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무지개 다리의 비밀

by 부지깽이

사람들은 말해요.

고양이가 죽으면 무지개다리를 건너 저세상으로 간다고요.
그런데 무지개다리는 누가 만들까요?

그리고, 어디에 띄우는 걸까요?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이 세상과 저 세상 사이에 신비로운 숲이 있었어요.

그리고, 그 숲 끝에 빨간 벽돌로 지어진 2층 집이 있었죠.
이곳이 바로 죽은 고양이의 영혼들이 무지개다리를 건너기 전에 머무는 쉼터였어요.


쉼터를 지키는 건 통통하고 부드러운 노란 털의 고양이, 그래마 아이리스였어요.

그래마는 이곳에 도착한 영혼을 편히 쉬게 해 주고, 다음날 무지개다리를 띄워 영혼이 안전하게 건너가게 도와주는 수호신이었죠.


그래마는 혼자 일하지 않았어요.

그녀에겐 특별한 조수들, 소울 가이드 고양이들이 있었거든요.

소울 가이드들은 목에 작은 방울을 달고 있었어요.
방울이 딸랑딸랑 울리면 죽어가는 고양이의 영혼을 찾으러 재빨리 뛰어나갔죠.

그들은 고양이의 영혼이 몸에서 떠오르면, 부드럽게 안아 쉼터로 데려 왔어요.

그들은 살아있는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존재로 두 세상 사이를 오가는 아주 특별한 고양이들이었어요.


죽은 고양이의 영혼이 쉼터에 도착하면 2층으로 안내됐어요.
그 곳엔 따뜻한 바닥과 포근한 바구니침대가 준비되어 있었어요.

영혼들은 다음 날 무지개가 뜰 때까지 그곳에서 편안히 쉬었답니다.


1층엔 그래마가 운영하는 작은 카페가 있었어요.
카페엔 맛있는 간식, 따뜻한 차, 그리고 은은한 음악이 흐르는 넓은 휴게실까지 모든 게 공짜였답니다.

가끔 영혼들이 너무 많이 먹어 무지개다리를 건너기 힘들어하는 일도 있었어요.


지하엔 소울 가이드들의 숙소가 있었어요.
가이드들은 매일매일 열심히 훈련했어요.
왜냐하면 이 일이 결코 쉽지 않았거든요.


반려묘로 행복하게 살다가 죽는 고양이들도 있었지만, 길거리에 살면서 병에 걸려 죽거나, 겨울에 얼어 죽거나, 차에 치이거나, 잔인한 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하거나, 야생동물에게 습격당하는 등 슬픈 죽음도 많았거든요.


소울 가이드들은 죽은 영혼을 재빨리 찾아내 안전하게 쉼터로 데려와야 했죠.

만약 게으름을 피워 영혼을 늦게 데려오거나, 실수를 해서 영혼을 못 데려오는 일이 반복되면 벌을 받았어요.


벌칙은 바로 얼음방!

추운 걸 싫어하는 고양이들에게 벽이 얼음으로 둘러싸인 그 곳은 작은 지옥과도 같았죠.

벌칙을 받는 소울 가이드들은 짧게는 5분, 길게는 10분 동안 그 곳에 갇혀 정신이 번쩍 들게 벌벌 떨어야 했어요!


그런데 이곳엔 아주 특별한 고양이 두 마리가 살고 있었어요.
바로 허리디지!

둘은 소울 가이드가 아니었어요.


눈 내리던 어느 겨울밤, 이 세상으로 산책을 나간 그래마가 골목에서 덜덜 떨고 있는 새끼 고양이 두 마리를 데려왔어요. 녀석들은 그날부터 여기서 살게 되었죠.


허리는 눈처럼 하얀 털을 가졌어요. 동작이 빠르고 덜렁대는 성격이었죠.

디지는 윤기 나는 검은 털에 차분하고 신중했어요.
둘은 항상 붙어 다니며 장난을 쳤죠!


그날도 둘은 얼음방에서 서로를 가두려고 티격태격하고 있었어요.

그때 소울 가이드 캡틴이 나타났어요.

"허리! 디지! 또 장난이냐? 문이 또 헐거워졌잖아!"


녀석들은 깔깔 웃기만 했어요.

캡틴이 녀석들의 목덜미를 잡아 번쩍 들었어요.
발이 공중에 둥둥 떴지만, 녀석들은 겁을 먹기는커녕즐거워했죠.

캡틴이 한숨을 쉬며 녀석들을 내려놓았어요.


“그래마가 부르신다. 어서 올라가 봐.”


녀석들의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그래마가요? 혹시 간식?”

녀석들부리나케 위층으로 뛰어 올라갔어요.


1층에 도착하니 그래마가 눈을 감고 앉아 있었어요.
녀석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살금살금 다가갔어요.

그래마가 눈을 뜨고 맞은편 의자를 가리켰어요.


앉거라.”


녀석들이 자리에 앉자, 그래마가 입을 열었어요.

“허리, 디지. 너희도 이제 밥값을 해야겠구나.”

작가의 이전글006-2 연재방식 변경에 대해 양해를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