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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누키 Jun 04. 2024

친환경 산업은 없다. 친환경은 방법론이다.

파타고니아를 통해 배운 친환경 업사이클 비즈니스의 방향성

몇년전에 양털 플리스 유행할때 만해도 뭐 재생 섬유로 유행아이템 하나 잘 만들어서 돈잘버는 '친환경 컨셉'의 아웃도어 브랜드중에 하나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왜냐면 패션산업 자체가 환경오염의 큰 원흉이기도 하니까 쉽게 믿음이 가진 않았다. 또 척하는거겠지 하는 불신 ㅎ)

작년 가을에 이본 쉬나드 좌가 4조 2000억 기부했다는 뉴스 떠서 이거 뭐지 후덜덜 하고 공식 사이트에 선언문 보러 들어가 봤다가 그가 글쓰는 뒷배경에 농장 오두막같은데서 바람에 커튼 휘날리면서 글쓰는 소박한 모습에 약간 뭉클 (왜? 약간 내가 꿈꾸는 삶?) 하고 파타고니아에 대한 환상이 생겼다.


그때 파타고니아가 오래된 브랜드고 지분 규모보고 장난이 아닌 비즈니스구나 하는건 알게 됐지만 시작이 어떻게 됐고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는 자세히 몰랐는데 이번에 '파도가 칠때는 서핑을' 을 읽고 왜 파타고니아가 이렇게 유명해질수밖에 없었는지도 이해하게 됐고 환경/소셜 가치에 대한 내 생각도 정리할수 있었다.

이본 쉬나드는 학교에서 적응못하는 아싸였는데 암벽등반을 하게되면서 자기가 필요한 장비를 손으로 만들어서 쓰고 부업으로 그걸 조금씩 팔다가 쉬나드 이큅먼트라는 회사를 만들어 암벽등반에 필요한 장비를 판매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필요한 것들을 찾고 '더 좋은 방법' 을 계속 고민하면서 제품을 개발시켜나갔다. 자기 자신이 고객이었고 철저하게 그 고객 입장에서 필요한 부분을 개발시켜나갔던게 기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이었던것 같다.


처음부터 환경을 위한 제품을 만들 목적은 아니었는데 자기들이 자연을 사랑하고 그것을 즐기는 사람들 이다보니까 자연을 지키면서 사용하는 방법에 관심을 갖게 되었던것 같다. 7080년대 산업혁명 폭발하던 시기에 환경을 보호하는 기업이 무슨 상관이었겠는가 싶겠지만 '우리 자신이 가장 큰 고객이었다' 고 말했던것 처럼 그들과 같이 이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자연을 즐기고 사랑하며 지키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것 같다.

암튼 내가 배운 중요한 부분은 그들은 소재에서 시작해서 제품을 만들지 않았고 제품의 기능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그 후에 거기에 적합한 소재를 골랐다는 점이다. 이때 환경적인 소재인지는 소재를 고르는 기준에 포함되어있는 여러가지 조건중 하나일뿐이다.


업싸이클이라는 방식으로 무언가를 만들고자 할때 우리는 주로 소재를 먼저 고려하고 그걸로 만들수 있는 것을 찾는다. 기존에 없는 방법을 찾아내거나 만들어내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조차도 정말 쉽지 않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제품의 본질적 기능이나 고객 니즈를 간과하기 때문에 그저그런 경쟁력이 없는 제품이 나오거나 업싸이클 제품 중 제일 많은 (또?)  가방같은 제품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업싸이클 제품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소재의 차별화가 아니라 제품 자체의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소비자는 어떤 소재로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는 상관하지 않는다. 소재 때문에 구매하는 소비자는 '자원봉사' '기부' 의 마인드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므로 일반 제품과 비교하여 경쟁력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


제품에 따라 다르겠지만 소비자는 자신에게 이득 (기능, 품질, 가격 등)을 주는 제품을 선택한다. 제품/서비스는 고객의 문제를 다른 대안보다 더 잘 해결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소재의 친환경성은 소비자 구매 결정 요인에서 추가적인 가치를 더해 줄 수는 있지만 구매에 결정적 요인이 될수는 없다. 이타적 가치에 참신성이 있다면 소비자의 관심을 끌수는 있겠지만 품질과 기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는 힘들다.


그래서 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하기전에 목적을 명확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떤 고객의 어떤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지 아직도 찾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곧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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