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로봇 CB-9 ‘피루‘ (7)

100-50

by 매그넘

오전 9시, 하은이의 집에 피루가 도착했을 때 하은이는 태블릿으로 박소연의 공연 영상을 보고 있었다.

"할머니 보고 싶어..."

"하은 님, 안녕하세요."


하은이가 고개를 들었다. "피루... 정말 피루야?"

"네, 하은 님. 소연 님의 부탁으로 왔습니다."


하은이가 피루에게 달려와 안겼다. 차가운 금속 몸체였지만 하은이는 꼭 붙어 있었다.


* * * * *


같은 시각, 로보코어 한국지사.

"미국 본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CEO가 화상회의 화면을 켰다.


"NB 프로젝트에 대한 본사의 전폭적인 지원이 결정되었습니다. 미국에서도 CB 시리즈가 대성공이었고, 아동 케어 시장 진출을 적극 검토 중입니다."


연구개발 팀장이 NB 프로토타입 영상을 공유했다.

"NB-001 설계입니다. CB보다 30% 작은 사이즈, 키 120cm, 무게 50kg입니다."


화면에 NB의 상세 스펙이 나타났다.

"외피는 의료용 실리콘으로 제작됩니다. 체온과 유사한 36도를 유지하고, 아이가 안겼을 때 부드러운 촉감을 제공합니다. 머리 부분에는 보다 다양한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비활성 시에는 펜싱 헬멧처럼 보이지만 활성화되면 전면 스크린에 눈 모양의 LED가 점등됩니다. 직관적으로 표정을 구현할 수 있고, 교육 콘텐츠도 디스플레이 가능합니다."


CFO가 질문했다. "제조 단가는 어떻게 됩니까?"

"대당 약 30만 달러 정도 예상하지만 대량 생산 시 20% 정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수익률은 상당하겠군요."


마케팅 팀장이 추가했다. "음성 옵션도 준비했습니다. 여성과 남성, 20대부터 60대의 목소리까지 16가지 옵션을 제공합니다. 고객이 선호하는 톤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손 기능은 어떻습니까?"

"CB 대비 정밀도가 40% 향상되었습니다. 신생아 기저귀 교체, 목욕, 분유 제조가 가능합니다. 홀로그램 프로젝터도 양손에 탑재되어 있습니다."


CEO가 계산기를 두드렸다. "신생아부터 케어가 가능하다면..."

"맞습니다. 산후조리원 시장도 타겟입니다. 현재 산후조리원 2주 비용이 1,000만 원입니다. NB 한 달 비용과 같죠."

"집에서 산후조리가 가능하다는 거군요."

"24시간 케어, 의료 데이터 모니터링, 수유 스케줄 관리까지 가능합니다."


본사 임원이 화면을 통해 말했다. "한국을 테스트 베드로 삼겠습니다. 성공하면 전 세계로 확대합니다."

"일정은?"

"6개월 내 프로토타입, 연말 출시입니다."

"정부 지원은?"

"보건복지부가 저출산 대책으로 적극 검토 중입니다. 월 500만원 지원이 유력합니다."


CEO가 정리했다. "2046년 목표는 국내 1만 가구입니다. 매출 1조 2천억 원입니다."


* * * * *


로보코어에서 NB시리즈에 대해 본격적인 개발과 제작에 대해 논의하고 있을 때, 피루는 하은이에게 할머니가 가르쳐준 발레 동작을 보여주고 있었다. 피루의 머리 스크린에 박소연의 공연 영상이 재생되었다.

"이게 할머니야?"

"네, 1991년 영상입니다."


하은이가 화면을 만지려 했다.

"하은 님,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피루가 손에서 홀로그램을 생성했다. 젊은 박소연이 3D로 나타나 춤을 추기 시작했다.

"우와! 진짜 할머니가 여기 있는 것 같아!"


피루는 오늘의 데이터를 전송했다.

- 아동 정서 안정도: 개선 중

- 교육 효과: 우수

- NB 필수 기능 확인: 홀로그램 통한 시각적 교육


하은이의 어머니가 피루에게 물었다.

"피루야, 혹시 아기도 돌볼 수 있니? 곧 둘째가 태어날 텐데..."

피루가 대답했다. "저는 아동 특화 모델이 아닙니다. 하지만 곧 출시될 NB 시리즈는 신생아 케어가 가능합니다."

"정말?"


로보코어는 이미 다음 고객을 확보한 셈이었다. 박소연의 유산은 예상보다 큰 파장을 만들고 있었다. 한 노인의 마지막 부탁이 한 세대의 양육 방식을 갈아치우는 트리거가 되었다.


물론 로보코어에게는 그저 시장 확대일 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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