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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메이커스 Aug 27. 2021

메이커스다운 글쓰기 2

메이커스 글쓰기 원칙 (상)

우리는 저번 연재에서 메이커스다운 목소리가 왜 필요하며 그것이 어디서 왔는지, 나아가 어떤 관형어로 표현될 수 있을지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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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바로 따를 수 있는 글쓰기 지침이 없다면 아래와 같은 상황을 피할 수 없겠죠. 관형어만으로는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의 단계를 넘어서기 어렵습니다. 


이런 문답, 충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쓰면 메이커스답고 어떻게 쓰면 메이커스답지 않은지, 5가지 원칙으로 정리했습니다. 


   

1-1. 합쇼체가 표준, 해요체는 예외입니다. 후자는 패션, 잡화, 간편식 등 감성 소구가 필요한 제품을 설명할 때, 질문을 던지거나 청유할 때 부분적으로 사용합니다.


메이커스는 왜 합쇼체일까요? 처음 입사했을 때 가장 궁금했던 부분입니다. 문장을 ‘~니다’로 끝내며 제가 체감한 효과를 생각나는 대로 써보겠습니다.


문장이 정갈해진다. 

공식적인 느낌을 준다. 

고객에게 선을 지키게 된다. 

가이드 안에서 새로운 표현을 고민하게 된다.


이러한 어투는 테크와 건강기능식품 등 기능 소구가 필요한 제품에 특히 적합합니다. 강소 브랜드의 신제품을 선보이는 만큼 신뢰감이 필수 요건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기능보다 디자인 혹은 제품을 사용하는 맥락을 강조해야 할 경우, 비교적 말랑말랑한 화법을 구사하기도 합니다.


1-2. 과장 없는 말씨로 제품을 소개합니다.


되도록 화자의 감정이 도드라지지 않도록 씁니다. 어투를 과장하는 대표적인 장치로는 느낌표!가 있죠. 느낌표가 붙으면 어떤 문장이든 감탄문이 됩니다. 


X 혹시 세트보다 단품으로 구매하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서 블라우스만! 혹은 팬츠만! 따로 구매도 가능해요. 

하늘거리는 리넨 블라우스와 와이드 팬츠를 세트로 입어보세요. 포멀한 듯 편안한 두 옷을 따로 또 같이 연출할 기회.   


제품의 본질을 차분하게 드러내면 훌륭한 소개문이 됩니다. 


1-3. 공격적인 광고성 문구를 지양합니다.


2번과 연속되는 원칙입니다. 가격 또한 고객이 체감할 메이커스의 특장점 중 하나지만,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금전적 혜택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지 않습니다.


X 놀라운 가격으로 메이커스에서 먼저 선보입니다. 

O 메이커스 단독 구성으로 선보입니다.    



2-1. 제품을 구체적으로 묘사합니다.


“신은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쉬워 보이더라도 철저히 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함의가 있죠. 묘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해 보이는 특성이라도 찬찬히 들여다보세요. 과하지 않은 선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할수록 대상의 면모가 살아나죠. 


반을 갈라 치즈를 채우는 단순 가공법이 아닌 고구마 속에 모짜렐라를 채우는 특허 기술로 제조하여 섭취 시 편리하고 더욱 맛있습니다.  

쭈욱 늘어나는 치즈의 고소함과 군고구마의 달달함으로 입안을 가득 채워보세요. 


2-2. 클리셰를 피합니다.


제품의 장점을 게으르게 강조하려다 보면 판에 박은 표현이 튀어나올 때가 있습니다. 청색광 차단 안경을 묘사한 아래 예시의 ‘완성하다’처럼요. 제품 하나로 완성의 경지에 이르긴 쉽지 않죠. 클리셰를 지우는 것만으로 설명이 예리해집니다. 


블루라이트를 차단하고 눈부심을 방지하여 편안한 작업환경을 완성합니다. 

O 블루라이트를 차단하고 눈부심을 방지합니다. 

   

2-3. 제품의 원리를 충분히 이해한 뒤 와닿게 표현합니다.


가르시니아를 아시나요? 다이어트 보조제 성분이라고 합니다. 아래 예시는 체중 감량 관련 배경지식이 없는 독자라면 읽기 피곤한 문장이죠. 건강기능식품이나 뷰티, 테크 제품의 경우 고객이 빠르게 정보를 스캔하고 넘길 수 있도록 고유명사보다 효용을 먼저 쓰는 편이 좋습니다.  


다이어터를 위해 가르시니아 750mg과 Non-GMO 대두, 분리대두단백(ISP), 필수 아미노산 BCAA 2,000mg를 담았습니다.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를 위해 가르시니아 750mg과 필수 아미노산 2,000mg 등 건강한 성분을 두루 담았죠. 

   


3-1. 뜻 없이 공간을 차지하는 어휘는 생략합니다


‘~할 수 있다’, ‘~주다’, ‘~에 대해’ 등등, 의미가 없지만 습관적으로 튀어나오는 표현이 있습니다. 유려한 문장을 써내야 한다는 강박 아닌 강박 때문이죠. 공간만 차지하는 표현을 걷어내면 문장이 담백하고 간결해집니다.  


X 경추를 올바르게 지지해주고, 허리까지 편안한 베개로 충분한 숙면이 가능합니다. 

O 경추를 올바르게 지지하고, 허리까지 편안해 숙면을 돕습니다. 

   

3-2. 중복을 피합니다.


사실상 같은 표현을 반복하지 않습니다. 아래 예시에서 ‘천안에서 재배한’이란 표현은 ‘100% 국산 배’임을 내포하죠. 병치하는 대신 더 구체적인 선택지를 골라 씁니다.  


X 천안에서 재배한 100% 국산 배를 설탕, 방부제 없이 19시간 동안 냉풍 건조해 만든 영양 만점 간식입니다.

O 천안에서 재배한 배를 설탕, 방부제 없이 19시간 동안 냉풍 건조해 만듭니다. 

   

3-3. 피동형 대신 능동형으로 간결하게 씁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피동태는 ‘주어가 어떤 동작의 대상이 되어 그 작용을 받을 때에, 서술어가 취하는 형식’을 뜻합니다. 이 경우 주어와 서술어의 인상이 희미해지는 효과가 있죠. 반면 능동형으로 문장을 적으면 특장점이 선명해집니다. 


X 3중직 도톰한 소재로 땀 흡수성과 사용감은 물론 시원함, 쾌적함도 오래 유지됩니다. 

O 3중직으로 두툼하지만 땀을 잘 흡수하고, 시원함을 오래 유지하죠. 



고객에게 신뢰를 강요하지 않고, 고객의 발견을 도우며, 고객의 시간을 빼앗지 않는 글쓰기. 메이커스다운 문장을 쓰는 원칙을 일부 살펴봤습니다. 나머지 원칙은 다음 연재에서 확인하세요. 


본 연재는 메이커스 글쓰기 원칙 (하)로 이어집니다. 

메이커스 보이스앤톤 가이드라인 읽으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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