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자료 찾기 작업은 '대충하지 않겠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 라는 마음가짐에 관한 일이기도 합니다. 자료 찾기를 건성으로 하면 몸은 편해도 글을 쓰다 막히고, 자료 찾기를 탄탄하게 하면 몸은 힘들어도 비교적 수월하게 글을 마무리 할 수 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느낀 만큼 쓸 수 있으므로, 손수 모아둔 자료의 양과 그것을 이해한 정도에 비례해 글 안에서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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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끔했다. 내 게으름을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 나의 글쓰기가 소원해졌을 즈음 작가의 질문과 답변은 내 뒷목을 서늘하게 했다. 자료를 찾아 글 쓴 적이 거의 없는 듯하다. 일하는 중에 자료를 찾아 적용하기를 반복해서 그런가 취미생활에 '그런 것'을 하고 싶지 않았던 건 아니었나, 하고 한번 자기 위안을 해본다.
그렇담 나는 어떤 것에 관심을 갖고 글을 짧게라도 써볼까? 고민하다 키워드 하나를 발견했다. 시작한지 약 1달 반 정도 된 요가수업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말 '반다를 잡는 것' 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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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다, Bandha라고 하는 이 단어는 요가 수련할 때 꼭 한번씩 들어보았을 것이다. 허리를 곧게 펴고 바른 자세로 앉으라는 이야기와 함께 요가 선생님들은 '반다' 에 대한 언급을 한번씩 하고 지나간다.
에너지 잠금 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 [반다]는 신체 에너지를 몸통에 모아두기 위해 하는 작업이다. 근육 수축, 호흡 조절을 통해 진행할 수 있다. 몸 속에는 아래 이미지와 같이 3가지 '반다' 가 존재하고 각자가 하나의 '문' 역할을 한다. 이렇게 자기 몸 속을 흐르는 에너지 조절 기술을 익힌다면 나의 에너지가 어디서 어떻게 흐르는지 포착하고 자연스럽게 흐르게 도와줄 수 있다고 한다.
종류는 3가지. 뮬라 반다 Mula Bandha, 우디야나 반다 Uddiyana Bandha, 그리고 잘란다라 반다 Jalandhara Bandha.
가장 먼저 이야기 한 뮬라 반다는, 몸통 바닥 방향 회음부 근육을 수축하고 들어올리는 움직임이다. 온 몸의 뿌리가 되는 부분에서 에너지가 바깥으로 나가지 않도록 잡아둘 수 있을 것이다. 우디야나 반다는 복부 근육을 사용하여, 횡격막을 가슴 위쪽으로 들어올리는 자세를 말한다. 강한 복부 수축과 유사하다. 잘란다라 반다는 목구멍 에너지 잠금 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목을 구부리고 턱을 가슴 가까이 오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마스터 한다면 더욱 균형잡기 수월할 것이며, 심리적 안정은 일상 속 스트레스 해소 또는 걱정 완화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한 글에서는 '공복에 연습하면 더 좋다' 고 이야기 했다.
아직까지 나는 포즈를 따라가기 급급하다. 요가 수업이 시작하고 5분 정도는 힘을 주고 '잠근 느낌'을 받지만 오래가지 못한다. 숨 쉬기 버거워 복압은 풀리기 급급하고, 오랜 시간동안 오리 궁뎅이 자세로 책상에 앉아 있어 그런가 허리는 안쪽으로 꺾이기 마련이다. 게다가 거울을 보면 잔뜩 뒤틀려 있는 나의 좌우 균형을 보면 잡았던 힘 뿐 아니라 나의 마음도 이내 풀어 헤쳐진다. 에너지를 몸 안에 가두긴 커녕, 잡스럽게 주변으로 의미없이 흐트러져 가곤한다. 균형을 잡기란 얼마나 힘든 일인가. 내가 만드는 몸의 에너지를 스스로의 통에 가둬두는 것도 쉽지 않은 일임을 깨달았다. 머리가 '밑 빠진 독' 이라면, 몸뚱이는 '면보자기에 감싼 누룩' 이다. 남은 막걸리를 한방울이라도 더 마셔보겠다고 짜낼때의 모습. 안에 담긴 균형없는 누룩들은 면보의 텐션에 기대 모양을 잠깐 형성한다. 그 모양은 다시 흐트러진다. 그 취할 것 같은 냄새만 가득 보자기 구멍을 통해 바깥으로 실체없이 흩어질 뿐이다. 몸뚱이가 딱 그짝이다.
반다를 잡는 연습을 한다면, 그래서 점점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나의 몸뚱이도 힘없이 늘어진 누룩 보자기보다는 조금 더 모양새를 갖춘 무언가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