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은 첫걸음
7월말부터 교회를 다니게 되고,
의식적으로 하나님 말씀을 가까이 하고자 노력한다.
이어령, 김형석, 지성의 최고봉이라 여기는 최고의 석학들은 왜 종국에는 종교에, 그것도 기독교에 귀의 하였을까.
내가 존경하는 그리고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은 왜 기독교인일까.
이사 온 집의 전주인과, 지금 옆집에 살고 있는 이웃이 모두 목사님인 것이 그냥 우연일까.
패턴을 찾아내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이 아무 의미없는 일에서 이유를 찾는 것일 뿐일까.
한동안 의문이 꼬리를 물었다.
평생을 아껴 키운 딸을 종교가 없는 사위에게 시집보내며, ‘교회가라’ 는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으신 장인 장모님.
불현듯 돌아보니 이미 내가 겪고 있는 놀랍도록 감사한 일들은 어쩌면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2년 간의 고난을 겪은 뒤 다시 평화를 찾은 무렵, 이 평화가 내 노력만으로는 지켜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7월28일 처음 교회를 나가고, 목사님으로부터 손편지가 왔다.
‘먼거리를 오가는 가운데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것을 경험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분명하게 깊이 경험하는 예배가 되길 기도합니다.’
왜 굳이 왕복 4시간 거리의 교회를 선택했느냐는 목사님의 호기심어린 표정이 떠오르며,
정성 가득한 목사님의 글씨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리고 오늘, 목장모임의 권사님이 한권의 책을 선물해주셨다. 책 말미에 적힌 정성어린 문구.
‘오래된 책이지만 믿음의 삶을 정립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렇게 주변에서 나를 돕고, 우리 가정을 위해 기도해준다.
이제 나는 내가 사는 삶이 아니라, 정말 그들이 기도하는 삶을 살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삶을 살게 되는가 보다.
무거운 책무가 주어진것 같아 어깨가 무겁지만,
한편으론 삶에 한줄기 목적이 생긴듯 눈앞이 밝아져온다.
감사합니다. 하나님.
부족한 저를 거두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