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31
오래 길을 걷다 보면 마치 생각을 걷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7월 한 여름 새벽 산책을 시작했다.
일어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으나 움직이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몸뚱이를 이끌고 한 시간 반 가량을 걷는 일은 쉽지 않았다. 발가락에 물집이 잡히고 굳은살이 생기도록 걷고 나서야 조금 익숙해졌다. 처음엔 몸이 힘드니 생각이라는 것이 끼어들 틈조차 없었는데 차츰 몸이 그리고 길이 익숙해지니 풍경이 보이고 이런저런 생각이 맴돌게 되었다.
바람에 낙엽이 한 자리에 고여 뱅글뱅글 도는 것처럼, 생각은 빠져나갈 길을 찾지 못하고 머릿속을 매일 떠돌기 시작했다. 해결하지 못 한 숙제처럼 맴도는 생각을 끙끙대며 끌어안고 걷다 보니 내가 길을 걷는 것인지 생각을 따라 걷는지 알 수 없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