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몬드는 브랜드로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2017년 매출 100억을 달성하며 많은 고객들에게 받았던 소셜 벤처이자 제조 스타트업이었던 마리몬드. 당시 마리몬드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당시 브랜드를 총괄했던 사람으로 브랜드 전략 관점에서 성공 요인을 분석해 보았다.
마리몬드는 국내 최초로 인권이라는 쉽지 않은 주제로 브랜딩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인권을 위해 행동하고 모든 폭력을 반대하는 브랜드 메시지를 디자인 패턴과 제품 그리고 캠페인 활동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펼쳤다.
‘Stand for Human Rights’
마리몬드의 브랜드 메시지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시작되었으며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플라워 패턴을 제작하고 해당 패턴들이 적용된 제품들을 판매하면서 소수의 고객들로부터 관심을 받기 시작하였다.
할머니들로 시작하여 우리 사회의 모든 사람들의 인권을 위해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마리몬드는 국내 최초(The First)이자 유일(The Only)한 브랜드였다. 신선하면서 진정성 있는 신규 브랜드를 접한 고객들은 구매를 넘어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을 갖는 팬들이 되었으며 이러한 팬심은 커뮤니티 및 SNS를 통해 바이럴 되었다.
브랜드 초기 단계에서 구매 고객을 팬으로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마리몬드는 브랜드 메시지로 충분히 고객들에게 인상적인 경험을 제공하였으며 이를 통해 마리몬드는 사업 초기부터 높은 재구매율로 유지할 수 있었다. 또한 해당 메시지에 공감한 셀럽들의 자발적인 구매와 노출은 마리몬드가 대중에게 알려지게 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
마리몬드가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건 배우 수지의 공항 입국 사진이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일명 수지 폰케이스로 불렸던 해당 제품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압화 작품을 패턴화 하여 만들어진 제품으로 제품에 담겨 있는 브랜드 스토리가 바이럴 되며 주문량이 3~4배 이상 폭주하기도 하였다.
이후 마리몬드는 소녀상을 모티브로 한 기부 상품을 제작하여 약 200여 명이 넘는 연예인들에게 브랜드 소개서와 함께 발송하였고 캠페인 활동에 함께 참여해 주기를 요청하였다. 그 결과 많은 연예인들이 소녀상 제품을 착용하여 공식석상에 참여하였고 이를 통해 일본군’위안부’ 이슈와 함께 마리몬드라는 브랜드가 대중에게 급속도로 전파될 수 있었다.
또한, 마리몬드는 타 브랜드와 함께 플라워 패턴이 적용된 제품을 출시하는 콜라보레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콜라보레이션은 목적에 따라 다양한 형태 및 브랜드와 진행될 수 있는데 마리몬드는 자체적으로 제작할 수 없는 카테고리 및 대중의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더 많은 고객들에게 노출하여 도달범위를 넓히는 목적으로 브랜드를 선정하여 협업을 진행하였다.
대표적으로는 SK와이번스와 함께 구단의 유니폼, 모자, 폰케이스 등 콜라보레이션 굿즈를 출시한 사례를 들 수 있다. 구단 팬들(특히 여성 팬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음과 동시에 타 구단 팬들에게 바이럴 되어 본인들의 구단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기도 하였으며 8월 14일 경기때는 세계 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문학구장에서 선수들과 하께 캠페인 활동이 진행되기도 하였다.
가성비(Value for money)는 브랜드가 차별화를 가질 수 있는 경쟁력 중 하나로서 마리몬드는 가격 대비 고객에게 주는 가치에 집중하였다. 제품의 가치는 보통 사용 경험을 통해 형성되지만 마리몬드의 제품은 결제 이후부터 바로 고객에게 전달될 수 있었다. 판매 수익의 일부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지원 단체에 기부가 되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구매와 동시에 기부를 하게 됨으로써 어느 브랜드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차별적인 구매 효용성을 느낄 수 있었고 이와 같은 경험을 SNS를 통해 공유하기 시작하였다. 이와 같은 소비와 인증 행위는 자신만의 윤리적, 사회적 신념을 소비를 통해 표출하는 가치소비나 미닝아웃(Meaning out) 트렌드와 잘 부합하여 20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될 수 있었다.
또한 마리몬드는 단순히 고객이라는 개념을 넘어 모든 고객을 마리몬더라고 지칭하고 팬클럽 등 다양한 앰베서더 활동을 진행하였으며 투어데이 등 고객을 초청하는 오프라인 행사와 마리데이와 같은 온라인 방송을 통해 마리몬더와 직접적으로 소통하며 브랜드와 고객의 관계를 하나의 팬덤과 같이 강력한 문화로서 자리 잡을 수 있게 하였다.
Better is not enough, Be Different
위 문구는 [나음보다 다름]이라는 책 표지에 기재된 문구로, 이 책은 브랜드나 서비스가 어떻게 작은 차이를 만들어내고 이를 어떻게 각인시켜 결국은 다름을 보여줄 것인지 다루고 있다.
마리몬드는 메시지와 철학 그리고 캠페인 활동을 통해 강력한 차이를 만들고 이를 통해 고객을 확보하고 이들을 팬덤으로 만들 수 있었다. 또한 자체 제작한 디자인 패턴과 VOC를 반영하는 기획 프로세스를 통해 기능과 품질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게 함으로써 마리몬드는 국내 유일의 브랜드가 될 수 있었다.
매일같이 수많은 브랜드가 탄생하고 있는 지금 브랜드가 차별화할 수 있는 강력한 경쟁력이 무엇인지 고민을 해본다면 마리몬드와 같은 브랜드가 분명 또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