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독서를 기록해 보세요.
"독서를 기록한다는 게 무슨 말이야?"라고 궁금해할 수도 있을 것 같아, 도입부에서 '독서 기록'에 대해 간단하게 정의하려 한다. "그 책 읽었었어!" 내지는 "그 책은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인사이트가 있었어!"와 같이, 한마디로 '과거에 읽었던 책의 내용이 머릿속에 기억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면 좋을 것 같다.
애석하게도 나의 독서는 기억되지 않고 있다. 한 달 전 교수님께서 책 한 권을 소개해 주셨는데, 읽은 책이라는 것은 물론, 이미 구매한 책이라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해, 재구매할 뻔한 다소 충격적인 일도 있었을 만큼 나의 독서는 전혀 기록되지 못하고 있다.
독서에 대한 중요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고, 우리 팀도 그 중요성에 대해 깊게 공감하고 있다. 최근에는 독서하는 행위를 넘어, 독서한 내용을 본인의 언어로 정리해야만, 온전하게 본인의 것이 된다는 사실과 그 가치에 대해 깊게 공감하게 되었다.
우리 팀의 니즈로부터 출발한 이 프로젝트(서비스)는 아래와 같은 미션을 설정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1) 독서를 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쉽게 독서할 수 있도록 돕기
(2) 이미 독서를 잘하고 있는 사람들이 더욱 효과적으로 독서할 수 있도록 돕기
(3) 독서한 내용이 명확하게 기억될 수 있도록 돕기
(독서를 '잘' 한다는 것은 주관적이기에, 따로 정의하지 않을 예정)
2023년 4월 중에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었던 우리 팀은 우연히 4월 23일이 세계 책의 날이라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를 좋은 기회로 생각한 우리 팀은, 4월 23일인 오늘 서비스를 출시하였다.
이번 글은 약 1년간 준비하여 출시한 독서 기록 앱 <책잇아웃>에 대한 출시 이야기를 다룬 글이다.
나의 이전 브런치 글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나는 지금으로부터 3년 전인 2020년도부터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1년 차 신입이었던 당시, 누구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싶다는 열정을 갖고 사이드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마음이 잘 맞는 사람들과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지 이리저리 고민하는 과정들이 즐거웠기에 계속 진행할 수 있었다. 그렇게 2021년 3월에 헬스케어 서비스인 <파마씨>를, 2021년 12월에 레시피 공유 서비스인 <마마돈워리>를 디자인 포트폴리오 사이트인 Behance와 노트폴리오에 업로드하였다. 약 2년간 주말 없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터라, 두 번째 사이드 프로젝트가 종료된 시점에는 번아웃이 찾아왔고, 이때 더 이상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스스로 다짐했었다.
프로젝트 종료 이후 약 세 달간의 여유로운 주말을 보내던 중, 프로젝트를 2년간 함께 진행했던 WB에게 연락이 왔다. WB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같이 하자고 제안하였고, 한껏 열정이 충전된 나는 "이번에는 개발까지 해보고 싶어요!"라고 욕심을 담아 응답했다. WB도 개발까지 하는 것에 동의하였고, 같은 학과였지만 현재는 iOS 개발자가 된 YH에게 프로젝트를 함께 하자고 제안하였다. YH가 수락하면서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로 구성된 하나의 팀이 만들어졌다. (오래전부터 존경하던 WB 선배님, YH 후배님과 같이 프로젝트를 하게 될 기대감에 더 이상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지 않겠다던 내 다짐은 자연스럽게 잊혀졌다.)
프로젝트 초반에는 매주 일요일에 정기적으로 줌을 통해 온라인 미팅을 진행하였고, 중반 이후부터는 결정해야 할 아젠다가 있을 때마다 비정기적으로 미팅을 진행하였다. 아젠다 및 결정 사항들은 노션, 디자인은 피그마 툴을 활용하였다. 프로젝트 후반부에는 개발 QA 진행을 위해 Jira Confluence도 함께 사용하였다.
도입부에서 언급했듯이, 나는 독서를 더 잘하고 싶어 하고, 독서한 내용을 명확하게 기억하고 싶어 한다. 이처럼 어떤 분야를 조금이라도 발전시키고 싶어 하는 욕심과 바람은 나만이 갖고 있는 생각은 아니다. 최근 몇 년간 독서를 포함한 자기 계발은 전 세계적으로 큰 트렌드 중 하나로 떠올랐다. 이제 많은 사람은 본인의 인생을 개선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운동을 통한 신체적 발전, 명상을 통한 정신적 발전, 인터넷 강의를 통한 지적 발전을 통해 노력을 해오고 있다. 또 개인적으로 노력하는 것을 넘어 스터디 그룹이나 커뮤니티를 통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함께 성장하며 자신의 역량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열정적인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이에 따라 자기 계발 콘텐츠와 아래와 같은 서비스들의 수요는 자연스럽게 증가하였다.
우리 팀도 스스로 발전하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해오고 있으며, 그중 정신적, 지적 발전을 위해 독서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 팀은 자연스럽게 독서에 대한 모든 기록, 독서 중에 떠오른 생각, 독서 후 나의 감상을 하나의 서비스에 기록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런 이유로 <책잇아웃>을 만들게 되었다.
사실 <책잇아웃>이 사용하기 쉬운 서비스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용성 측면이 아닌 사용 빈도 측면) 아무리 자기 계발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더라도, 2022년 기준, 한국 성인의 평균 독서량은 연 4.5권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를 냉정하게 바라보면, 이 수치가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 수와 직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어야만 기록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팀은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 수가 적더라도 누군가에게는 충분히 가치 있는 제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으며, 누군가의 정신적, 지적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서비스로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1) 주사위를 굴려, 닉네임 설정하기!
'책'이라는 소재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흥미롭게 다가올 수 있지만,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딱딱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 팀은 서비스 내에서 소소한 재미를 찾을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하였다. 소소한 재미에 대한 다른 서비스의 예를 들자면 <배달의민족>에서는 다른 사용자들의 재치 있는 닉네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참신한 닉네임들을 보다가 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게 되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 중 일부는 온라인 게임인 <메이플스토리>를 알고 있을 것이다. 이 게임에서는 처음 캐릭터를 만들 때 주사위를 굴려 랜덤으로 능력치를 설정하는 기능이 존재한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음) 이 기능을 참고하여, 우리 서비스에서는 랜덤으로 닉네임을 제안하며,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2) 책 정보 확인하기!
읽을 책을 등록하려면, 검색을 통해 해당 책의 상세 페이지로 이동해야 한다. 책 상세 페이지의 상단에는 책의 표지, 제목 그리고 저자명이 표시되며, 바로 아래에는 '읽고 싶어요', '읽을래요', '읽었어요' 버튼들이 위치해 있다. 이 버튼들은 이 페이지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책의 상태를 변경하는 데 사용된다. '읽고 싶어요' 버튼을 누르면 해당 책이 마이페이지 내 읽고 싶은 책 목록으로 추가되고, '읽을래요' 버튼을 누르면, 읽고 있는 책으로 홈에 해당 책이 추가된다. '읽었어요' 버튼을 누르면, 읽은 소감을 작성할 수 있는 화면이 표시된다. 사용자에 따라 동일한 책을 2번 이상 읽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읽었어요' 버튼은 카운트되도록 설정되어 있다. 버튼 아래에는 책의 정보(출판사, 출간일, 페이지 수, ISBN)와 책 소개가 표시되고, 그 아래에는 해당 책에 대한 사용자들의 한줄평이 표시된다.
(3) 목표 시간을 설정해서 독서하기!
책 상세 페이지에서 '읽을래요' 버튼을 눌러, 독서 탭(홈)으로 해당 책을 추가할 수 있다. 책이 추가되면, 독서 탭 하단에 '독서 시작' 버튼과 함께 '시간변경' 버튼이 표시된다. 이 '시간변경' 버튼을 통해 목표 시간을 설정할 수 있다. 이 기능은 책을 읽는 것에 어려움이 있는 사용자들을 위해 기획하였다. 책을 읽는 것이 어려운 사용자들은 '오래 읽어야지!'라는 생각을 갖고 책을 읽기 시작하면, 금방 책을 덮기 마련이다. <책잇아웃>에서 마련한 '목표 시간 설정' 기능을 통해 10분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책 읽는 시간을 늘려가며 도전해 나아가는 것을 추천한다. 목표한 시간이 도달하면 알림을 통해 안내하고 있다.
(4) 독서 중에 떠오른 생각, 바로 메모하기!
독서 탭(홈) 최하단에 위치한 '독서 시작' 버튼을 눌러, 독서 모드로 진입할 수 있다. 독서 모드는 크게 '독서 타이머', '메모장'으로 구분되며, 독서 중에 떠오른 생각들을 메모하고 싶다면 왼쪽으로 스와이프 하여(손가락으로 밀어 넘김) 즉시 작성할 수 있다. 작성한 메모는 자동으로 '마이페이지 > 내 메모'에 저장되며, 언제든지 다른 곳에 활용할 수 있도록 공유하기 버튼을 제공하고 있다. 공유하기 버튼을 누르면 txt 파일 형태로 메모를 공유할 수 있다.
(5) 센스 있는 한줄평 남기기!
책을 그만 읽고 싶다면 독서 모드 오른쪽 상단에 위치한 X 버튼을 눌러, 독서를 종료할 수 있다. 독서를 종료할 경우, 페이지 수를 입력하는 화면이 표시된다. API로 책에 대한 전체 페이지 수를 갖고 오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읽은 페이지 수를 입력하면 책에 대한 나의 독서 진행률을 확인할 수 있다. 책을 다 읽었을 경우, '다 읽었어요' 버튼을 누르면, 책에 대한 한줄평을 작성할 수 있는 화면이 표시된다. 해당 화면에서 독서 후 나의 감상을 기록할 수 있다. 작성한 내용은 책을 읽을지 말지 고민하는 사용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6) 꾸준하게 독서하기! (오늘도 독서 완료!)
페이지 수 입력을 완료하면 독서 종료 페이지가 표시된다. 이때, 이전 날의 독서 기록이 없는 경우, 데이터를 비워둘 것인지(왼쪽) 아니면 가장 최근의 독서 데이터를 연달아 표시할 것인지(오른쪽)에 대해 팀 내에서 꽤 긴 시간 동안 고민했었다. 우리 팀은 '꾸준한 독서'를 지향하는 서비스의 방향성을 고려하여 독서 기록이 없는 경우, 데이터를 비워두기(왼쪽)로 하였다. 우리 팀의 결정은 독서에 대한 의지를 높이기 위한 것이지만, 매일 독서하도록 강요하는 것이 오히려 독서에 대한 의지를 저하시킬 우려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어, 아직도 어느 쪽이 더 나은 결정인지에 대한 확신은 없다. 여러분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실 건가요?
(7) 이번 달에 얼마나 독서했는지 확인하기!
통계 탭에서는 나의 월간 독서 통계를 확인할 수 있다. 이 페이지는 크게 '독서 기록', '독서 달력', '이달의 책', 총 3가지 카드로 구성되어 있다. '독서 기록' 카드에서는 최근 6개월간의 독서 기록을 막대그래프 형태로 제공하고, '독서 달력' 카드에서는 30분 미만, 30분 이상에서 1시간 미만, 1시간 이상의 독서 시간을 색상으로 구분하여 달력에 표시하고 있다. '이달의 책' 카드에서는 이번 달에 독서한 책들을 독서 시간순으로 나열하여 표시하고 있다. 통계 탭에 들어가, 이번 달에는 지난달에 비해 얼마나 더 많은 독서를 했는지 확인해 보자!
(8) 나의 모든 독서 기록은 마이페이지에!
마이페이지에서는 나의 모든 독서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내 한줄평' 메뉴에서는 작성한 모든 한줄평을, '내 메모' 메뉴에서는 작성한 모든 메모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 서비스를 사용하며 생성된 나의 모든 독서 시간과 기록은 '독서 기록 보기'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 아래에는 읽고 싶은 책으로 찜한 책, 현재 읽고 있는 책, 그리고 이미 다 읽은 책을 분류해 표시하고 있다.
(9) 나와의 약속 설정하기!
통계 탭과 마이페이지 탭 사이에는 알림 탭이 위치해 있다. 알림 화면으로의 진입점을 독서 탭(홈) 오른쪽 상단에 놓을지, 아니면 지금처럼 하나의 탭으로 뺄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긴 논의가 있었다. 우리 팀은 최종적으로 우리 서비스에서 알림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판단하여, 지금처럼 하나의 탭으로 구성하기로 결정하였다. 우리가 생각한 것만큼 알림이 효과적인 역할을 할지는 장담하기 어렵지만, 사용자가 직접 알림을 설정하여 독서 습관을 형성하는 데 효과적인 기능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예전부터 존경하고 있는 분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함께한 분들 덕분에 프로젝트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프로젝트 초기에는 출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었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니 <책잇아웃>에 대한 애정이 더해져,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앱으로 성장하길 바라게 되었다. 출시 이후에도 <책잇아웃> 팀은 더 나은 독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