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우리 삶에 급행으로 스며들다

철학적인 너무나도 철학적인 삶

by 무 한소




하루 동안 독서토론 모임이 두 번 있었다. 두 번이나라고 말하고 싶지 않은 건 시간과 마음을 쏟아부은 것 이상으로 독서는 수애를 바로 서게 했고 고 받는 마음의 부분집합인 감정을 풍요롭게 해주고 있었다. 잠시 영혼을 분리시켜 자신을 살피니 평화로운 심장이 목표를 단단하게 다져준다. 더구나 그것으로 나눔을 하고 있으니 내면 깊숙이 있던 따뜻함이 급격하게 올라온다. 나눔이라는 건 자신감과 그것의 정당함까지 끌어 주니 한없이 뿌듯하고 충만하다.

책[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_에릭 와이너]을 읽기도 전에 수애의 설레는 기차 여행은 시작된다. 동경해 왔던 14명의 철학자 한 명 한 명과의 기차여행을 꿈꾸고 그들과의 만남의 순간을 기대하며 설렘을 애써 눌러본다. 하지만 그들 철학자 중 단 둘이서만 하는 여행은 그녀가 먼저 거부했다. 저자인 에릭 와이너가 그녀에게는 그 어떤 매력적인 철학자보다 마음과 시선을 더 끌었기 때문이다. 그는 철학적인 너무나 철학적인 반면 지나치게 인간적이며 삶 속에 녹아있는 유머러스한 매력까지 지니고 있다. 에릭 와이너야말로 책에 등장한 14명의 철학자 그 누구보다 함께 기차여행을 하고픈 여행자다. 사실 수애는 그들의 생각과 마음을 가슴에 담고 홀로 하는 여행이 더 편안하고 집중력 있는 여행을 하고 싶다. 수애의 마음을 끈 와이너의 또 다른 매력으로는 그는 알랭 드 보통의 통찰력을 포함해 여러 매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그냥 평범한 소녀의 아빠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소녀의 아빠로서는 불안전한 초보 아빠의 시행착오를 보여주고 영락없는 딸 바보의 모습까지... 도서관에 모인 그녀들에게는 그의 사랑, 부성애가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


그는 철학이라는 무게를 독자에게 편안히 전달되기를 원했고 그의 진정성 있는 태도가 아니었다면 성공하지 못했을 거다. 그런 그와 함께 삶을 나누다 보면 수애가 살고 있는 공간이 뿌듯함으로 채워질 것 같고 그녀의 삶이 더욱 풍성해지리라는 기대도 있다.




기차여행으로 저자가 선택한 여행지는 이다음 코로나가 종식되고 안정된 환경으로 바뀐 후 맘의 여유를 찾는다면 꼭 여행하고 싶은 여행지라고 모두 입을 모았다. 그곳에서 저자가 찾아냈으며 즐거움을 만끽했던 자유를 누렸던 곳곳에서 그녀들도 순간의 행복을 누리고 싶다. 토론을 시작하며 언주의 눈동자와 청각을 자극하는 어떤 소리는 벌써 그곳에서 그 순간을 누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언주는 그와 함께 탄 기차여행을 상상하며 그곳에서는 이미 와인까지 한잔 했다. 그녀는 철학자들과 함께 설경에서의 기차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에릭 와이너는 철학은 우리의 삶이며 그것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새벽, 정오, 황혼으로 나누어 일상과 밀접한 관계의 삶을 적절하게 풀어 준다. 그는 우리에게는 지혜가 필요하지만 삶의 단계마다 필요한 지혜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언주는 결혼이라는 제도 속에 자신은 사라졌고 아이가 어릴 때 자신의 일을 가졌고 그것과 연계해서 좋아하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그것이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이라고 확신했다. 언주가 안내한 기차 여행이 이제 시작된다. 그녀에게는 도전이며 모험이고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가장 먼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침대에서 나오는 법에서는 사명과 의무에 대해 다시 한번 짚어준다. 사명은 내부에서 의무는 외부에서 오므로 사명감은 자발적이고 긍정적, 능동적이지만 의무감에서 나온 행동은 타인에 의해 나온 행동이며 스스로를 보호하고자 하는 행동으로 자발적이라 할 수 없다.


"새벽에 침대에서 나오기가 힘들면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라. '나는 한 인간으로서 반드시 일해야만 한다.'" 스토아학파나 황제, 심지어 로마인으로서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다음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아갈 가치가 없다"는 말은 읽고 바로 드는 반발심과 신뢰하지 못하는 마음에서 과연 그럴까라는 의문이 든다. 저자의 생각처럼 그렇다면 지나치게 성찰하는 삶은 과연 행복할까? 하고 반문하고 싶다. 소크라테스는 철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고 했으며 그것을 철학의 본성이라고 전한다. 여기서 저자와 함께 내가 묻는다. 과연 소크라테스는 실패자였을까?


루소처럼 걷는 법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은 얘기를 한다. 루소에게 걷기는 숨쉬기와 같았다.

"나는 멈춰 있을 때에는 생각에 잠기지 못한다. 반드시 몸을 움직여야만 머리가 잘 돌아간다." 루소는 걷는 것에 대해 철학적 사고를 돕고 걸어야만 두루 철학적으로 사고할 수 있었다.


얼마 전까지 수애는 앉은자리에서 보이는 프레임을 통해서 바깥세상을 살피고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보이곤 해왔다. 아마 지금도 역시 그 과정을 보내고 있는 것이리라. 코끝을 스치는 공기가 너무나 싱그럽고 맑은 어느 날, 그녀는 프레임 바깥세상을 직접 밟아 보기로 마음먹었다. 수많은 갈등 속에 끊임없이 싸우던 용기가 조금 먼저 앞장서며 상황은 이미 종료되었다. 그걸 시작으로 시각보다 앞선 감각의 역할이 발휘되었다. 밟으며 만지고 소리를 듣고 이후 눈으로 확인했다. 처음 체험한 깨달음이다. 루소가 포기하지 못한 걷기의 달콤하고 그 순간 환희를 알게 되었고 그가 왜 그토록 걸어야 했는지 격렬하게 공감하면서 깨닫는다.


철학자 한 명 한 명과 토론을 하며 멤버들과 그들의 철학을 쫓기 시작했다. 새벽 속의 소로처럼 보는 법, 쇼펜하우어처럼 듣는 법을 경험하고 두 철학자와 기차 속에서 함께 나누고 그들의 시선을 쫓는다. 정오의 에피쿠로스처럼 즐기는 법에서는 쾌락에 관하여 새로운 정의를 했다. 에피쿠로스는 쾌락을 분석해서 욕망의 분류 체계를 만들었다. 그는 쾌락의 사다리 맨 위에는 "자연스럽고 반드시 필요한 욕망이 있다. 그 밑에는 자연스럽지만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욕망이 있다. 마지막으로 피라미드 맨 밑에는 자연스럽지도, 반드시 필요하지도 않은 욕망, 에피쿠로스가 말한 '텅 빈'욕망이 있다."라고 정리한다.




다음으로 정오로 넘어가며 시몬 베유처럼 관심을 기울이는 법과 간디처럼 싸우는 법을 온몸으로 느끼고 그들과 잠시 눈빛을 나누고 마음을 공유했다.


공자처럼 친절을 베푸는 법에서 공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 친절은 힘든 것이다. 가치 있는 모든 것들이 그러하다." 라며 친절을 정의하고 있다. 그녀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친절에 대한 다시 돌아보기 시작했다.


정오의 마지막 철학자 세이 쇼나곤처럼 작은 것에 감사하는 법을 들려주었고 황혼으로 넘어가며 수애가 그토록 믿고 신뢰하는 철학자가 등장한다. 니체가 그러했고 시몬 드 보브아르가 다시 그녀를 잡아 주었으며 몽테뉴가 그 생각을 더 확고하게 만들어 주었다.




니체처럼 후회하지 않는 법에서는 오히려 니체처럼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는 법이라고 장제 목을 수정할 뻔했다. 니체는 일상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했고 그것을 이렇게 썼다.


"우리는 자기 삶의 시인이 되고 싶어 한다. 가장 사소하고, 가장 일상적인 것에서부터."


"나는 춤추는 법을 아는 신만을 믿을 것이다."


니체는 자신이 실천하려고 했던 "제때 죽어라"를 지키지 못했다. 너무 일찍, 그리고 너무 늦게 죽었다. 하지만 니체는 자신에게 처한 운명을 누구보다도 사랑했으며 초인이 되고자 초인으로의 길을 걷고자 최선의 노력을 한다.


시몬 드 보브아르가 우리에게 전달한 삶을 정리하고 저자의 메시지를 살펴본다. 에릭 와이너가 딸 소냐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고 또 읽어 보면 기가 막히게 보브아르의 생각과 일치하며 잘 녹아있다. 저자가 우리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그것으로 간추려진다.

이후 몽테뉴처럼 죽는 법에서는 황혼의 마무리를 어떻게 물들여놓았는지 볼 수 있다. 이후 기차는 목적지에 도착하게 된다.


"익숙함은 경멸을 낳지 않는다. 마비를 낳는다. 우리는 가까이 있는 것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고 고향의 음악을 듣지 못한다. 주변 환경을 탓하기는 쉽다. 나는 그렇게 한다."


우리들의 모습이다. 익숙함에 길들여져 주변을 자연을 사람을 지구를 삶을 보지 못하는 우리들의 모습이다. 그래서 수애의 삶에는 철학이 항상 함께 해야 하며 철학 안에서 나는 희로애락과 생사고락을 함께 하고 나누려고 한다. 그리고 여러분은 철학을 하며 현재에 녹아서 과거를 바꿀 수 있어야 하며 미래를 다른 모습으로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철학은 결코 내 삶과 우리 삶의 일부가 아니라 전부이며 철학이 녹아난 삶을 알아가고 그 세계에 존재한다.




기차는 각 역에서 다음 역까지 아주 천천히 이동했다. 각 역에서는 편안하지만 깊은 '쉼'을 쉬어야 했다. 그게 바로 우리의 모습이고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삶의 방향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삶을 살아가며 지나치게 빠른 것을 추구하고 속도를 내며 급히 지나치는 것을 당장 멈추기를 부탁한다.

천천히 또 자세히 보아야 할 것들을 놓치지 않고 살필 수 있기를... 고대하고 기대한다. 책이 우리에게 전달해 줄 수 있는 건 바로 삶에 대한 우리의 통찰의 자세이며 마음인 듯 보인다. 잠시 멈춰서 다시 돌아보기도 하고 주변을 살펴야 할 거 같다.




토론 이후 책을 덮고 잠시 눈을 감으며 책 속 철학자들과 대화의 향연으로 들어간다. 수애는 와인이 준비되어 있고 흠모해 왔던 자연 안의 그곳에서 그들과의 페스티벌을 즐기는 것을 꿈꾸어 본다. 저 멀리 겨울 설경이 아름답게 펼쳐진 곳으로 기차 여행을 즐기고 있다. 여행 중인 그녀 앞에 와인이나 커피 한잔과 에릭 와이너가 함께 한다. 그리고 매력으로 뭉쳐진 철학자 그가 삶을 통찰한 듯 조용히 말을 걸어와 준다면... 경외로 행복감이 넘쳐난다. 밤을 새워 우리의 삶에 대한 진심 어린 감정을 충실히 나눈다면 그것으로도 벌써 위안이 된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삶은 그렇게 따뜻하게 말을 걸어왔다.


다음 모임에서는 또 어떤 설렘이 기다리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