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로봇 SR

100-25

by 매그넘


서울과 워싱턴 DC에서 동시에 SR 운용 3년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한국: 구조율 73% 향상, 골든타임 내 도착 89%

미국: 실종자 발견 1,847명, 응답시간 평균 4.7분


숫자는 성공을 말했다. 하지만 보고서 마지막 페이지에는 작은 각주가 있었다.

'신원 미확인자 구조 통계는 별도 집계되지 않음'


경기도 시흥의 한 공장, SR 조립 라인에서 일하는 어느 노동자가 완성된 SR8을 바라본다. 최신형 모델, Mode A, B, C, 그리고 새로운 Mode D - 수동 결정 모드까지 탑재되었다. 그는 로봇의 카메라를 닦으며 생각한다. 이 기계가 자신을 볼 때 무엇을 볼까. 노동자? 외국인? 미등록자? 아니면 그저 생체신호?


뉴욕 타임스퀘어의 거대한 전광판에 오늘의 구조 현황이 흐른다. 사람들은 올려다보지도 않는다. 일상이 되어버린 숫자들이다.


워싱턴 DC, 국토안보부 상황실의 SR 운용 매뉴얼 개정 회의에서 한 관료가 발언한다.

"Mode D를 추가했습니다. 이제 현장 지휘관이 결정합니다."

"그게 해결책입니까?"

"아니요, 책임 전가입니다."


끊임없는 구조 순서 논란에 대한 로보코어의 어쩌면 가장 간편한 해결책일지도 모른다. 현장 담당자에게, 인간에게 책임 전가.


한국과 미국의 SR들은 여전히 출동한다. 그 어떤 재난 현장이든, 인간의 접근이 어려운 곳도 아랑곳하지 않고 간다. SR의 센서는 단순하다. 심장 박동, 체온, 호흡, 미세한 움직임, 생명이 있는가, 없는가. 그것이 그들이 아는 전부다.


하지만 시스템은 더 많은 것을 알고, 질문한다.

이름? 어느 나라 사람? 세금 납부 여부? 보험 소지 여부? 해당 국가 시스템 등록 여부?


그 모든 질문이 결국 하나로 수렴된다.

"Are you legitimate to be rescued? (당신은 합법적으로 구조받을 자격이 있습니까?)"



'당신은 구조받을 자격이 있는가?'라는 질문은 옳은 걸까?

어쩌면 '우리에게 선택할 자격이 있는가?'를 묻는 것이 더 적합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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