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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 백 Oct 24. 2021

〈함박웃음Big Smile〉

"Just Draw"

::Just Draw::

 함박웃음Big Smile

〈함박웃음Big Smile〉 2020, Digital Painting in Photoshop



Welcome 2020~!

초벌 채색 등의 초반 작업에서 많이 헤맸던 그림입니다. 자신만의 표현법을 찾아보려는 약간의 시도들을 했고, 그 얼마 안 되는 시도에 머릿속은 태풍을 만난 듯 혼란스럽고 막연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망연자실하기도 했고요. 


그래도 뭐, 사실 그림을 그릴 때 초중반에 망친 것은 조금 돌아가야 되는 일일 뿐, 멈출 이유는 아니라는 것을 회복하고자 애썼던 시간을 통해서 배웠기 때문에, 멈추지 않고 계속 그려나갔습니다. 그렇게 계속 그리다 보니, 역시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그림이 자리가 잡혀가면서 나름대로의 개성을 표현하면서 마지막까지 그려낼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사진이나 대상을 똑같이 그리는 연습을 해온 것은, 정확히 그리는 연습을 애써함으로써 보는 눈과 따르는 손을 단련시키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렇게 기본기를 다지고 추후에 자신만의 개성을 찾는 나름대로 정석적인(?) 성장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전공이 미술분야가 아니기에 실제로 그런 방식을 정석적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기본기를 쌓고 개인기를 만드는 방식이 일반적으로 다른 분야에서도 기본이 되는 방식인 것은 맞기에 그와 같은 방식을 택했습니다. 


또 일면식도 없이 찾아가 상담해 달라던 늦깎이 그림 지망생에게 진심으로 조언을 전해 주셨던 한 교수님의 말씀도 그 선택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어떻게 시작할지 어떻게 그릴지 모르겠으면, 그리고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어서 내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인지 확신이 들지 않으면, 우선 사과 하나를 최선을 다해서, 애를 써서, 한번 똑같이 그려봐라."


그동안의 과정이 바로 그렇게 스스로를 확인하는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은 어린 시절의 행복, 그러니까 그림을 그리며 행복했던 그 시간을 현재로도 가져올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제 그림을 그리는 즐거움을 더하기 위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림을 그려봤으면 하는 것입니다.


또 그렇게 즐거움이 담긴 다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더 좋은 그림이 될 것은 자명한 것이기도 하니까요. 좋은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어쨌든 바람을 이루려는 초보의 발걸음이 마냥 신나지 만은 않았습니다. 가본 적이 없으니 가는 길을 모니까요. 그러니 재촉하지 말고 잘 못가도 실망하지 말고, 목적지에 도착하도록 계속 시도해보면서 길을 알아가려고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의 연습들은, 세세하고 정확한 표현보다는 유화의 한 표현방식처럼, 가까이에서 보면 표현이 거칠지만 멀리서 보면 무엇을 그린 것인지 잘 보이는, 그런 그림을 그린다는 생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확히 선을 긋기보다는 뉘앙스를 표현하는데 집중하고 세부적인 묘사보다는 형태감 위주로 속도감 있게 그리고 있습니다. 이 그림이 기존의 그림보다는 조금은 더 거친 질감이 느껴지는 이유가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다만, 아직 타블릿으로는 속도감 있고 자유로운 선을 원하는 대로 능숙하게 긋지는 못하기 때문에, 그리고 형태의 흐름을 정확히 표현하는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머리카락 들의 흐름에서 유려함이 느껴지지는 않는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연습을 하면서 느끼고 생각을 하면 할수록, 왠지 갈 길이 점점 더 멀어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도 힘을 낼 수 있는 것은, 그림의 다시 시작하고자 처음 그날에, 책상에 앉아서 8억 년 같은 8분에 힘들어하던 그때의 고통을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지금은 그때보다 자유로워졌으니, 지금 걷는 이 걸음을 멈추지만 않는다면, 결국 지금 보다 더 자유로울 언젠가를 맞이하게 되겠죠. 가는 길에 바람이 없을 순 없겠지만, 이왕이면 한 번이라도 덜 흔들리며 결국 주어질 자유에 행복하기를 바라봅니다. 


그때에 자유롭게 그려질, 그래서 즐겁게 그림을 그리는 자신을 상상하는 일만으로도 마음에 가볍지만 진한 미소가 지어지기도 합니다. 새 해에는 이렇게 희망이 차오릅니다. 그 힘으로 한 해를 또 견뎌가겠죠. 견디고 나면 꽃도 피고 향기도 나고 그럴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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