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명을 정하다

2026.02.07

by 마지

1월 말 장애여성공감에서 함께 활동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면접 후 일주일 만에 온 전화였다. 조직교육을 담당하게 되었고 3월부터 출근이었다. 정식 출근 전인 2월 7일 토요일에 공감 총회가 있다는 안내도 받았다. 그날 공감 회원분들을 많이 오실 예정이라 그때 와서 같이 인사를 하면 좋겠다고 해서 그러기로 했다.

안내받은 대로 총회 시작 30분 전에 도착했더니 공동대표이신 조미경 님이 나와 같이 새로 입사한 신입활동가와 이야기 중이었다. 어색하게 앉아있었더니 미경 님이 내 쪽으로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셨다.

본인 소개를 하시면서 최근에 뇌출혈로 청각장애가 와서 AI번역기를 사용해 소통한다며 휠체어에 연결된 태블릿 화면을 보여주셨다. 내 이름을 물어보시며 블루투스 기능으로 작동하는 소형 마이크를 건네주셨다. 어떻게 총회에 오게 되었는지 이어 물어보셔서 신입활동가라고 말씀드렸더니 크게 반가워해주셨다. 본인의 말이 갑자기 빨라질 수 있다고 본인과의 소통에 불편한 점이 없는지 틈틈이 확인하시는 모습에 내가 대화 상대로 존중받는 느낌을 받았다. 짧은 대화였으나 처음 공감의 공간에 온 나의 어색함이 누그러지기 충분했다.

총회 때 사회를 맡은 두 번째 공동대표 이진희 님 또한 미경 님처럼 총회에 참여하신 회원분들 모두에게 마이크를 건네며 이름을 묻고 자신을 소개하도록 독려했다. 처음 공감에 와서 온통 낯선 얼굴들 뿐이었기에 이런 진행 방식에서 공감을 잘 모르는 사람들을 배려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시간은 오래 걸려도 공감이 어떤 곳인지 이해하는데 소외되지 않을 수 있었다.

이날 총회 때는 따로 활동명을 생각해놓지 않아서 신입 활동가 인사 시간에 본명으로 인사를 드렸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긴장했던 내 몸을 살펴보니 기분 좋은 나른함으로 이완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오늘 내가 느낀 공감 분위기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다가 나도 앞으로 어색하고 쭈뼛거리며 찾아오는 이에게 내가 오늘 느낀 환대와 환영의 느낌을 전달해주고 싶다 생각했다.

'손님맞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내가 우울증으로 스스로를 세상과 고립시켰을 때 나에게 삶이 얼마나 즐겁고 아름다울 수 있는지 보여주며 손을 내밀어준 이들이 떠올랐다. 나 또한 과거의 나에게 그렇게 손을 내미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맞이'를 발음대로 부른 '마지'를 나의 활동명으로 선택한 이유이다.

출처: 2026년 웹소식지>천호동 소식>2026년 총회 리뷰, 올해도 구불구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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