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다녀오다:회사의존망앞에서

사업일기20일차

by 크게슬기롭다

슬림화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돌기만 했다가, 이제 실제로 '실행'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로 인해 몇몇은 1월 31일을 마지막으로 회사를 떠나게 되었다. 누군가는 설 이전에, 또 누군가는 2월 마지막날에 떠난다.

그 이야기를 통보하는 HR부서장의 얼굴에는 그늘이 가득했다.


큰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라면 꼭 겪어야 할 일, 부서장은 내게도 한마디 했다.

욕을 듣지 않기 위해서 자기가 해야 하는 일도 하지 않는게 맞는가?

그의 말도 맞았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비보를 받는 사람도, 비보를 들려주는 사람도 모두다 고통스러운 것이 '조직 다이어트' 아니겠는가.


만약 내가 차후에 몸담을 회사가 슬림화를 해야 한다면,

아니 그 전에 슬림화가 필요하지 않도록 인원 관리를 잘 해야 한다면

나는 어떤 사람들과 함께 하려고 해야 할까.


1. 자기만의 목표가 뚜렷하게 있는 사람

2. 왜 그렇게 해야하냐? 는 질문을 갖고 있는 사람. 그 질문을 대답해주려고 하는 사람

3. 고객에게 만족을 주고 돈을 받아오려는 생각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사람


그 외에 딱히 생각나는 것은 아직 없다. 조직이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협업을 하는 그 누구도 없기 때문에, 추상적인 이야기만 나올 것 같다. 그러나 팀원이었을 때, 조직의 말단일 때만 보이는 것들이 분명하게 있다. 사람들 모두에게 2025년이라는 시간은 똑같이 주어졌지만, 누군가는 자기의 생존을 걸고 열심히 달렸다. 생존의 위협을 피부로 느끼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그의 본능 언저리에는 <이렇게 하다간 X된다> 라는 생각이 깔려있어보였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카페테리아를 지나갈 때마다 보이는 사람들. 누군가에 대한 비밀 이야기를 하느라 목소리는 항상 최저로 낮추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쳐다보는 눈이 움직이던 사람도 분명 있었다. 그 시간에 그곳에 앉아 있을 수 있다는 것에 놀랐던 내 머릿속에 크게 각인된 장면들도 있었다.


그 모든 것들은 그들의 선택이었다. 그런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보다 자기의 OO를 위해 상부와 논의하고 바꾸려고 해보고, 발전을 선택하거나 아예 다른 길을 걷는 그런사람들이 훨씬 멋져 보였던 그때의 관점은 여전하다. 그래서 그런지, 취향이 없이 좋은게 좋은것, 이라고 말하는 사람보다 뚜렷하게 자기만의 호불호를 가진 사람들이 더 좋다. 내가 그들의 불호의 위치에 있다면 멀어지면 되는 일이다. 반대로 호에 있다면 감사함을 표현하며 함께 일하면 되는 것이니 말이다.


그리고 이 끝에, 내가 불호하는 사람이 내 자신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내가 세운 원칙을 가장 먼저 어기는 인간이 내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최근의 환경은, 내게 그런 경종을 울려주는 타임머신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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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회사가 망하기 싫으면 나 스스로 겁나 열심히 해야 한다'는 되게 간단한 말을 길게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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