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붙은 불에 바람이 분다

사업일기21일차

by 크게슬기롭다

팀 스탠퍼드라고 말하는 모임을 하고 있다. 그 모임 덕분에 바람이 슬슬 불고 있다.

점점 이 불은 번져서 내 마음의 열정산을 모두 태어버리고 나서 꺼질 것 같단 느낌이 든다.

느낌만 드는게 아니다.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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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스탠퍼드, 지난 스터디 모임에서부터 시작한 것이다. 수업을 들으면서 3개월 하던 모임에서 3개월을 더 이어 만나기로 한 것이다. 매주 1회 만나서 하는 이야기는 사업과 관련된 내용들 뿐이다. 우리가 함께 만든 모임의 원칙을 잘 지키고 있는지 스스로 이야기 해보는 프로세스. 그리고 나서 이번 한 주를 보내며 생긴 사업적 고민이나, 진척, 깨달음 같은 것을 쉽게 공유하는 자리다.


모두 같은 숙제를 받고 시작헀다. 1500만원어치 순이익을 발생시키는 것. 각자가 가진 숙제는 달랐지만 자기만의 서비스로 세상의 고객들을 만나고 '승부를 봐야' 하는 상황에 마주한 건 같다. 어느 대표님은 금방 숙제를 풀어버렸다. 될 듯 안 될 듯 하는 사업아이템들이 하나 둘씩 결과를 내자 다들 박수를 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문제는, 개인에게 있다.

나에게 있다는 말이다.


나도 내가 숙제를 빨리 풀어내야 마음 편히 그들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나는 그 문제를 쉬이 풀지 못할 것이라는 점도 이미 알고 있었다. 말도 안되는 직감같은 것. 사실은 '경험없음' 에서 온 감정이었다. 나는 한번도 무언가를 제대로 성공해 매출을 시원하게 내본적이 없었다. 끝맺음 자체를 어려워 하기도 했다. 어느 경우에는 '끝맺으려고 할 때마다, 끝내지 말고 그냥 마무리 하라는' 조언을 5년간 반복적으로 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아닌게 분명했다. 변성윤님의 글쓰기 강의를 듣고 자각한 사실이었다. (사실 나도 내 나름의 끝을 설정했으면 될 일이었다. 그 처럼 글쓰기를 통해 자기가 지금까지 배운 일의 종착지를 찍으면 됐을 일)


그저 내가 어린시절부터 '하기 싫은 것들'을 반복했고, 그 하기 싫은것을 누가 멈춰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살다가 타이밍이 맞고 시간이 종료되어버렸던 것이 많다는 것을 알아챘다. 일기를 쓰는 과정에서도 발견 할 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이 보다 더 빠르게 '소설을 씀'으로써 발견한 나의 고질적인 병.

끝맺지 못한 기억이 많으면 많을 수록 악순환의 고리를 더 강하게 그었다. 마치 무한대를 의미하는 옆으로 누운 팔자의 형태처럼 반복했다. '아 하기 싫다 -> 더 재미있는거 없나? -> 그럼 기존에 하던건..? 그냥 이렇게 없에버려 -> 아 지겨운데 하기싫다 -> 더 재미없는 거 없나? -> 반복...' 이 병을 발견하고 난 다음 인정하기에도 꽤 긴 시간이 흘렀다. 그 끝에 지금이 찾아왔다.



지금의 내 마음은 그런 '감정' 이 메마른 산 같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계절의 산 말이다. 물기가 없어 불이 한번 타면 아주 빠르게 퍼질 수 있는 그런 산 말이다. 저 고질병을 발견하고 떼어낸 덕에 얻게 된 상태다. 그리고 최근의 여러 일들이 내게 '불씨'가 되었다. 집을 사고 싶은데 부족한 돈, 내 열정과 동기부여만 갖고 커리어를 증명하기에 어색한 나의 링크드인, 가족과 타인으로부터 느끼는 어떤 시선 --정작 그들이 내게 던지는 것 없다는 것은 나도 안다. 그저 내 지인들에게 선물을 많이 하고 싶은 내가 있음 -- 들이 모여 부싯돌 역할을 하고 성냥개비가 되었다.


- 매출이 엄청난 셀러 대표님이 원하는 기능을 3시간 만에 간단하게 구현해냈고, 영상으로 찍어 공유했다.

- 쓰레드엔진이 '쓰레드를 학습'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 고객들이 원하는 레퍼런스를 '홈페이지 화면' 에서 직접 선택하고, llm이 작성한 예시를 볼 수 있는 구조로 만들고자 한다. 유튜브썸네일 트레이닝 서비스 처럼 말이다. 그러나 그들이 학습하는 게 아니고, 내가 학습하는 것이다.

ㄴ 아니 여기서 내가 학습을 시킬 수도 있겠다. 어떤 쓰레드가 높은 조회수를 얻었는지 감각을 익히도록 하는 것까지도 포함해보자

- 댓글 랜덤 생성 및 봇 피하기 기술도 개발해 보고 싶어졌다.


이 3가지 기능 중 1개는 이미 초벌 완성, 2개는 AI에게 말걸 시간만 있으면 금방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걸로, 이걸로 드디어 고통을 받는 여러 대표님들에게 해방감을 주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들이 나의 상품을 다양하게 사용하면서 '자기만의 창조력을 키울 수 있었다' 고 말하는 어느 순간도 떠올렸다.


갑자기 저 멀리 잔불처럼 스치듯 나던 연기가 퍼졌다. 그리고 잔불이 들불이 되고, 내 마음속 산불이 되었다.

나의 마음은 마치 엄청난 불쏘시개 덩어리 (=산) 이 된 느낌도 들었다. 이 모든 열정은 다 타버려야만 해결될 것만 같다.


그리고 이 들불이 번질 수 있게 도와준 건, 제일 처음 언급한 팀 스탠퍼드 덕이었다.

매주 꾸준하게 찾아와 동일하게 반복하는 우리들의 문화, 그 속에서 '솔직하고 진실되게 나의 마음을 나누었는가?'라는 질문이 한 몫 크게 했다. 솔직하지 못했던 사람은(=나) 오늘에서야 자기 마음을 온전히 다 털어낼 수 있었다. 고질병을 털어내니 더이상 불이 붙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26년 1월 27일에 붙인 이 산불은 앞으로 1년간 꾸준할 것이다. 그리고 내 마음 뿐 아니라 다른 대표님들의 마음, 고객의 마음에도 크게 불씨를 던져줄 것이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자기 삶에 '진실된 열정'을 느끼며 살수 있는 환경을 꼭 구축해주고 싶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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