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끈기로 끝까지 버티는 힘
1.
자신이 부여받은 과제를 수행하지 못하거나 하고 있는 일을 포기할 때 우리는 흔히 '재능이 없어.'라는 말을 합니다. 재능이 없으니 같은 일을 수행해도 재능 있는 사람보다 뒤처질 테고, 시간과 노력도 수 배로 들어야 할 테니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리곤 위안을 삼는 거죠. '어차피 해도 안될 일'이라고 말이죠.
2.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실패하는 까닭이 재능이 없어서이기보다는 끈기가 없어서 일 때가 더 많은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단언하면 안 되겠지만 상당 부분 이 사실은 유효합니다. 이제까지의 본인이 살아온 과정을 살펴봐도 그렇고, 주변의 성공과 실패가 반복되는 사람을 살펴봐도 확실한 공통점 하나는 찾을 수 있어요. 바로 '끝까지 해내는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가 그것입니다. 성공이란 개념이 목적하는 바를 이룬다는 뜻이니 끝까지 해내야 얻을 수 있다는 이러한 말이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죠.
3.
그릿(GRIT)이라는 말은 투지, 끈기, 불굴의 의지 등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즉 그릿이 높은 사람은 성취나 성공의 확률이 높은 사람들이죠. 이 책은 재능보다는 이 '그릿' 개념에 초점을 맞추어 성공한 사람들을 살펴보고 있어요. 책에서는 재능보다 두 배 이상 더 중요한 능력으로 그릿을 말하고 있습니다. 더 편하게 말하자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용어에 더 다양한 연구물을 더해 만든 개념으로 보면 될 것 같아요.
4.
물론 재능을 아예 배제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재능을 유전인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 보는 견해가 많으니 타고나는 거라 할 수 있겠죠. 책에서는 다르게 재능을 '노력을 기울일 때 기술이 향상되는 속도'라고 보고 있는데 이 또한 타고난다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재능 X 노력 = 기술
즉 타고난 '재능'에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기술'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죠. 어떤 사람은 재능이 부족해 더디지만 노력을 다른 사람보다 수 배 더 하면 기술로 변화한다고 보는 겁니다. 물론 재능이 넘치는 사람일지라도 노력이 없으면 기술로 발전할 수 없기도 하고요. 여기에
기술 X 노력 = 성취
라는 공식이 성립하는데
토끼와 거북이 우화를 생각하면 더 편할 거예요. 비록 우화이지만 잘 달리는 재주가 없는 거북이가 노력을 해서 목표점을 향해가는 방식인 기술을 얻고 더 끈기 있게 노력해서 결국 재능에 안주한 토끼를 이기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됩니다.
5.
결국 성취를 위해서는 '노력'이라는 단어가 중요한데, 이 책에서는 이 '그릿'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어요. 2부에서 총 4개의 장으로 나누어 '내 안에서 그릿을 기르는 법'을 설명하고 있고, 3부에서는 역시 4개의 장으로 나누어 타인의 그릿, 여기서는 특히 우리 아이들의 그릿을 길러주는 법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제가 보기엔 3부는 아직 학술적으로 완전히 정립되지 않은 가설 상태의 자기주장이 강한 것 같지만 1부와 2부로 인해 상당한 설득력을 확보하고 있어 흥미롭게 읽었어요.
6.
읽어가면서 계속 드는 의문도 있었는데, 이 끝까지 해내는 끈기, 열정, 노력이라는 개념인 '그릿' 역시 어찌 보면 타고난 재능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봤어요. 사실 이 책을 읽고 많은 사람들이 감명받는다고, 많은 사람들이 '그릿'을 얻기 위해 애써야 한다 생각한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그릿'이 갖춰지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중에서 몇몇의 사람들이 '그릿'이 향상되어 성취를 한다는 것인데, 이 끈기와 열정 역시 타고난 재능일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하고요. 물론 이 책에서는 학습된 근면성(learned industriousness)이라는 아이젠버거의 연구를 근거로 되어 '그릿' 역시 학습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으니(p314) 참고하시고요.
7.
어찌 되었든 공부를 할 때나 맡은 과제를 해결할 때, 운동을 할 때나 또는 글을 쓸 때 역시도 이 '그릿'이라는 단어는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결국 우리가 하는 모든 생산적 활동은 끈기와 노력 그리고 열정이 담보되지 않으면 성공하기가 상당히 어렵거든요. 그리고 이 '그릿'이라는 능력은 우리 모두 개발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과 더해져 사람들에게 많은 힘을 불어넣어주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우리 모두에게 열정과 노력, 끈기가 있다면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더해주는 것만으로도 사회적 공헌을 하고 있으니 읽어봐도 좋을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과학] 그릿 / 앤절라 더크워스 / 비즈니스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