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0. 28.이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준비했어도, 불안감이 엄습한다. 일요일 오후 3시, <청년자치정부를 상상하며 다시쓰는 정부의 역할>이라는 익숙하지 않은 주제에 관해 논의하고자 많은 청년들이 올까?
왔다. 100여명의 청년들이. 청년주간을 위해 지역에서 온 청년활동가들이 많아 서울의 문제만이 아닌 전국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는 점도 하나의 매력포인트였다.
기획의도는 두 가지였다.
첫째로, 청년들이 생각하는 문제는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둘째는 기존의 정부가 청년들이 생각하는 문제를 정책적으로 포괄하고 있는지를 파악해 보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의 정부가 청년들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잘 해결할 수 없다면 청년자치정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의 리스트를 작성해서 기록하자는 것이 이 세션의 목표였다.
가벼운 아이스브레이킹 시간이 지난 후 각자가 느끼는 일상의 문제들을 적기 시작했다. 본인의 일상의 문제를 한 키워드로 정리해달라는 요청을 했는데, 한 사람 안에 하나의 우주가 있다는 말처럼 다양한 키워드가 등장했다. 우리가 나눈 워크시트에는 일자리에 대한 고민들, 주거와 같은 청년들의 보편적 이슈와 더불어 자신의 삶에 기반한 숨겨진 고민들이 오롯이 적혀있었다.
참가자들이 서로 공유한 각자의 문제들을 기존의 서울시 4개년 정책추진계획에서 제시한 대분류 키워드(교통, 여성가족, 안전 등)에 맞춰서 벽에 붙이게 하였다. 놀랍고도 슬프게도, 다수가 기타 영역에 붙여졌다. 즉 기존 정부가 가진 정책분류체계로는 청년들이 인식하는 문제를 잘 해결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가설을 세울 수 있었다.
참가자들이 테이블별로 공유한 자신의 문제들 중에 두 가지 정도를 골라 공통으로 논의할 주제를 정하고 소그룹 토론을 진행하게 하였다. 진로와 일자리 노동에 대한 고민, 페미니즘과 다양성, 민주주의와 참여, 주거, 미세먼지 등을 참가자들은 중요한 주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집이 너무 비싸요”라는 주제로 토론한 그룹을 보면,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부동산 수익은 오르는데 이를 따라갈 수 없고, 공공 임대 주택이 부족하며, 부동산 투기세력이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 문제가 미래사회에 미칠 영향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논의한 결과 대형규모의 빈집이 늘어날 것이고, 청년들의 주거환경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울하면서 예상되는 미래를 예측하였다.
벽에 붙었던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모아서 빅데이터 분석을 한 결과, 일자리와 사회적, 결혼, 독립이라는 단어의 빈도수가 가장 많았다. 이와 연관된 단어들을 함께 분석한 결과 과거와 다른 청년들만의 특정 욕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청년들이 기성세대와 오롯이 다른 삶을 살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청년들이 문제라고 인식하는 것들이 기존에 정의했던 문제와 다르다면, 그 다름을 인정하고 그 지점에서 정부의 할 일이 무엇인지 새로운 규칙을 정해보자는 것이다. 정부가 청년을 위한새로운 To-do list를 작성하는 것, 지금 청년의 문제를 해결할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