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의 토큰화는 금융 산업을 바꿀 수 있을까?
화폐를 찍어낸다는 의미의 주조(Minting)는 사실 채무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과 같은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현금도 실제 장부 상에서는 채무로 잡고 있는 것이 그것을 반증한다.
CBDC는 블록체인을 이용하지만 국가가 화폐발행의 권한을 독점하므로 우리는 이를 Defi로 부르지 않는다. 하지만 Defi에서는 국가가 독점하고 있는 화폐발행의 권한을 누구나 가질 수 있도록 한다. 이는 Defi가 가지는 탈중앙화의 큰 특징 중 하나일 것이다.
우리는 거대한 시스템인 국가에 신뢰리스크(국가가 파산하여 채무자로서의 의무를 못하게 되는 것)가 거의 없다고 가정하기 때문에 적정한 수준의 화폐발행을 크게 문제삼지 않는다(사실은 문제가 많다). 하지만 Defi에서는 개인이 발행 주체가 되며 각 개인에 대한 신뢰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신용이나 신뢰와 같은 모호한 개념이 아닌 실질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
여기서 이용하는 것이 담보(Collateral)이다. 내가 발행하려는 화폐 가치를 상회하는 담보를 넣어두고 담보가치가 발행자산가치를 만족하지 못하면 청산(Liquidation)을 통해 처리함으로서 누군지 신뢰리스크를 관리한다.
Mirror도 동일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우선 USD 스테이블 코인 개념의 UST를 담보로 할 때는 150%를 최소 담보로 잡고, 가격 변동성이 있는 mAsset의 경우 200%를 최소 담보로 잡는다.
위 화면에서 보듯, 1 mNFLX는 현 시점 오라클 가격이 502.95 UST이므로 발행을 위해서 최소 약 755UST 이상은 넣어야 발행이 가능해 진다.
한편, 발행 한 mAsset의 가격이 오르거나, 담보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는 경우 담보가 청산되는 상황이 발생하니 자산 발행을 통해 레버리지를 고려하는 참여자는 이를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청산이 Triggering 되는 담보가치 대비 발행자산가치 비율은 플랫폼 마다 다른데, 필자가 확인한 문서에서는 예시만 나와 있을 뿐이라 명시하지 못하겠다. 다만, 향후 거버넌스를 통해 이 부분도 변경이 가능 한 것으로 보인다.
이전 글에서 실제 거래 가격은 Liquidity Pool 내의 페어 자산 비율에 따라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k값은 정해져 있으므로 충분한 유동성이 공급되지 않으면 조금의 거래만으로도 가격 변동성이 너무 커져 버리기 때문에 거래 플랫폼의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충분한 참여자들이 LP를 제공할 수 있도록 유인을 제공하는 것은 플랫폼이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당수의 Defi 프로젝트들은 자체 Native Token을 발행하고 LP를 제공하면 이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Mirror도 이를 위한 Native Token인 MIR을 제공하며 아래와 같은 기능을 가진다.
플랫폼 거버넌스의 의사결정에 대한 투표
담보 인출 시 발생하는 수수료 보상
스테이킹을 통한 보상 (Yield Farming)
사실 상 위 기능은 다수의 Defi 프로토콜이 제공하는 것인데 결국 Native Token을 얼마나 발행하고 어떻게 분배하느냐가 프로토콜의 차별화와 토큰의 가치에도 영향을 미친다.
위 표에서 볼 수 있듯 특이하게 UNI (Uniswap의 Governance Token)및 LUNA 토큰(Terra의 Utility Token) 보유자에게도 토큰 분배가 이루어졌다. UNI는 아마도 대부분의 Defi 참여자들이 Uniswap 생태계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고, LUNA는 모체인(?)인 테라 참여자들이 해당 플랫폼에 참여할 개연성이 높으므로 많은 참여자들을 유인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일 것이라 본다.
Defi의 폭풍적인 성장을 이끌어 낸 이유 중 하나가 아마 이자농사라고 불리는 Staking Reward에 있지 않았나 싶다.
특정 자산 페어를 Uniswap에 유동성 공급하면 페어에 해당하는 LP 토큰을 제공하는데, 이것을 플랫폼에 스테이킹하면 이자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Yam Finance, Sushi Swap, Kimchi Finance, Pickle Finance 등 Defi 생태계가 온갖 먹거리로 풍성했던 적이 있는데 스테이킹에 따른 이자수익이 수 만%에 달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지금이야 어느정도 이런 식의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기도 했고, 많은 사람들이 뒤통수를 하도 맞아서 정신 차려서 적당한 APR(그래도 100%가 넘는…)로 정리가 되었지만 당시는 도박에 다름 아니었다. 뭐 지금도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아무튼 좋게 보면 어쨌든 생태계가 동작할 수 있도록 메커니즘을 만든 것인데 Mirror에서도 스테이킹에 따른 보상인 MIR 토큰을 제공함으로써 유동성을 확보하도록 한다.
현재 Mirror 플랫폼 내에서 유동성 공급에 따른 연 이자율(ARP)은 300%에 육박한다. 물론 이는 MIR의 가격과 유동성 풀 내 스테이킹 된 자산 가치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동이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MIR-UST LP의 경우 다른 페어에 비해 APR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초기 플랫폼 토큰인 MIR의 경우 가격 변동성이 높아서 이에 따른 비영구적 손실(IL, 이전 글 참조)의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그래도 타 플랫폼과 차별화 되는 점은 페어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산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최근 사례를 보면 꼭 그런것은 아니지만 암호화폐 보다는 주식의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낮은 IL 리스크 대비 APR이 높아 안정적인 이자 확보가 가능하다.
그래도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높은 APR을 보고 무턱대고 큰 자산을 넣을 경우 큰 손실을 볼 수 있으므로 해당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Defi로 인생 리셋한 경우도 많다. DYOR(Do Your Own Research)!
다양한 Defi 프로젝트들을 보면 해당 플랫폼의 TVL을 자랑하는 경우가 많고 프로젝트를 평가 시에도 Key Metric으로 본다. TVL란 제목에서 보듯 플랫폼 스마트 컨트랙트에 묶인 총 가치를 의미한다.
글을 쓰는 현 시점 Mirror의 TVL은 63.58M USD(한화 약 700억)로 CoinMarketCap Yield Farming Ranking에 따른 TVL 기준으로 10위인 Synthetix의 68.7M USD에 이어 11위 수준으로 보인다. 프로젝트가 얼마 되지 않은 것 치고 상당한 성과라고 보여진다.
하지만 TVL이 정말로 절대적 평가지표로 작동하는지는 고민이 필요하다. 합성자산은 그것을 바탕으로 또 다른 합성자산의 생성이 가능하고, 각 플랫폼의 Native Token의 가치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으므로 단순히 계산하기 복잡하다. TVL의 총합이 Defi에 들어간 USD 가치의 총합이라고 볼 수 없는 거품이라고 보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