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형평성을 위한 예산관리제도 및 정책제언 (나라살림연구소 정창수)
청년자치정부 추진위원회에서는 청년의 관점에서 시정을 살피고, 미래세대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조정하는 ‘청년인지예산제’ 설계를 위해 나라살림연구소 정창수 소장과 함께하는 ‘세대형평성을 위한 예산관리제도 및 정책 제언’ 자리를 가졌습니다. 아래 내용은 강연의 일부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산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1회계연도의 세입·세출에 관한 예정 계획서이다. ‘주인 없는 돈’, ‘눈먼 돈’이 아니라 납세자인 국민의 것이며, 낭비되지 않도록 제대로 써야 한다.
예산은 정책과 사업이 금액으로 표현된다. 지출이 어떤 효과를 가질 것인가에 대한 사실판단과 그 효과가 바람직한가에 대한 가치판단을 동시에 포함하며, 경제적 측면에서 합리적 예산 배분과 정치적 측면에서 몫의 배분을 고려하는 정치과정의 산물이다.
2019년 예산을 살펴보면, 신규사업 수는 466개, 4조 6,485억원으로, 2019년 총지출(470.5조원)의 1.0% 수준이다. 국회를 통한 예산 수정의 규모 또한 1%에 불과하다. 예산 수립과정에서 관료가 주도하고, 여전히 경제개발 중심의 개발연대 예산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참고. 표1) 세금을 늘리거나 줄인다고 예산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며, 재정 개혁을 통해 전략적 예산 배분이 필요하다. 결국, 재정 개혁은 구조 개혁이고, 정부 개혁이다.
투자는 장차 얻을 수 있는 수익을 위해 현재 자금을 지출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복지는 투자일까? 교육에 대한 투자가 가장 장기적이고 효과가 크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조사하는 사회적 편익 분석을 보면, 유아교육은 투자 대비 8배, 초등학교는 6~8배, 중·고교는 5배의 효과가 있다. 청년에 대한 투자 또한 마찬가지다. 청년의 고용을 확대하기 위해 쓰이는 예산은 결국 국민소득 증가와 실업률 저하, 안전비용 감소, 사회보장·가족부양 등으로까지 이어진다. 그래, 복지는 투자다. 당당하게 요구하자, “청년에 투자하라.”
공공투자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을 분석할 때 미래의 비용·편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기 위해 적용되는 사회적 할인율이 있다. 쉽게 말하면, ‘10년 뒤에 얼마를 받아야 지금 1000만 원을 받는 것과 같을까?’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사회적 할인율에 따라 현재에 비해 미래를 어느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가 달라진다.
대한민국에서 정책과 예산이 결정될 때의 사회적 할인율은 얼마나 될까? 과연 지금의 우리 사회는 30년 후, 청년들이 노년이 될 때, 그리고 30년 후 새로 태어날 아이의 삶에 대해 얼마만큼의 고려를 하면서 현재의 의사결정을 하고 있는가 고민하게 된다. 정창수 소장은 타이밍을 놓쳐서 우리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불안감을 희망으로 바꾸는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나라살림연구소에서는 세대 간 형평성을 위한 재정정책으로 5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나라살림 리포트 2016-제2호)
대안1. 졸업실업 급여: 고등학교, 대학교 졸업과 동시에 고용보험 기금에서 실업급여 지급
대안2. 국민연금 청년크레딧 신설: 20대 청년에 국가가 국민연금 납입액을 지원하여 전 국민이 국민연금 혜택을 누리는 한편 세대간 재정의 형평성 추구
대안3. 청년단독세대 근로장려세제(EITC) 적용: 근로장려세제 제도(일정 소득 이하의 근로빈곤층에 급여의 일부를 국가에서 지급)를 청년단독세대까지 확대
대안4. 국가재정법에 형평성 추가: 법의 목적에 형평성을 추가하여 성별 형평성, 지역별 형평성, 계층별 형평성, 세대별 형평성도 동시에 고려하는 것을 원칙화
대안5: 세대인지예산제도 도입: 전체 세입, 세출 예산의 재정정책 차원에서 세대 간 형평성을 분석하고, 관리목표를 설정하고, 성과 평가할 수 있는 제도 마련
2017년 정부 예산에서 청년예산 11조 7894억 원, 이 중 49.5%는 장학금과 학자금 대출, 28.5%는 기업과 학교 등 지원금이었다. 청년들이 직접 지원받는 예산은 전체 청년예산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서울은 어떨까. 전체 서울시 예산 33조 중 청년 일자리, 주택 등 청년이라는 카테고리에 포함되는 예산은 대략 2,200억원(2018년 기준) 규모다. 이 중 진짜 청년예산은 얼마나 될까.
정창수 소장은 기본적인 현황을 파악하고, 팩트체크부터 시작하라고 제안한다. 각각의 세부사업별 예산이 아니라 전체 예산 분석을 통해 공간과 사람을 구분하고, 청년의 비중을 분석함으로써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예산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예산이 여성과 남성에게 미칠 영향을 미리 분석한 보고서를 작성하여야 한다.” 국가재정법 26조에 성인지 예산서의 작성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성인지예산제도가 도입된 지 벌써 10년, 그동안 정책의 성별 공정성은 얼마나 높아졌으며, 예산의 불평등한 배분효과는 개선되었는가. 제도가 아무리 좋아도 감시하지 않으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 거시적 담론보다는 ‘지금 여기서’ 가능한 모델부터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청년의제가 확산되는 사회, 청년인지예산제로 시작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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