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와의 에피소드

당신의 삶이 궁금합니다

by 무 한소



"1001호 반상회가 열렸습니다." 어느 토론 모임에서 리더가 큰 소리로 반상회가 곧 시작되니 모두 참석하라고 외쳤다. 수애는 마음의 신호등이 깜박이는 거처럼 귀엽게도 어필한다고 생각했다. 그 대표는 편안한 맘으로 매 시간 얘기 나눌 책에서 나온 단어나 문구 그것도 불편하다면 생각나는 이미지 또는 에피소드 외에 무엇이라도 상관없으니 마음을 나누고 싶은 분은 모두 모이라며 외쳤단다.


수애는 온독에 대해 잠시 생각에 잠겼다. 온독 멤버에 대해 수애가 알고 있는 것은 얼마만큼이며 어디까지가 그들이 나눌 수 있는 삶의 범위일까? 지숙에 대해서도 언주에게도 편안하지만 벽이 있다. 선영은 지나치게 착하고 사연이 많은 거 같은 영이와 린 사부까지 가장 오랜 시간 함께 나누고 삶을 얘기했던 그들 사이에도 강한 벽과 경계가 있었다. 수애는 그들의 이야기에 얼마만큼 귀를 열었으며 마음을 기울였는지 다시 돌아본다.


어느 날 연지가 조심스럽게 온독 문을 두드렸다. 그녀는 온화한 미소와 긴장되지만 단단한 표정으로 토론 모임을 함께 하고픈 포부를 밝혔다. 당당했으며 조용한 힘이 느껴졌다. 그녀가 모임의 문을 두드린 후 처음 추천한 책 《어린 왕자》를 생각하며 수애는 요 며칠 설렘으로 지냈다. 겨울과는 조금 덜 어울리지만 수애는 어린 왕자가 그저 좋았다. 어린 왕자는 수애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함께 했던 몇 권의 책중 하나다.


오늘의 책 《어린 왕자》


《어린 왕자》와 수애의 인연은 참 길고도 깊다. 《빨강 머리 앤》이 그녀의 삶에서 사춘기로 접어들 때 생각과 마음 다지기를 건강하도록 도왔다면 어린 왕자는 삶에서 그녀를 떠난 시간이 얼마 없었다. 늘 수애 곁에 있었다. 매 순간 그 책을 집어 들어 읽어내건 그냥 가지고만 있었건 함께했다. 그녀가 세상을 잠시 등지고 싶을 때 또, 삶이 너무 뻥뻥 뚫린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을 때와 어른들의 삶이나 사회에 지나치게 빠져 깊이 개입되어 있을 때에도 가슴에 꼭 껴안고서 놓지 않았다. 자신을 잠시 돌아보려는 노력, 그 시간이 정말 필요할 때 그녀의 품에서 손에서 떠나지 않았던 책이다.


이렇게 어린 왕자에 집착 아닌 집착을 하는 것은 그가 가진 순수함 때문일까? 우리들의 가슴속을 파고드는 어린 왕자만이 가진 마성, 순수한 사랑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곧 온독에서 어린 왕자와의 인연을 풀어 얘기해 보려고 한다.


먼저 오늘의 새로운 멤버 연지의 (self) 자기소개의 시간이 있었다. 첫인사를 하는 순간부터 단단함이 예사롭지 않은 연지는 걷기 전도사였다. 그녀의 생각과 말 하나하나는 걷기에 집중되어 있었고 걷기로 그녀가 다시 살게 된 새로운 삶을 강하게 어필했다. 육체와 정신까지 모두 건강하게 도와준 걷기를 가온독에 모인 모두에게 권하는 게 아닌가? 몸소 체험했고 그것으로 어떤 변화를 경험했기에 나눔을 선택했다. 걷기는 그녀의 선택이었지만 이후 걷기라는 것이 연지의 삶에서 얼마나 큰 변화를 되었을까? 걷기가 소재도 되고 제목도 되며 주제가 되는 삶을 살았고 기록으로 남겼다. 그 기록으로 걷기에 관한 책이 출간되었다. 그럼에도 아직 걷기에 대한 그녀의 찬사는 끝나지 않았다. 한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준 걷기. 수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연지의 걷기처럼 수애 자신에게도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준 매개가 있을까 하고.


과거 연지는 아팠다. 지금 느껴지는 탄탄한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가온독 문을 처음 두드렸을 때 그녀는 단단하고 강해 보였다. 걷기 이전에 연지는 몸이 아파 아이들 아침 등교할 때 마주하며 인사한 번 하기 힘이 들었다. 결혼 이후 출산과 더불어 찾아온 산후 우울증과 후유증. 제대로 치료과정을 거치지도 않은 상태로 둘째를 가졌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래서 둘째는 낳아야 할지 아님 포기를 해야 할지 선택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결국 둘째를 낳고 연지의 몸과 마음은 회복이 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상했다. 연지의 생각이 건강하게 변함은 기적이었고 더 큰 변화는 가족 간의 시간도 매 순간 충분히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아이에게는 생생한 경험이 되었고 소소한 걷기가 점차 더해져 3일이 일주일로 그리고 마라톤을 하기까지. 도전하며 얼마나 큰 보물을 얻은 셈인가?


연지의 따뜻한 맘은 그대로 전해졌고 수애는 인간의 삶에서 무한과 유한의 경계에 대해 문득 생각에 잠겼다.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집요하게 들여다보며 가온독 멤버들을 한 사람씩 뚫어지게 보게 된다. 그들의 삶이 궁금하다. 사람들은 삶이 유한하다고 믿는다. 혹은 무한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인간의 한계는 무한과 유한 어디에 가까운 걸까? 이 질문에서는 벌써 답을 의식이라도 한듯한 표현 '한계'라는 단어가 나왔다. 한계라는 건 끝에 다다른다. 끝이 보인다. 끝에 가까워졌다. 극한값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극한이란 그 값 자체가 정확하지 않기에 근삿값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극한값은 구할 수 있고 그것은 유한의 값으로 하자는 수학의 일종의 약속 같은 것이다. 알 수 있는 것과는 달리 수학적으로 극한값이 존재함은 어떤 함수가 연속이 되기 위한 통로, 조건 같다. 그러니 유한인 것은 무한의 조건으로 마치 공통처럼 당연하게 존재하고 있어야 한다. 수애는 자신의 삶은 이제 몇십 년 후면 끝나는 유한의 삶을 살고 있지만 딸과 아들을 통해서 그리고 다음 세대에 의해서 거듭되는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곧 우리 삶이 무한함을 말한다고 믿는다. 그 무한의 삶도 조금 더 건강하게 자신을 지켜 유한의 삶에서 최선을 다해 낼 때 무한의 삶까지의 여정이 좀 더 지속되고 순탄하리라. 오늘 수애의 생각을 정리하도록 도와준 새로운 멤버 연지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연지가 정말 단단해 보였다.

과거 경험과 상처를 딛고 일어난 그녀에게 빛이 나는걸 수애는 보았다.


삶의 순간도 마찬가지다. 어떤 순간 우리는 끊임없이 낙하하며 낙하 운동을 할 때 그때의 삶은 나락으로 끝이 나는 걸까? 하며 앞서 있는 두려움으로 깊은 번뇌에 빠진다. 우리들의 낙하는 새로움으로 좀 더 단단하고 다른 모습으로 비상하려는 새 처럼 그 힘을 더 강하고 크게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애와 같이 어른들이 그 깨달음을 얻는 데까지는 긴 여정을 지나왔다. 비록 냉정해 보이기는 해도 지금 그 과정 위에서 현재 청소년들 역시 긴 낙하 운동을 하고 있다. 물론 낙하를 제대로 해야만 다시 떠오르는 비상을 잘 해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온독 여러 멤버의 에피소드와 어린 왕자와의 인연을 각자의 삶과 연결해서 담았다.


새로운 번개 토론 모임인 1001호 반상회에서 가온독 멤버들과 만나 속닥속닥 나눔의 시간을 가졌다.


《어린 왕자》와 에피소드


멤버들과 함께 나눈 어린 왕자는 우리 어른들에게 일침을 가할 뿐만 아니라 지금의 현실을 고발한다. 어린 왕자는 강하게 강압적으로 어른들을 변화시키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조용히 지속적으로 자신을 표현한다. 또렷한 음성으로 자신을 얘기하고 어른들을 고발한다. 상처받고 진정한 사랑에 허덕이는 우리를 가끔은 감싸 안아준다.


언주가 먼저 화두를 던졌다. 책 [어린 왕자]에서 또는 삶에서 에피소드가 있으면 멤버들에게 한번 소개하거나 나눠보자고. 또 어린 왕자의 역할과 의미가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 보기로 했다.


선영에게 어린 왕자는


어린 왕자를 너무나 좋아했다. 선영은 불어를 전공했다. 학교 생활은 대충 했지만 졸업이 가까워지자 4년이라는 시간이 아쉬움으로 다가왔고 시간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졸업 작품으로 특별한 기억을 만들고자 했다. 그런 연유로 그렇게 세상에 단 하나뿐인 선영만의 '어린 왕자 '이 탄생한다. 어린 왕자를 사랑하는 맘을 담아 불어로 정성껏 필사해 가며 삽화도 직접 그렸다. 열정을 다해서 적극적 마인드로 어린 왕자와의 추억을 만들었다. 그렇게 어린 왕자와의 추억을 하나하나 꼼꼼히 짚으 추억을 떠올렸다. 선영은 과거 그녀가 만든 세상에 하나뿐인 어린 왕자 책을 공개했다. 멤버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으며 감탄은 또 다른 자극이 되기도 했다. 칭찬과 격려 뒤에 따르는 자극!!


"자극은 긍정적 에너지를 발산할까?" 수애는 멤버들의 표정으로 인간의 본성을 읽는다. 자신의 내면에서 솟구치는 열정은 단지 자극인지 아니면 질투인지 왜 순수한 마음으로 박수를 보낼 수 없는 걸까? 인간의 본성으로 때론 지나친 친절이 상대적 박탈감이나 상실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선영은 책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어린 왕자가 일몰을 지켜보는 부분에서 감동을 했고 그녀가 살았던 삶을 보았다. 일몰과 일출에 큰 의미를 두며 살아왔다. 그녀의 한 해와 하루는 해를 따라 움직였다. 어린 왕자와의 인연으로 그때부터 일몰에 많은 관심이 생겼다. 선영은 평소 사진 찍는 것을 취미로 즐겼다. 그 대상이 되는 것은 주로 풍경이었으며 그중에서도 일몰에 관심과 애정이 많았다. 그녀의 사진은 온통 일몰 사진으로 되어있다.


지숙에게 어린 왕자는


지숙은 어린 왕자에 대해 언급하기보다는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인생을 얘기했다. 멤버들의 인생과 각자 생각하는 부자를 정의해서 하나의 문장이나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지 궁금해한다. 수애는 가끔 그녀가 그런 심오한 질문을 할 때마다 거부감이 든다. 삶의 기복이 크지 않은 지숙이 항상 그러는 거처럼 말하고 생각하는 것이 수애를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수애의 마음을 대신하고 있는 어린 왕자에 대한 생각. "아름다움 뒤에 숨어 있는 쓸쓸함이 묻어있는 어린 왕자의 시선에 우리의 삶이 모두 담겨있다." 우리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문장이다. 작가가 어릴 적 꿈꾸었던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어린 왕자는 어른이 된 우리들에게 끊임없이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가끔 채찍질도 했다.


지숙에게 부자란 많은 경험을 하는 것이며 많은 경험을 한 사람이라고 한다. 경험이 많은 사람,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 다른 모든 것은 소멸되지만 경험은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라고. 아이들에게도 그런 경험의 힘을 알기에 좀 더 힘들게 경험하게 했다.


지숙은 정말 경험을 삶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이라 생각할까? 수애는 지숙이 말한 것이 진실이라면 그녀의 아이들이 크면 경험에서 오는 단단함과 무르익은 감정들이 빛을 바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애에게 어린 왕자는


수애는 아마도 다른 멤버들이 말한 이유들에서 어린 왕자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 어른들이 꼭 읽어야 할 동화로 꼽힌다고 얘기한다.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성경을 다음으로 많은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반복해서 리커버 작품들로 재탄생되고 있다. 수애에게 어린 왕자는 작가인 생텍쥐페리 자신이 어른이면서도 어린아이의 순수성을 잃지 않으며 어른들의 세상을 비판하는 것이 간접적으로 묻어나 있는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반성문이자 기록문이다. 생텍쥐 베리 자신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어린 왕자와의 대화는 자신과의 대화라고 생각한다. 《어린 왕자》는 시간이 흐르면서 사랑하는 독자들에 의해 재해석되었으며 그녀는 이야기 또한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수애는 생텍쥐페리가 초판인쇄에 기록했던 후기로 기억되는 글을 언급했다.


"나는 마음이 아이들처럼 여리기 때문에 어른들에게 내가 그들의 세계에 속했다고 말한 적이 없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언제나 다섯 살이나 여섯 살이라는 것을 그들에게 숨겼다. 또한 나는 그들에게 내 그림들을 숨겼다. 하지만, 친구들에게는 보여주고 싶다. 이 그림들은 어린 시절 내 기억 속에 있었던 것들이다."


수애가 언급한 글에서 생텍쥐페리의 순수한 마음이 느껴진다. 그는 어린 왕자를 대신해서 자신이 어린이가 되어 순수함은 지키고 어른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모험하기를 좋아했고 대표적으로 비행을 즐겼다. 그 시대의 비행은 그야말로 위험했다. 전쟁과 맞물려 위험의 고비를 여러 번 넘겼으며 결국에는 마지막 비행과 함께 실종되면서 우리 곁을 떠났다.


수애는 묻는다. "생텍쥐페리에게 비행이란 무엇이었을까? 자유일까?" 수애는 페리에게는 자신의 힘, 남성다움을 좀 더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건 비록 죽음과 맞물려 있지만 모험과의 교집합을 이루는 것이 바로 비행이 이었다고 생각했다.


지숙이 던진 질문에서 수애는 부자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내가 생각하는 부자는 자신에게 주어진 순간을, 지금의 시간을 충분히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지금의 토론 시간도 충분히 누리고자 했다. 슬픔의 시간에는 그것을 만끽하며 기쁨의 순간에는 그것을 모두 기억하고자 한다고 했다. 다시 수애는 멤버 모두에게 물리적인 부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후 생각한다. 수애 본인은 완전한 자유가 진행 중인 거 같다고. 물욕이, 그런 욕구가 많이 사라진 건 현실 속 곳곳에서도 드러난다. 하지만 그것이 완전한 자유를 얻었다고는 할 수 없다. 수애는 진행 중이고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 그녀는 시간과 순간을 온전히 누리는 것 자체에 부자에 대한 가치를 두고 있다. 이제는 아주 사소한 마음까지도 그것에 집중되어 있다.


영이의 어린 왕자


영이는 마음이 정말 순수하다. 깨끗하고 영롱하다. 영이가 어느 날 지인의 집을 방문했을 때 여러 경험을 통해서 상대가 보지 못하는 아름다움을 그녀는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것이 달라진 지금의 삶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그런 것들이 더욱 두드러지게 보인다고 했다. 영이야 말로 매 순간 시간을 충분히 누리고 집중하고 있었다.


영이에게 부자라는 건 과거와 달라진 맘이라고 했다. 물론 언주의 말처럼 한 달에 고정적인 최소한의 수입이 있으면 더 좋겠지만 지금은 호화로운 지인의 집에 초대되어 방문한 자신이 그 집을 보며 감탄하고 조금의 부러운 맘이 드는 건 머리지 가슴이 아니라고 했다. 과거에는 가슴이 벌써 부러워했는데 이성이 강하게 눌러왔던 감정이라고 했다. 영이는 이전과 다르게 부럽지 않다고 했다. 영이의 가슴은 이전과는 다르게 반응했다. 이젠 그것들을 담담히 바라볼 수 있는 달라진 맘이야말로 스스로 부자라는 생각이 들게 다.


언주의 어린 왕자는


언주는 앞서 언급된 어린 왕자의 별에서만 가능한 하루 여러 번의 일몰을 생각하며 지구에서의 일몰에도 관심을 보였다. 일출에 집중하는 우리가 어린 왕자의 작은 별에선 하루에 석양을 여러 번을 볼 수 있었다. 어린 왕자는 어느 날은 해가 지는 것을 43회나 본 적도 있는데 그건 어린 왕자가 슬펐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우리의 슬픔 또한 예사롭게 넘길 수 없다. 언주는 전에 있었던 토론 모임에서 수애가 말한 슬픔을 다시 떠올렸다. 모든 감정의 종착역이자 총체인 슬픔에 대해. 누구나가 슬픔에 잠기면 석양을 좋아하게 된다는 어린 왕자의 맘을 알고 나니 일몰에 더 많은 관심이 생겼다. 슬픔을 대신할 석양은 인간의 감정을 한꺼번에 담고 있으니 가슴은 유연하지만 더 담담해진다. 언주는 앞으로는 해가 지는 것을 바라보면 항상 어린 왕자가 생각날 거 같다.


청소년 코칭을 하는 언주는 자신이 생각하는 부자에 대해 나눔을 몸소 실천하는 삶이라고 했다. 그녀는 지금의 청소년들의 꿈 자체가 너무나 안타까웠다. 자신들이 진정 좋아하는 것이 아닌 단지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미래의 청년들을 생각하니 암담해졌다. 언주는 앞으로 많은 것을 유지해 나가려면 최소한의 수입은 창출되어야 하겠지만 이후에 조금이라도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는 나눔의 실천이야말로 진정한 부자라고 생각했다. 언주는 자신도 기회가 된다면 나눔을 실천하고 싶어 했다. 열심히 노력 중이라고.


린의 지혜


린은 부자로 가는 길이 통로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목표와 목적지가 부자인 것에서 멈춘다면 참으로 아프고 불편한 미래를 맞이하는 일이라고 염려했다. 린의 연륜은 멤버 모두가 인정한다. 그 경험에서 오는 지혜는 삶의 깨달음이다. 린의 말에 수애는 깊은 공감으로 평온하고 긴 호흡을 했다.


린은 마무리와 함께 성인의 마음과 매의 눈으로 가온독 멤버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삶의 꿀팁을 속사포로 뱉어냈다. 하나하나 열심히 듣고 새겨야 하는데 토론 마무리가 되어 가니 벌써 조금씩 잊힌다. 어린 왕자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린과 멤버 모두 순수함을 잃지 않으며 성숙함으로 달라진 오늘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워 보였다.


연지 또한 순간을 충분히 누리고 있는 거 같았다. 참, 부자에 대해 연지는 자신이 처한 이 순간에 집중하고 집중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건 곧 모두의 생각과 같다.


《어린 왕자》에 대해서라면 인연이 깊은 만큼 할 얘기는 정말 많다. 어린 왕자와의 시간은 지나갔지만 하는 것이 아닌 나눌 것에 집중해서 새로운 나눔에 대해 생각했다.


수애는 아주 조금씩 자신의 변화를 체험한다. 때론 기울기가 급하게 때론 완만하게 가끔은 상수 함수처럼 시간은 흐르지만 제자리 걷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매 순간 그것을 온전히 누린다면 기울기가 감소하지는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다. 조금 천천히 움직인다고 인식하는 건 서서히 밝은 미래가 보이고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종의 비타민 같은 자기 최면이다. 오늘의 이 시간을 온전히 누리다 보니 온독이 더욱 사랑스럽다.


매번 독서 토론모임에 참여하는 멤버 모두 차분함과 단정한 글쓰기, 말씀(문자)이 서로를 감탄하게 다. 그 단정함과 차분함 뒤에 재치와 순발력이 대단하다. 모두가 대단한 내공이 있다고 서로 입을 모았다. 도서관 입구가 시끌벅적하다. 다음을 기약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