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보다 육아가 힘들게 느껴지는 이유. Part 1

육아가 힘들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by 요술아빠밍키

약 10년의 커리어를 잠시 뒤로하고 육아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나는 내 인생의 작은 휴가쯤이라고 생각했다. 혼자서 30명이 넘는 인원들도 관리해 봤는데 한 명의 아이를 돌보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일까. 간혹 주변에서 육아의 어려움에 대해 물어봤을 때 아이를 키우는 일이 회사를 키우는 일보다 쉽다고 답변하곤 했다. 최상의 컨디션을 갖추어도 성장을 예측하기 어려운 회사와는 달리 리스크만 제거해 주면 아이는 잘 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0개월째 생후 20개월 아이의 육아를 하고 있을 때쯤 패기 있었던 시작과는 달리 육아에 대한 내 생각과 태도에는 큰 변화를 맞이하였다. 당장 해결해야 할 위급한 상황이 발생한 것도 아니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누군가가 나에게 압박을 조여 오는 것도 아니고 급박하게 시장 환경이 변하는 것도 아니었지만 체력과 정신적 한계에 자주 부딪혔고 이따금 힘들어하는 스스로를 돌아보며 육아가 왜 힘든지 계속해서 그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육아가 힘들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1) 육아는 성취감을 얻기 어렵다.


일을 할 때 조직에서는 목표관리라는 것을 한다. 연간 혹은 분기별 목표를 세우고 목표에 맞는 실행 전략을 수립한다. 그리고 이 전략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목표에 잘 가고 있는지를 주기적으로 체크하며 전략을 수정하거나 강화하기도 한다. 그리고 목푯값에 가까워졌을 때 우리는 소위 '성취감'이라는 것을 느끼고 이를 통해 내가 성장하였음을 더 나아가 보람이라는 것을 느낀다.


이 성취감과 보람 아니면 적어도 내 통장에 찍히는 월급을 통해서라도 한 달 동안 열심히 일한 내가 고생스럽고 때론 자랑스럽기까지 한다. 이렇게 우리는 매 달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일을 하며 다음엔 어떠한 성취감을 얻을 수 있을까 기대감을 가질 수 있다. 이를 그대로 육아에 적용하면 우리는 매 번 성취감을 통해 보람을 느낄 수 있고 성장하는 부모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육아에는 KPI 즉, 목푯값을 정하기가 어렵다. 수많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목푯값을 표준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시기에 따른 성장 지표나 행동발달 과정 등을 매체나 병원 등을 통해 접할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통계상으로 산출된 결과이기 때문에 내 아이에게 바로 적용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이때쯤이면 이만큼 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수도 있고 송곳니가 나야 하는데 어금니가 먼저 나는 등 모든 것이 예측 밖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아이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예측하기 어렵다 보니 목표를 세우기도 어렵고 이를 달성하는 건 더욱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오늘 하루도 아이와 아무 탈 없이 보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 달성이 될 수밖에 없게 되고 그렇다 보니 매일 육아를 하는 우리는 성취감을 느끼기 어렵게 된다. 그래서 아이를 재우고 하루를 돌아봤을 때 이런 생각이 계속 머릿속에 떠올랐던 것 같다. '오늘도 한 게 없네?'




(2) 육아는 마치 1인 창업가와도 같다.


조직에는 수많은 부서들이 있고 이 부서를 쪼개면 그 안에는 다양한 팀들이 있다. 많은 기업들은 채용 단계에서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보는 것은 기본 최근에는 공감 능력까지도 보곤 한다. 일부 직무에는 적용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일은 혼자가 아닌 팀 단위 진행되어 동료와의 상호 작용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팀플이라는 것 때문에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팀이 주는 이점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처음 하는 일에 멘붕이 오지 않게 가이드를 주는 선배들이 있고, 혼자 하기 어려운 일에 봉착했을 때 업무를 분담해 줄 상사들이 있고, 예상하지 못한 결과로 좌절하였을 때 위로해 줄 동료들이 있다. 적극적인 마인드만 갖춘다면 더할 나위 없이 도움을 주고받으며 문제없이 일을 처리할 수가 있는 것이다.


반면에 매일 같이 처음 하는 어려운 일을 혼자서 해야 한다면 얼마나 어려울까? 육아는 혼자서 고군분투하는 1인 창업가와도 같다. 주어진 시스템 안에서 정해진 일만 하면 월급이 나오던 직장인이 하루아침에 각종 세금 신고에 예상하지 못하던 법률 리스크까지 챙겨야 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물론, 도와줄 사람도 고민을 나눌 사람도 없어 모든 것을 혼자서 다 알아보고 챙겨야 한다. 얼마나 정신이 없을까?


조리원 동기가 있거나 아이 어린이집 모임이 있다면 그나마 해소할 수는 있다. 우리의 경우 코로나로 인해 조리원 내에서는 교류가 금지되었고 어린이집도 인싸 재질이 아니라면 다른 아이 엄마들과 교류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나 육아를 하는 사람이 아빠라면 철저하게 단절된 체 육아를 할 수밖에 없다. 아빠들은 그 흔한 온라인 커뮤니티도 활성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3) 육아는 보상도 그 흔한 인정도 없다.


모든 기업이나 조직에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인사 평가에는 동료 평가라는 것이 있다. 나의 태도나 역량 혹은 업무 성과에 대해 동료들이 다면으로 평가를 해주는 것이다. 물론 평가 시즌에는 가장 예민한 요소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시즌을 제외한다면 동료들의 평가가 힘이 되어줄 때가 있다. 그것은 바로 나의 업무 과정 혹은 결과에 대한 동료들의 인정이다.


인정이라는 것이 꼭 대단한 표현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단순한 아이디어에 대한 칭찬일 수도 있고, 창작물이나 결과물에 대해 고생했다는 한 마디일 수도 있고 말을 하기 어려운 경우 자리에 올라와 있는 커피 한 잔이나 박카스 한 병이 될 수도 있다. 일을 하면서 이런 작은 표현들은 종종 큰 힘이 되는 경우도 있고, 침울했던 기분을 어느 정도 풀어주기도 한다.


육아를 일에 비유하자면 고생은 하지만 인정받기는 어렵고 평가만 받는 마치 무급으로 일하면서 정규직 전환은 어려운 인턴 정도라고 하면 적절할까? 육아를 하는 사람의 노고를 모르는 건 아니지만 가족 등 주변에서 인정의 표현이 쉽게 나오지 않는 이유는 아무래도 육아가 당연하고 쉽게 익숙해져서 일지도 모른다. 엄마가 차려주는 밥에 고마움의 표현이 잘 나오지 않지만 식당에서는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처럼.


평가라는 것 또한 육아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겪는 현상 중 하나이다. 병원이나 키즈카페에서 또래 아이들의 행동 또는 언어 등의 발달상태를 스스로 평가받게 되고 '허벅지가 튼튼하네.', '사진보다 작네?' 등 악의가 전혀 없는 심지어 나조차도 인정하고 알고 있던 팩트 체크에도 괜스레 평가를 받는 기분이 든다. 게다가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결과여도 인정은 내가 아닌 늘 아이에게로 돌아간다.


'아이가 참 착하네, 엄마 아빠 안 힘들게 하고.'

그렇다면 우리의 육아가 덜 힘들어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을 하면서 항상 문제 상황에 맞닥뜨려을 때마다 대한 솔루션을 도출하는 것이 나의 주 업무였다. 그래서 육아도 분명 솔루션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그 방법들을 지금까지도 고민해 보고 괜찮은 아이디어들이 있다면 하나씩 공유해 보고자 한다. 나의 작은 경험들이 모든 육아빠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Part. 2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