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학번 is here라는 유튜브 피식대학 프로그램을 챙겨 본다. 등장인물들이 또래 학번이기도 하고, 나와 비슷한 삶을 살고 있다. 30대, 신도시 거주, 가정을 꾸린 상황, 직장인. 비슷한 조건에서 사는 나 또는 주변의 현실을 잘 반영했다. 성격이나 말투는 달라도 직업, 사는 곳, 가치관들은 신도시 30대 중반을 대표한다. 특히, 30대끼리 하는 이야기들이 매우 공감된다. 부동산 투자, 직장 또는 사업, 정치 등 친구들과 만나면 이야기하는 주제들이 딱 내 모습이다. 어렸을 때는 무슨 재미로 저런 이야기를 하나 싶던 어른들이 낯설지만 어느새 내가 되어있다. 지금 그 이야기들이 가장 재밌고, 내 삶이라는 피부에 맞닥뜨려있다. 내가 부린이가 되자 정부의 정책 하나, 뉴스, 정보가 내 삶을 바꿨다.그래서 만나면 그런 이야기를 하는 자리가 가장 재밌다.
신도시vs 서울
지인들과 이야기를 할 때 예비부부들의 신도시 삶을 묻는다. 개인적으로 나와 아내는 신도시를 권장하는 편이다. 물론 다는 아니다. 원래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추천하지 않는다. 서울에 사는 예비부부들은 신도시와 서울 갈림길에서 한 번씩 고민한다. 그리고 대부분 서울을 선택한다. 대부분 출퇴근 부담과 서울 거주라는 메리트를 놓기 어려워한다. 금액적인 부담이 있더라도 서울에서 이동하기 편한 교통환경에 익숙하다. 대신 인구밀도, 높은 집 값, 교통체증과 주차 등을 감수하며 서울 빌라 또는 아파텔 전세를 주로 택한다. 또한 매매를 선택한다면 서울 아파트를선택하며 편한 교통을 선택한다.
반대로 신도시 부부들은 교통과 시간을 감수한다. 대신 자신들만의 우선 조건이 있다. 일단 아파트나 아파텔을 선택한다. 그리고 숲을 찾아 경기도 외곽 쪽을 선택하기도 하고, 정비되면서 여유로운 익숙한 신도시 인근 또는 다른 신도시를 선택한다. 교통편과 그에 따른 시간은 감수할 각오가 되어있다. 지하철역만 가깝다면, 서울로 가는 버스정류장만 가까우면 교통은 큰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집 값도 큰 문제가 아니다. 서울보다는 저렴하고 쉽게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 동일한 돈으로 서울이 전세나 월세만이 가능할 때, 신도시는 매매라는 옵션도 선택할 수 있다.
구축 아파트 vs 신축(청약) 아파트
두 번째로 자주 묻는 것은 구축 매매와 신축 청약이다. 나도 구축 매매와 신축 청약 사이에서 고민했다. 다른 지인들이 사는 동탄 신도시를 가보며 신축 아파트에 마음을 뺐겼다. 그 후 청약으로 꼭 신축에 가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러나 청약을 넣을 곳에 임장을 가보며 조금은 환상에 빠졌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신축 아파트의 단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반대로 구축의 장점들이 느껴졌다. 그래서 객관적으로 보기 위해서로의 단점들을 비교했다. 신도시 구축과 신축에서 단점들을 감수하며 살 수 있는 조건을 선택하는 것이다. 구축과 신축의 절대적인 정답은 없다. 어떤 단점을 감수할 수 있는 지의 차이일 뿐이라 생각한다.
신도시 구축 아파트 단점
구축의 큰 단점은 층간소음이다. 이사 후 얼마 안 있다 쿵쿵쿵 소리가 들렸다. 위층에서 아이들이 뛰면서 만들어낸 소음이 확실했다. 편지와 함께 과자를 드리고, 또 어떤 날은 경비아저씨를 통해 주의를 부탁드렸다. 그러나 소음은 며칠 지나 재발했다. 윗집도 문제지만 아파트 구조상 소음이 잘 들렸다. 더구나 윗집은 맞벌이 부부라 그런지 낮시간 아이들에게 층간소음은 무법지대였다.이렇듯 구축의 단점은 층간소음에 취약하다. 층간소음주의를 방송에서 자주 듣는다. 신축도 층간소음은 있지만 구축보다는 훨씬 덜하다.
층간소음 외에도 자주 겪는 하자보수, 주차공간 부족도 구축의 단점이다. 세월이 지난 만큼 아파트도 노후화됐다. 크랙, 배수 등에서 자주 보수 문제가 생긴다. 그러다 보니 구축을 매매한다면 인테리어와 함께 하자 보수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엘리베이터도 20~30년 되면 교체해야 한다. 구축 매매 후 엘리베이터 교체 기간이 잡힌다면 대략 한 달은 계단을 통해 출퇴근해야 한다. 그리고 주차공간에 넉넉하지 않은 구축이 대부분이다. 이중주차나 주차공간 협소 등 자동차를 갖고 사는 구축의 삶이 쉽지만은 않다.
신도시 신축 아파트 단점
신축의 장점은 갖추어지지 않은 인프라다. 아내와 청약 넣을 곳에 임장을 갔다. 직접 임장을 해보니 신축의 단점들이 보였다. 새 아파트가 들어선 지 3년이 지난 미니신도시, 재개발 지역을 임장하며 공통적으로 인프라 부족이 느껴졌다. 미니신도시는 3년이 지났어도 병원이나 대형마트 등의 기본 시설이 부족했다. 재개발지역은 노후화된 건물들이 있어 불안한 치안이 걱정됐다. 입주 후에도 어느 정도 기본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다른 지역을 가야만 하는 것이 필요해 보였다. 버스도 적을 것이라 생각도 들기에 자가용 이동이 잦을 것이라 판단했다.
신축의 또 다른 단점은 기다림이다. 우리나라 아파트의 대부분은 선분양이다. 청약 당첨이 되어도 2~3년은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수도권 신도시는 입주 후에도 대부분 전매제한이 걸린다. 전매제한으로 오는 투자의 한계도 분명 있다. 그리고 기다림뿐만 아니라 신축에 따른 서류, 금액 지불 등의 분양 일정을 따라가 줘야 한다. 이러한 한계점들, 기다림들은 때로는 부담스러울 때도 있고, 많은 비용이 들기도 한다.
신혼부부의집에 정답은 없다
신혼부부의 집 선택은 본인 선택이 곧 정답이다. 또한 살아보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 그래서 부동산에 대한 이야기는 더 끝이 없다.
신도시에서 오랜 기간 살던 나와 아내는 아파트에 익숙했다. 결혼 후 신도시아파트의 내 집 마련을꿈꾸었다. 그 아파트가 우리만의 정답이라 믿고 많은 선택지에서 우리는 결정했다.신도시에서의 삶이 꽤 만족스럽다. 적당히 도심이고, 적당히 여유로운 환경. 그리고 빠르게 주거안정을 확보할 수 있던 조건까지 만족했다. 그렇다고 모두 남들과 똑같은 정형화된 이유로만 신도시 아파트를 선택한 것은 아니다. 정형화된 틀 안에서 우리만의 고민이 있었고, 나름대로 우리 부부만의 가치관을 담은 선택이었다. 신도시 05학번 is back의 등장인물들처럼 저마다의 이유와 이야기가 있다. 정형화된 큰 틀은 벗어나지 않지만 각각의 가치관으로 나름대로의 개성적인 선택한다. 이러한 성향이 30대 중반 신도시 신혼부부의 공통적인 주거선택의 기준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