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상상이 뒤섞인 밤의 이야기
요즘 들어 꿈을 자주 꾸는 것 같다. 대부분이 현재나 미래보다는 과거와 연관된 꿈들이다. 꿈에서 깨어나면 허탈할 때도 있고, 아쉽거나 미련이 남을 때도 있다. 아마도 과거의 기억이 투영된 꿈이기에 후회와 미련이 따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어젯밤 꿈에서는 예전에 다니던 직장에 다시 취업을 했다. 사장님은 나이가 많이 드셨다. 그 모습을 보니, 꿈은 현재를 반영하고 있었다. 예전 함께 일하던 동료들도 그대로였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내가 타고 다니던 업무용 승용차였다. 그 차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고, 갑자기 누군가 나에게 자동차 키를 건네주었다. 많은 기억들 중 왜 하필 그 차가 꿈에 등장했을까? 꿈은 가끔 엉뚱한 방식으로 다가온다. 꿈에서 깨어나고 나니 왠지 그 시절이 그리웠다. 그때는 열정이 가득했던 시기였고, 마음만 먹으면 원하는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던 젊음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내 꿈은 자꾸만 과거로 향하는 듯하다.
때때로 꿈과 현실의 경계가 희미해질 때가 있다. 어떤 날은 꿈속에서 하루를 온전히 보내고 눈을 떴을 때, 그게 꿈이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한다.
꿈속에서는 또 다른 인생을 살아가기도 한다. 때로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 보기도 하고, 손오공처럼 구름을 타고 날아다니기도 했다. 복권에 당첨되는 길몽을 꾸고 기대에 부풀어 로또를 사본 적도 있다. 심지어 예수처럼 죽었다가 부활하는 기이한 꿈을 꾼 적도 있었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들도 꿈속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래서 "꿈을 가지라"는 말이 생긴 걸까? 현실에서 꾸는 꿈은 우리가 노력하면 성취할 수 있는 목표이지만, 잠에서 꾸는 꿈은 상상 그 이상의 세계로 우리를 데려간다.
어떤 날은 꿈을 기억하지 못하고, 어떤 날은 너무나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악몽에 시달려 뒤척이는 밤도 있고, 영원히 그 안에 머물고 싶을 만큼 행복한 꿈을 꾸는 날도 있다. 현실에서는 한정된 공간에서 살아가지만, 꿈속에서는 하늘을 날 수도 있고, 신비한 힘을 가질 수도 있다.
결국 꿈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과 맞닿아 있는 것 같다. 낮에 아름답게 살면, 밤에도 아름다운 꿈을 꾸게 될 것만 같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내일 밤의 꿈을 위해 더 나은 하루를 살아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