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겪은 실패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솔직히 바로 떠오르는 큰 사건은 없다. 내가 완벽한 사람이기 때문은 아니다. 잘했던 일도 있겠지만 때로는 더 잘할 수 있는 일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가끔은 타인의 시선에서 잘못했다고 평가받는 일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크고 작은 실수를 한다. 좋은 결정이라 생각했지만 뒤돌아보니 나쁜 결정이라고 평가할 때도 있다. 그렇지만 이걸 실패라고 부를 수 있을까?
국어사전에 따르면 실패는 일을 잘못하여 뜻한 대로 되지 않거나 그르치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하기로 결심했다 야식을 먹는 것, 비가 오지 않을 줄 않고 우산을 챙기지 않았는데 장대비를 만난 것, 일찍 일어나겠다고 다짐했지만 늦잠 잔 것 모두 국어사전의 정의를 따르면 실패라고 부를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런 사소한 일들까지 실패라는 이름을 붙여가며 호들갑 떨고 싶지 않다. 내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일은 만족할만한 삶을 살다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일은 과정 속에 있다. 단기적으로 즐거운 일, 괴로운 일 모두 궁극적인 성공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면 그건 성공하는 과정일 뿐 실패라고 부를 수 없다. 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두려워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모든 사람은 각자 다른 성공을 추구한다.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이 부르는 실패가 나에게는 실패가 아닐 수 있다. 힘든 순간에도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잊지 않을 강인함과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용기가 있다면 인생에서 가끔 쓴 맛은 보더라도 실패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패라는 말은 너무 크고 요란하다. 요란함을 내려놓고 흔들리지 않는 자신에 집중하자. 좋은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처럼 나쁜 일도 일어날 수 있다. 정말 뜻한 대로 되지 않았는지는 일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 어려움을 만났을 때 누군가 옆에서 ‘넌 실패했어’라고 얘기하더라도 굴하지 않고 계속 이야기를 써나가자. 마침표가 찍히기 전까지는 누구도, 심지어 나조차도 이게 실패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 실패라는 말에 주눅 들지 않고 계속 나아갈 수 있다면 진짜 실패라고 부를 만한 일을 겪더라도 이를 성공으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