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무지-개 사냥꾼들』 6화에 등장하는 "킬러 컴퍼니"라는 이름은 단순한 상상이나 과장이 아닙니다.
실제로 베트남전에 파병된 한국군 부대 중 일부는 이런 별칭으로 불렸습니다. 파병 당시 한국군은 미군의 1/5, 필리핀이나 태국군의 1/3 수준의 낮은 대우를 받고 대규모로 참전했으며, 많은 이들이 귀국 후에도 극심한 트라우마 등 후유증과 사회적 편견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문제는 파병된 한국군의 작전 방식에 있었습니다. 미국이 설정한 베트남 자유사격지대 안에서는 사실상 어떤 일이 벌어져도 책임을 묻지 않는 구조였고, 한국군 역시 이런 작전 환경 속에서 민간인 피해를 반복적으로 내게 됩니다.
1966년 5월, 주월한국군사령부가 발간한 전훈집에서는 "부락은 모든 적활동의 근거지"라고 규정하며, 마을 주민 전체를 잠재적 적으로 간주했습니다.
채명신 사령관은 "100명의 베트콩을 놓쳐도 1명의 양민을 보호한다"고 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 원칙이 지켜지기 어려웠습니다.
특히 게릴라전 특성상 한국군 작전구조는 애초에 민간인 희생을 피하기 어렵게 만들어져 있었고, 결과적으로 수천 명의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일부 참전자와 현지에서는 한국군 부대를 "킬러 컴퍼니(Killer Company)"라고 불렀다는 증언도 나옵니다. 살인 중대가 지나간 자리엔 생명체가 남지 않는다는 의미였죠.
한 참전자가 "그게 킬러 컴퍼니라는 걸 우리는 압니다. 야수들의 놀이터가 바로 전쟁터입니다" 라고 증언하고 있구요.
요컨대 소설 속 장춘동도 그런 야수들 중 한 명이었을 것이라고 설정했습니다.
『무지-개 사냥꾼들』은 이처럼 우리가 좀처럼 마주하지 않는 베트남전 참전 한국군의 어두운 단면을 픽션 위에 다시 그린 겁니다.
<<< 팩트 체크를 위해 2023년 2월 7일자
뉴스 일부를 첨부합니다.>>>
베트남 전쟁(1955-75년) 중 일어난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 사건에 대한 한국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는 한국 사법부의 첫 판단이 나왔다. 한국 사법부가 베트남전 중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에 대한 정부 책임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서울지방법원 재판부(민사68단독 박진수 부장판사)는 '퐁니·퐁넛 마을 학살 사건' 생존자인 응우옌 티탄(63) 씨가 지난 2020년 4월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한 1심 판결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베트남전 참전 한국 군인, 당시 베트남 마을 민병대원 등의 증언과 여러 증거를 바탕으로 응우옌 씨의 주장을 대부분 사실로 인정하며 "피고 대한민국은 원고(응우옌 씨)에게 3000만 100원과 이에대한 지연 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퐁니·퐁넛 학살 사건은 판결이 나오기 꼭 55년 전인 1968년 2월 12일 베트남 중부 도시 다낭으로부터 남쪽으로 약 25km 지점에 있는 퐁니·퐁넛 마을에서 발생했다. 생존자와 목격자 등의 증언을 종합하면, 당시 베트남전 참전 중이던 대한민국 해병 제2여단(청룡부대) 1대대 1중대 소속 한국군인들은 마을 민간인 74명을 집단으로 살해했다.
당시 18살이던 응우옌 티탄씨는 학살로 어머니와 남동생을 잃고 자신도 복부에 총을 맞고 1년 간 입원했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