 활동을 할 수 없었던 시대였지만, 이자상은 그 안에서 성공을 하고 돈도 벌고 싶었을 거고, 조선시대 사회의 금기 등에 대해서 사람들에게 계몽 아닌 계몽을 시켜줬을 거예요. 김윤신에게 말했던 것처럼 ‘세상에 존재하는 틀을 모두 깨야 한다.’ 그런 얘기들을 하는 사람이었을 것 같아요. 

Q. 이자상으로서, 여러 주제 중 조금 더 강조하여 전달하고 싶었던 부분이 있다면
극 주제와 통일되는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금기를 깨는 것.’ 그리고 ‘용기를 가지는 것.’ 금기를 깨기 위해서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니까요.  

Q. 그렇다면 김건혜에게 용기란 무엇인가요.
‘도전’이요. 새로운 것들에 대한 도전. 남들은 제가 진취적인 잔다르크처럼 보인다고 하지만 그렇지 못한 부분도 많아요. 소심한 면도 있고. 뭐 하나를 하려면 굉장히 오랫동안 고민하고 찾아보는 꼼꼼한 스타일이기도 하고요. 심지어 아이 학습지를 선택하는데도 몇 달을 고민하는 성격이니까요.(웃음) 나이가 들어가니 더 조심스러워져서 새로운 것들에 대한 설렘보다 두려움이 좀 더 생긴 거 같아요. 그래서 오히려 가끔은 일부러 그냥 질러놓고 시작하는 것들이 있는데, 그런 도전을 하는 게 저한테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부분이에요. 그리고 용기란 ‘힘,’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의 힘이자 제 원동력인 것 같아요. 그래야 제가 계속 발전을 하니까요.

Q. <금란방>에서는 그 시대를 빌어 오늘날의 첨예한 이슈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오디션 볼 때부터 연습 과정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가장 많이 고민을 한 부분이에요. <금란방>의 이야기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이야기고, 현재 이 시대 우리가 사는 모습이 훨씬 자유롭다고는 해도, 여전히 세상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사는 걸 보면 (그 시대와) 많은 부분에서 비슷한 것 같아요. 저희 공연을 보시고 간 관객분들 사이에서 여성들 간의 사랑 이야기가 굉장히 큰 화제가 되어 놀랐어요. 젠더 문제에 대해서 수위를 확 낮춰 놓아서, 과연 이게 잘 드러날까 걱정했는데 알아봐 주시더라고요.
모든 금기를 – 신분, 젠더, 종교 – 다루고 있고 무엇이든 조금만 건드려도 반향이 쉽게 생길 수 있는 주제인데 그것들을 이미 조금씩 다 건드려놔서 작품이 너무 무거워지지 않으려면 수위 조절을 해야 했어요. 연습 과정 중 조금씩 수정하고 쳐내면서, 가볍고 즐겁게 하되 대신 절대 희화화시키지 말고 진지하게 가자고 약속했어요. 하나의 주제에 포커스를 맞춰서 ‘이것만 깊게 보여드려야지’ 그런 느낌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많은 부분은 관객들의 몫으로 남겨놓고자 했어요. ‘관객들을 계몽시켜야지’ 하는 것보다는, 안 그래도 워낙 무거운 소재들이 많으니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재미있게 보시고 돌아갈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자 했어요.  

Q. 작품이 아쉽다는 의견 중에, 너무 많은 주제들을 담으려 하다 보니 서사의 갈무리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어떻게 보면 그게 목적이었어요. 그냥 한바탕 보고 가볍게 가시는 거요. 연말이니 끝나고 술 한잔하러 가자 하며 모두가 웃으면서 나가는 거요. 등장인물이 적고 밀도 높은 극이었다면 더 깊이 들어갈 수 있었겠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목적 자체가 왁자지껄한 소동극, 코믹한 꿈같은 느낌이었어요. 12월에 어울리는 축제 같은 공연을 만들고자 했는데 걱정한 것보다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드려요. 관객분들이 너무 흥겹게 보신 나머지, 실제로 이런저런 해프닝도 많았어요. (웃음)
[이자상의 이야기 연작, 혹은 이자상 트릴로지(3부작)는 어떨까요. (웃음)] 
재미있겠는데요. (웃음) 지금 <윤동주, 달을 쏘다.>를 연습하면서 경성 장면을 하고 있으면 (최)정수 오빠가 보고 있다가 장난으로 갑자기 <금란방> 대사를 해요. 경성으로 이자상의 이야기를 들으러 왔다고. 그러면 ‘이야기 들으러 오셨소? 부디 아는 척하지 말아 주시오~ (찡끗)’ 하면서 받고요. (웃음) 다들 문득 갑자기 ‘이자상 선생님~’ 하며 장난을 많이 쳐요. 내용도 좋고 이렇게 다들 좋아하는 작품인데 속편까지 나오면 재밌을 거 같아요.


<금란방> 공연 사진 / 제공 서울예술단

Q. 김건혜 배우에게도, 또 다른 작품들과 놓고 보았을 때도 조금 새로운 캐릭터였는데
이자상은 메인 롤로서 전면에 서지만, 입체적인 변화나 감정적 변화는 거의 없는 참 드문 캐릭터였어요.
300년 미래에서 온 ‘왕해후’와 이자상이 사실 같은 인물이라는 설정도 시도해봤고, 매화와 이루어지게 하자는 의견도 있었고 여러 가지 맥락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봤지만 본 공연에서는 결국 끝에는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없는 상태로 마무리되었어요. 왕해후처럼 어느 날 갑자기 아무도 모르는 새에 쓱 사라져서 ‘도대체 어디로 간 거지?’ ‘뭐였지?’ ‘이자상이 우리에게 남기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나.’라고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유발하는 거죠. 어느새 김윤신의 안에 있기도 하고, 분명히 우리 모두 안에 존재하기도 해요. 사람들의 생각이 이자상으로 인해 어느새 변했다는 그런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신비주의로 가자!’ (웃음)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이야기 속 ‘정희’와 왕해후까지 제가 다 연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해서 그분들을 인형처럼 조종하면서 연습도 했었는데 지금이 더 좋은 것 같아요. 그동안 이렇게 무용단원들도 연기와 노래에 또 다른 도전을 할 수 있는 할 수 있는 작품이 거의 없었잖아요. 어찌나 열정적이고 최선을 다하는지 정말 고맙고 감동적이었어요. 특히 왕해후와 정희에게 감사하단 말 하고 싶어요.

이자상에게 열혈팬 ‘매화’는 어떤 존재인지
매화가 자상에게 안기는 장면이 있잖아요. 매화가 너무 예쁜 거예요. 너무 귀엽고 너무 사랑스러워서 안을 때마다 ‘내가 진짜 이자상이면 몰래 데려갈 텐데’ 이런 생각도 했어요. (웃음) 연습 때나 공연을 하면서도 매번 그랬고요. 이번에 매화 역을 맡은 (송)문선이는 평상시에도 그 자체로도 예뻐요. 매화 역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저와 상의했을 때도, ‘넌 너무 사랑스러워서 더 할 게 없으니 그냥 하던 대로 그렇게 해라’ 이렇게 얘기했죠. (웃음) 
매화 뿐만 아니라 극 중의 모든 사람들이 이자상의 열혈팬 역할을 해주시는데, 이번 공연에서 이자상을 돋보이게 해 주기 위해서 실제로도 예술단의 모든 분들이 많이 애써주셨어요. 온 힘을 다하여 저보다 더 열심히 해주셔서 제가 큰 실수 없이 공연을 잘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금란방>의 대사를 빌리자면, ‘덕’을 쌓게 해 주시는 분들인 관객분들께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저희 서울예술단 공연에는 매일 매 회 공연에 오시는 분들이 특히 많아요. 그게 처음엔 너무 신기한 거예요. ‘아니 어떻게 저렇게 매일 오시지? 지루하지 않을까? ’ ‘엉덩이 아프다던데 괜찮으신가?’ ‘내가 실수하면 다 아실 텐데’ 그런 걱정도 했어요. 이번 <금란방>에도 ‘금란방석’ (무대석)에 매번 앉는 분들이 많이 계셨거든요, 그런데 그게 정말 많이 힘이 됐어요. 특히나 이번 공연은 관객들의 환호와 호응이 많이 필요했는데 연습 때부터 저희가 걱정하고 힘들었던 부분이었거든요. 그런데 이자상이 등장할 때 이런 분위기의 70-80% 정도는 관객분들이 다 만들어주셨다고 봐요. 
연출님께서도 SNS에 언급하셨던 기억이 나요. 이자상이 등장할 때 관객의 함성 소리를 들으며 소름이 돋고 눈물이 핑 돌았던 날이 있으셨대요. 그걸 저는 매번 느꼈어요. 지금도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데 (웃음) 제가 그 호응을 받으며 등장하면서부터, 금란방석을 쓱 둘러보면 자주 오셨던 낯익은 분들이 저를 진짜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쳐다보시며 응원해주실 때 너무 든든하고 기운을 확 받았어요. 너무 감사했어요. 정말 너무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편지 하나, 선물 하나 전해주고 싶다고 일부러 찾아오시는 분들도 계셨고요. 이런 경험이 처음이에요. 혹시 이자상 곰돌이랑 그림들, 팬아트 보셨어요? 디테일이 정말 대단했어요. 연습을 하고 극장에 들어와서 리허설을 할 때까지 90퍼센트를 만든다면, 공연이 시작되고 관객과 만나야지만 채울 수 있는 나머지 10퍼센트가 있어요. 그것까지 완벽하게 채워주신 공연이었어요. 너무 감사하죠.





2부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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