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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 백 Aug 03. 2018

퓨리 Fury , 2014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얇은 긴장의 선율, 불안





【관람 후기 - 퓨리 Fury , 2014


탱크 '퓨리(FURY)'와 5명의 대원들



1. 관람 후기

평소와는 다르게 사전 정보를 거의 찾아보지 않고 봤습니다. 밀리터리에 관심이 많았던 20대를 보낸 터라, 당시에 회자되던 유명한 전차의 실물이 나온다는 말에 두말없이 영화관으로 향했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탱크는 '셔먼(의 변형) '이라는 미국의 탱크와 전설적인 독일의 탱크 '티이거(미국은 타이거로도 발음)'입니다. 밀리터리 마니아에게는 널리 알려진 탱크들이고, 프라모델이라는 '모형 킷트'로도 소개되어 많은 프라모델러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탱크들이어서, '실제 전차'가 나온다는 소식에 기대가 컸습니다. 


'M4 Sherman(셔먼) ' 전차를 모델로 한 영화 속 '퓨리(M4A3E8)' 전차
티이거(Tiger) 6호 전차


전 190명 정도의 작은 관에서 관람했습니다. 사운드도 약한 편의 상영관이라 영화의 느낌을 온전히 느끼지는 못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제 생각엔 이 영화가 주는 매력을 최대한 만끽하려면, 화면의 크기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음향이 좋은 곳에서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의외로 잔잔한 느낌을 주는 영화이기 때문인데요, 악센트가 되는 전투 장면을 제대로 즐기려면 큰 음향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2. 감상의 초점

완성도 측면에서 퓨리는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연출이 꽤 괜찮았습니다. 연기들도 좋았고요. 이야기는 전쟁영화 답지 않게 다소 담담한 시선으로 진행됩니다. 제가 '와 그래서 어떤 이야기야 어땠어? 어땠어?'라고 다소 흥분한 마음으로 영화에게 다가갔다면, 영화는 마치 '그냥 뭐 그랬었어.'라고 차분히 대답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는 과대포장도 지루함도 없이 담담하게 흘러 가지만, 그러면서도 시종일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얇은 '긴장'의 선율이 보는 이의 가슴속에 흐르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그 묘한 긴장감이 바로 이 영화의 '백미'입니다. 어쩌면 이 것이 감독이 의도한 연출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느껴지는 듯 아닌 듯 전해지는 이 마음의 졸임이 영화의 백미라고 말하는 이유는, 바로 그 느낌이 전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불안을 잘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 멀리 울려 퍼지는 포화 소리에도 별 동요 없이 제 할 일 하는 군인들처럼 모두가 오랜 전쟁에 익숙해져 있지만, 그 마음의 심연에는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불안함과 전쟁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절망감에 지쳐있는 사람들, 바로 그들의 마음이 그렇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바로 그런 전쟁이 만들어내는 불안을 보다 현실적으로 관객들이 느끼게 해준다는 측면에서 이러한 연출이 상당히 인상이 깊었습니다.



이 영화는 전쟁이 얼마나 행복하지 못한 지 아니, 더 말할 수 없이 불행한 일인가를 다시 한번 환기시켜주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비참함을 과도하게 부각하지는 않습니다. 인물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영화는 주제는 잘 전달됩니다.


따라서 감상하실 때 인물들에게 감정을 이입해서 보시면 조금은 더 재밌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브레드피트가 연기한 워대디에게 감정을 이입하고 보긴 했습니다. 그리고 뻔한 감상이지만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인물들을 통해 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감정선을 따라가길 추천하는 것은 일종의 감상 팁일 뿐이지, 심리묘사가 치밀하게 잘된 영화이기 때문은 아닙니다.




3. 감상의 끝

요약하면 생각보다 잔잔히 그리고 안 느껴질 만큼의 긴장감이 마지막까지 흐른, 액션이기보단 '드라마'였던, 어렵진 않지만 생각해보게 만드는, 그러나 여운이 길지는 않았던 영화였습니다.


그래서 제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점 입니다.







* 이미지 출처 :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87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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