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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준 Nov 21. 2023

미군 원사의 이해

머리말



2019.12월 미군 합동참모본부 주임원사(SEAC, Senior Enlisted Advisor to Chairman of Joint Chiefs of Staff)의 계급장이 바뀌었다. 기존 육군 기준으로 별이 가운데 하나 있는 주임원사 계급장에서 4성 장군인 합참의장의 조력자이자 육해공군, 해병대 등 전군 부사관의 최고 수장인 합참 주임원사의 위상을 드러내기 위해 새롭게 도입한 것이다.

미 3대 합참주임원사 트록셀 원사와 4대 주임원사(공군)


육군 주임원사(SMA, Sergeant Major of the Army)도 일반 주임원사와 계급장이 다르다. 육군 부사관의 최고 수장이기에 가운데를 독수리로 바꾸고 양 옆에 별을 두 개 달았다.

 이번에 합참 주임원사는 그보다 상위 계급으로 네 개를 달았다. 계급장이 바뀐다고 지위가 바뀌지 않는다고 할 수 있겠지만 사실 적어도 군인에게는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계급이며 그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다. 따라서 미군은 이 계급장에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 그럴 뿐 아니라 그것을 통한 위상 제고와 영향력의 확대의 기대효과를 깊숙이 반영하는 것이다. 우리 군은 원사 계급장이 하나다.(물론 상사 계급장도 하나다.) 미군은 원사 계급장이 4개이다.

미군 원사 계급(원사, 주임원사, 육군주임원사, 합참주임원사)

육군 기준으로 해서 참모 역할을 하는 원사(SGM, Sergeant Major), 대대장~군사령관 등 지휘관을 보좌하는 주임원사(CSM, Command Sergeant Major), 육군 참모총장을 보좌하는 육군주임원사(SMA, Sergeant Major of the Army), 합참의장을 보좌하는 합참주임원사(SEAC)가 그것이다.




본문


미군 원사 개관


미군 부사관의 평정 항목을 보면, 병장, 하사~상사, 원사(주임원사)로 세 가지로 나누어 평가한다. 조금 더 자세하게 평가 항목을 살펴보면 품성이 절대적으로 완전무결해야 하며, 인품은 모든 상황에서의 챔피언, 개발 항목에서는 청지기 역할, 공적과 관련해서는 조직의 비전과 프레임을 제시하는 수준을 원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병력을 올바로 이끄는 훌륭한 리더의 모습 이상의 무엇을 원한다. 중대의 병력을 이끄는 것은 우리의 행정보급관 격인 1SG(First Sergeant)은 중대원에게 실권을 행사하기에 그 영향력이 매우 크고 대대의 주임원사는 풍부한 실전 전투와 부대 관리 경험으로 살아있는 병력으로부터 전설과 같은 대우와 존경을 받는다. 육군주임원사는 육군 내 의전서열 4위로서, 중장보다 상위의 의전을 받고 상하원 군사위원회 정기 출석 보고, 국가 리셉션시 백악관 초청 대상자이며, 군내 주요 도로 및 건물 명칭 명명시 성명을 사용한다. 사단장의 옆 좌석은 작전/행정 부사단장이나 참모장이 아닌 사단 주임원사이며 공식 행사의 귀빈석 또한 마찬가지이다. 회의나 전술토의의 맺음말에서는 주요 참모들의 발언 이후 주임원사의 총평, 사단장의 총평순으로 이어진다. 필자가 속해 있는 미 2사단/연합사단이 의정부 캠프 레드 클라우드에 있을 때 사령부 내 관사가 두 채 있었는데, 바로 사단장과 주임원사의 관사가 나란히 있었다. 주임원사의 위상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군은 지휘부 건물 전면에 입간판으로 지휘관과 주임원사(중대장일 경우 행정보급관)을 표기한다. 부사관학교 학교장이 우리는 소장인데 반해 미군은 주임원사이다. 특별히 commandant라고 부르는데 이는 대령과 동일한 권한을 갖는다고 규정한다. 부사관을 양성하는 기관의 수장이 주임원사인 것이 이들에게는 어색할 것이 없다. <합참지 2018년 겨울호, 세계 최강 미군을 이끄는 힘: 부사관, 동일필자>   



SGM Batiz, Ricardo


바티스(Batiz) 원사는 평소고 훈련 때고 쉴 틈 없이 돌아다닌다. 식사도 제 때 하는 법이 없다. 항상 컴퓨터 앞에서 늦은 도시락을 먹으며 일을 한다. 그러다가도 필자를 보면 불러서 가족 안부를 물으며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해준다. 토론이 길어지면 싫은 티를 내지 않고 더 많은 조언을 해준다. 항상 병력들과 후임 부사관들이 잘 생활하고 있는지가 큰 관심사이고 그러지 못할 경우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해결한다. 장교 전입 시 잘 적응하고 역량을 펼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 준다. 선임 부사관으로서 오랜 군 경험으로 만들어진 노하우로 코칭, 티칭, 멘토링(규정)한다. 훈련을 위해 천막을 쳐야 하면 상의 전투복을 탈의하고 오해머를 잡는다. 사무실 문에는 TRX라 불리는 운동기구를 설치하여 틈틈이 개인 체력관리를 한다. 시스템상 잘못된 부분을 식별하면 지체 없이 건의하며 때로는 직접 군수처 구성원을 모이게 하여 필요한 말을 전달한다. 바쁜 생색을 내지 않는 것을 미덕이라고 여기고 아랫사람에게 늘 미소를 지으려 노력한다. 그게 몸에 익은 것 같다. 시스템이 그렇게 되어 있는 것 같다.

바티스 원사는 미 2사단 군수처의 선임 원사이다. 미 군수참모를 보좌하며 군수참모가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기 위하여 돕는다. 미 부사관도 처음부터 지금처럼 장교의 존경을 받았던 것은 아니며 오히려 그 반대여서 1970년대에는 장교들이 총을 겨누어 부사관을 감시했을 정도로 위상이 낮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계급이 장교 아래에 있다고 하여 명령에 따르기만 하는 수동적인 태도가 아니라 경험을 통한 자신의 직무를 기록하고 발전시켜 활용함으로써 고유한 부사관 체계를 확립하고 위상을 높여갔다. 그리고 이 부사관 체계는 각 제대 지휘관의 의도가 잘 구현되는데 큰 공헌을 했고 결국 조직의 발전으로 이어져 부사관의 우수성을 입증하였다.

원사 계급장을 달고 있으면 부사관의 최고 계급이라는 자긍심과 해 계급에 맞는 수준을 구현해야 함을 숭고한 목표로 하여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본다. 그들도 일과 후에는 농담도 좋아하고 짓궂은 장난도 치지만 업무적인 부분에 있어 (생활 부분도 포함) 자신의 위치를 잊지 않는 모습이 오히려 더 프로페셔널해 보이기도 한다.

미2사단/연합사단 군수처의 원사들과 필자



맺음말


미군 원사라는 존재는 부사관의 최고 계급이라는 의미에 덧붙여, 군 조직을 자동차로 비유한다면 연료와 윤활유 같다. 방향을 설정하고 리드하는 운전대와 엑셀러레이터는 지휘관(장교), 엔진은 부사관, 바퀴는 용사로 비유하자면 말이다. 연료는 엔진을 힘차게 움직이게 하고 윤활유는 각 조직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기 때문이다. 또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쌓여, 각 조직이 서로 신뢰하면서 임무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면 건강하고 효율적인 조직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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