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의 무분별한 휴대폰 사용은 이미 오래된 문제다. 맞벌이 부부가 많고 1자녀 가정이 많아지면서, 아이들이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자연스레 늘어나고 있다. 휴대폰에는 자극적인 콘텐츠가 넘쳐나고, 아직 자기 절제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몇 시간이든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어 문제가 된다.
나는 아이들에게 휴대폰을 처음 사용할 때부터 사용 시간 제한 앱을 설치했다. 유료 앱이었지만 요일마다 사용 가능 시간대를 설정할 수 있고, 하루 전체 누적 사용 시간, App 별 누적 사용 시간, 앱 설치 차단, 특정 앱 동작 차단, 도보 이동 시 휴대폰 사용 무력화 등 강력한 기능들이 있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게임 두 개만 설치하게 하고, 총 게임 시간은 처음에 하루 20분으로 제한했다. 새로운 게임 설치는 한 달에 한 번만 기회를 주었고, 새로운 게임을 설치할 때는 기존 게임 하나를 삭제하도록 했다. 유튜브는 아예 차단했고, 브라우저를 통해 유튜브에 접근하는 것도 막았다. 정말 보고 싶은 유튜브 영상이 있으면 내 폰을 빌려서 보게 했고, 시청 시간도 정해 놓고 시간을 지키도록 했다.
밤 10시 반부터 아침 7시까지는 휴대폰 사용을 아예 차단해 취침 시간을 일정하게 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게임 시간을 조금씩 늘려주었지만, 40분을 넘지 않았다. 이런 제재는 큰아이에게는 중학교 3학년 때까지 했고, 고등학교 진학해서는 자율적으로 사용하도록 풀어주었다. 덕분에 고등학교에서는 스스로 휴대폰 사용 시간을 조절하고 관리하는 능력이 생겼다. 초등학교 6학년인 둘째는 아직 통제를 받고 있지만, 불만을 얘기하다가도 곧 수용한다. 친구가 놀러 왔을 때 가끔 게임 시간을 늘려 달라고 하는데, 어쩌다 한 번씩 10분 정도 추가 시간을 주기도 한다.
식당에 가면 돌도 되지 않은 아이에게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틀어주고 부모는 편히 식사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방법이 부모에게는 편할지 몰라도 아이에게는 치명적이다. 도파민 중독으로 공감 능력과 사회성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도파민에 중독되면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되어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집중력을 떨어뜨려 학습을 방해하고, 오랫동안 책을 읽지 못해 문해력도 떨어질 수 있다.
아이가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 후에 사용 시간을 제어하기는 매우 힘들다. 늦은 후에 후회하지 말고, 초반에 사용 습관을 잘 들이도록 부모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