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명료하고 단단하다

by Sundance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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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아늑한 어둠과 서늘한 공기를 폐에 가득 담으며, 내뱉는 겨울 숨과 함께 생각했다.


진실은 명료하고 단단하다.


나는 약간의 회한과 애수를 품고 생각했다.


진실에 다가가는 일은 얼마나 큰 용기를 요하는 일인지, 동시에 강렬한 자석처럼 자연스럽게 진실에 이끌려가는 나 자신을 막는 것은 얼마나 불가능한 일인지. 적어도 그 길만을 가지 않으려고 온 힘을 다해 요리조리 회피해 오다가도, 오직 그 길만을 가기 위해 그 모든 순간을 살아온 것 같은 운명적인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쩐 일인지.


진실은 진리가 아니다. 그렇기에 진실은 개인적이다. 나의 진실은 오롯이 나만의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인간의 뇌, 몸과 신경은 기본적으로 생존을 위해 설계되었지만, 나의 영혼만은 언제나 진실을 향해 있음을 깨닫고, 그 모든 본능, 회피와 충동, 일시적 안도와 관성의 욕구를 뒤로 하고 진실을 향해 꿋꿋이 걷기 시작했을때 조용히 차오르는 견고하고 따뜻한 긍지와 힘을 느낀다.


그리고 그 얕은 충동과 욕망, 갈망, 추구들, 어느 정도의 노력과 조작으로 얻을 수 있다는 환상을 주지만 결코 나에게 온전한 전체를 주지 않는, 파편화되고 변형된 프랑켄슈타인적인 충족감들, 그것들이 좀먹어 온 영혼의 거친 가죽을 벗어던지고, 아이와 같은 순수함으로 이 고요하고 광대하지만 아늑하게만 느껴지는 우주, 나의 우주 속에서 꺼지지 않는 마음의 등불을 켜고 천천히 걸어가는 나 자신을 바라본다.


그렇게 진실의 품을 향해 다가가는 나는 영원히 춥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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