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지난 24일, 2021년도 새로운 드라마 라인업을 발표했다.
주목해볼 만한 점은 2개월 동안의 휴지기를 갖고, 3월에 새 드라마로 포문을 연다는 점이다. 점점 드라마국의 성적이 나빠지는 상황에 무리하게 드라마를 진행하기보다는, 잠깐의 휴식기를 통해 새로이 드라마들을 정비하고 발전시키는 방향을 택한 것이다. 2개월 동안은 MBC의 새 드라마를 볼 수 없다는 점이 다소 아쉽지만, 그 후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MBC 드라마의 라인업들은 아주 쟁쟁하다. 드라마국의 도약을 위해 MBC가 꺼내 놓은 비장의 2021 드라마 라인업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동거, 로코, 몽글몽글
가장 먼저 우리를 찾아올 작품은 <오! 주인님>이다. 이름부터 달달한 로코의 느낌이 강하게 풍겨오는 이 작품은, 스릴러 드라마 작가와 로코퀸 여배우의 동거를 통해 이야기가 시작된다. 동거와 로코의 조합이라니, 그야말로 필승 조합이 아닐 수 없다. 주연으로는 <출사표>를 통해 러블리하고 당찬 연기를 보여준 나나와, <이번 생은 처음이라>와 <뷰티 인사이드>를 연속으로 흥행시키며 새로운 로코 남주로 급부상한 이민기가 출연한다. 한 가지 걱정이 있다면, <이번 생은 처음이라>와 <뷰티 인사이드>에서 모두 감정 변화가 적고 차가운 역할을 소화한 이민기가 이 작품에서 맡은 역할 또한 비슷한 류의 캐릭터로 보인다는 점이다. 물론, 아직까지 풀린 캐릭터의 설명은 ‘연애를 안 하는 스릴러 작가’라는 것뿐이니, 성급한 걱정은 접어두고 전작과 다른 포인트로 캐릭터를 살릴 이민기 배우를 기대해 본다. 더불어, <미치겠다 너 땜에>를 통해 몽글몽글한 사랑의 감정을 아름답게 표현해 낸 현솔잎 PD님이 연출을 맡으셨다는 사실! 2021의 문을 열 MBC의 새로운 드라마, <오! 주인님>에 거는 기대가 크다.
오피스물, 여성주연, 중년직장인
<꼰대인턴> 대성공의 뒤를 이을 새로운 오피스 드라마도 기다리고 있다. 바로 문소리 배우 주연의 <미치지 않고서야>가 되시겠다. <미치지 않고서야>는 중년 직장인들의 생존기를 그린 오피스 드라마로, 내년 상반기에 방영될 예정이다. 믿고 보는 배우 문소리가 주연인 것만으로도 이 드라마를 본방 사수할 이유는 충분! <꼰대인턴>, <김과장>등의 대 성공으로 이미 오피스 드라마의 재미는 증명된 바, 게다가 <미생>처럼 주로 신입 사원들을 조명한 기존 오피스 드라마들과 달리 중년 직장인들의 애환을 조명한다는 점에서 나오는 신선함까지! 신입사원들에게는 정규직 전환, 꼰대 상사의 갑질이 기다리고 있다면, 중년 직장인들에게는 퇴사, 이직부터 직장 내 여러 정치적 관계들이 기다리고 있다. <선덕여왕>, <웰컴2라이프> 등을 연출한 김근홍 PD의 생동감 넘치는 연출과, 믿고 보는 배우 문소리의 멋진 중년 직장인 캐릭터까지. <미치지 않고서야>가 만들어 낼 새로운 오피스 드라마를 기대해본다.
첩보물, 믿보배, 150억대작
2020년도 MBC 드라마 중 명작으로 꼽히는 <꼰대인턴>, <미쓰리는 알고 있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극본 공모전 수상작이라는 사실이다. 믿고 보는 MBC 극본 공모전 수상작들, 그 위상을 2021년 하반기 <검은 태양>으로 이어간다. <검은 태양>은 이미 웨이브와 MBC에서 150억을 투자한 대작으로 화제가 되었는데, 주연 자리에 남궁민 배우가 캐스팅되어 더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남궁민은 몰락한 국정원 요원으로, 자신을 나락으로 보낸 내부 배신자를 찾기 위해 다시 조직으로 복귀하는 ‘한지혁’역을 맡았다. 최근 <닥터 프리즈너>, <스토브리그>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흥행에 성공해 시청률 보증수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남궁민 배우가 소화해 낼 국정원 요원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크다. 최근 야심 차게 내놓은 첩보물 <나를 사랑한 스파이>로 고배를 마신 MBC가 더 수준 높고 완성도 있는 첩보물로 우리를 놀라게 하길 바라본다.
소설원작, 로맨스사극, 실화기반
2012년, 대한민국을 강타한 <해를 품은 달>의 폭발적인 인기를 기억하는가? 소설 원작 사극의 대명사가 된 <해를 품은 달>의 뒤를 이어 대한민국에 새로운 로맨스 사극 열풍을 불어올 새로운 운 작품이 대기하고 있다. 바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옷소매 붉은 끝동>이다. 아직 정확한 캐스팅 정보가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원작 소설의 큰 인기에 기반해 <옷소매 붉은 끝동>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들이 이어지고 있다. 사극 맛집, 특히나 로맨스 사극에 일가견이 있는 MBC가 제작을 맡아 이 기대는 더욱더 커지고 있는 추세이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이산>등 이미 여러 드라마의 조명을 받아온 정조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지만, 그의 후궁 의빈 성씨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미 <해를 품은 달>, <신입사관 구해령> 등으로 MBC+로맨스+사극 조합의 완벽함은 인정받은 바, 하루빨리 <옷소매 붉은 끝동>을 TV로 만나보고 싶다.
MBC는 2021 드라마 라인업을 발표하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작품성을 극대화한 명품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포부에 걸맞게, 공개된 4편의 드라마 모두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한껏 부풀어 오르게 할 시놉시스와 라인업을 가지고 있다. 선택과 집중의 과정을 통해, 내년에는 ‘드라마 왕국’이라는 잃어버린 타이틀에 한 발자국 더 가까워질 MBC 드라마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