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만만하게 보는 사람에게 보내는 시그널
말하지 않고 전하는 3가지 시그널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누군가의 ‘태도’로부터 나의 위치를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도움을 요청하면서도 ‘해주는 게 당연하다’는 듯한 말투. 명확한 역할 분담 없이 “이건 그냥 해주시죠”라며 던지는 메일. ‘언제든 부르면 움직일 수 있는 사람’처럼 여기는 태도.
나는 공공기관에서 언론홍보 업무를 맡고 있다. 업무 특성상 타 부서 중간관리자들과 협업할 일이 많은데, 이럴 때 나를 일종의 ‘홍보대행사’처럼 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상대는 부서장, 나는 계약직. 보이지 않는 그 위계 속에서 내 역할은 자주 축소되곤 한다. 그럴수록 나는 시그널을 보낸다.
작지만 분명한 신호. '당신 지금 선을 넘고 있어요'라고 알리는 신호. 동시에 존중의 필요성을 알리는 신호.
첫째. 언어 시그널 – 말 수를 줄인다.
말이 많아질수록 흔들리는 사람처럼 보일 때가 있다. 특히 내가 왜 이 일을 맡았는지, 어디까지가 내 역할인지 설명하려 애쓸수록 더 그렇다.
그래서 나는 말 수를 줄이는 쪽을 택한다. 불필요한 친절보다 단정한 응답, 습관적인 ‘네, 알겠습니다’ 대신 정확한 확인.
- “그 내용은 검토 후 답변드리겠습니다.”
- “이 범위까지만 진행 가능합니다.”
- “방향이 정해지면 그에 맞춰서 조율하겠습니다.”
이런 말투는 때론 차갑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선의의 거리가 나의 태도를 지켜주는 울타리가 된다.
둘째. 몸짓 시그널 – 예의는 기본만
상대의 말투나 태도가 불편할수록 나도 반응을 조심하게 된다. 그럴수록 정중하지만 짧게, 기본만 지키는 예의로 선을 그어둔다.
- 과한 웃음은 줄이고
- 고개를 깊이 숙이기보다 눈을 마주치며 인사하고
- 메모를 하며 기록하는 태도로 일의 ‘중요성’을 표현한다.
몸짓은 말보다 빠르다. 그 사람과 내가 어떤 관계인지, 이 일이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자세와 손끝, 시선 하나로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
그 작은 모습들이 내가 나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까지도 말해준다.
셋째. 표정 시그널 – 감정을 뺀다.
억울하거나 무시당한다고 느낄 때, 그 감정을 고스란히 담은 얼굴은 오히려 나를 더 쉽게 흔들 수 있는 틈이 된다.
그래서 나는 감정 없는 표정을 연습했다.
- 기분을 상하게 하는 질문엔 고개를 끄덕이며 짧게 반응하고
- 불쾌한 말에는 눈을 맞추되 표정을 바꾸지 않고
- 피하고 싶을수록 더 침착하게 바라본다.
그 표정은 말한다. “내가 나를 가볍게 여기지 않으니, 당신도 조심하십시오.”
직장에서 나의 ‘품격’은 큰 성과나 평가로만 결정되는 게 아니다.
지켜야 할 말을 지키고, 해야 할 태도를 유지하고, 내가 만든 경계를 스스로 존중하는 태도까지 포함된다.
바로 그런 태도가 결국, ‘나를 만만하게 보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가장 분명한 시그널이 된다.
"나는 나를 존중합니다.
그러니 당신도, 조심히 다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