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한다'와 '이용당한다'의 경계선

좋은 사람이 아니라, 건강한 사람이 되기 위해

by 말글디자이너

‘늘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


내가 들었던 가장 많은 평가이자, 때로는 나를 가장 지치게 만든 말이었다.

말하지 않아도 일을 알아서 챙기고, 정리되지 않은 상황을 혼자 마무리하고, 남들이 꺼리는 일에도 손을 들었던 시기들이 있었다.


'언젠가는 그 성실함이 기회로 이어지겠지'. 그런 마음으로 버텼다.


하지만 돌아보면, 그때의 나는 '열심히'가 아니라 '지나치게' 일하고 있었다.


내 몫 이상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늘 마지막까지 남아 있어야 하지?”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정작 중요한 자리는 왜 늘 비켜가야 하지?”


그제야 깨달았다. 내가 놓친 건, 일을 잘하는 방식이 아니라 '나를 지키는 방식'이라는 걸.


그렇다면 ‘열심히 한다’와 ‘이용당한다’는 그 경계선에서 나를 지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업무에서 내 우선순위부터 챙긴다.


지나치게 열심인 사람은 조직 안에서 ‘해주면 좋은 사람’이 아니라 ‘당연히 해줘야 할 사람’으로 자리 잡기 쉽다.

그래서 이제는 ‘모든 일에 예스’ 대신, ‘나의 우선순위’를 먼저 챙긴다.


업무의 흐름, 나의 일정, 조직의 책임 구조를 먼저 살피고 그다음에 결정한다.

지금 이건 내가 꼭 해야 하는 일인지, 아니면 단지 거절하지 못해서 떠안은 일인지.

열심히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내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둘째, 도움의 역할임을 상기시킨다.


한번 도와준 일을 ‘늘 해주는 사람’으로 만들지 않기.


이건 조직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데 꼭 필요한 태도다.


도움을 줄 땐 명확하게 전한다.

-“이번은 제가 도와드릴게요. 하지만 다음은 ◯◯팀에 바로 요청하셔야 할 거예요.”

-“이 일정은 오늘만 가능한 거라, 다음은 다른 분과 조율하셔야 할 것 같아요.”

이렇게 말하면 ‘이번은 도와주되, 다음은 아니다’는 메시지가 전달된다.

서운하지 않게, 그러나 분명하게 선을 긋는 방법이다.


셋째, 기대 이상의 역할을 반복하지 않기


‘나는 이것까지 해낼 수 있어요’를 반복하면 언젠가는 ‘당연히 해내야 하는 사람’이 되어 있다.


내가 기꺼이 해준 일이 결국엔 내 몫이 돼버리는 것.

그래서 나는 내 역할을 벗어나는 일을 맡게 될 때 이렇게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건 내가 기꺼이 선택한 일인가?”

-“아니면 거절하지 못한 결과인가?”

선택이라면, 책임지면 된다. 하지만 회피하지 못해서 얻은 결과라면 다음부터는 경계를 세워야 한다.


모든 열심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그 열심이 나를 이용하게 내버려 둬선 안 된다.


‘착한 사람’보다 ‘건강한 사람’이 되는 것.


그게 내가 오늘도 나를 지키는 방식이다.


무너지지 않고 일하기 위해서,

내 자리를, 내 마음을 단단히 다지기 위해서.

"누군가의 기준에 맞추기보다

내 중심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기로 한다.

그게 열심히 일하는 내가,

조금 덜 지치고 오래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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