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말코 Mar 11. 2023

오프라인으로 출격!

오프라인 행사에서 팬을 만드는 태도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SNS에서 팔로워를 모으고, 팬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면 오프라인 마켓이나 페어를 꼭 나가보기를 권한다. 아무리 온라인에서 끈끈한 사이라고 해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과는 천지차이다. 직접 마주해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나눔으로써 차원이 다른 끈끈함을 만들 수 있다. 나는 오프라인 페어에 참가했을 때 팬이 생겼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은 적이 많다. 그리 많은 페어를 참여하지 못했음에도, 지금까지 댓글이나 DM으로 '그때 그 페어에서 봤을 때 팬이 되었어요!'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다들 코로나 시대를 겪어봐서 알겠지만, 온라인으로 모든 게 가능하다고 해도 어딘가 조금 부족하고 아쉬운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직접 내 눈으로 보고, 내 귀로 듣고, 내 감각으로 느낌으로써 더욱 강력한 끌림이 만들어지는데, 그 모든 건 아직까진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하다. 팬을 만드는 것도 마찬가지다. 더 강한 끌림을 느끼게 만들고 싶다면 오프라인으로 나가보자.



오프라인에서 팬을 만드는 태도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마켓에 나가보기로 결심을 했다면 지금부터 나올 이야기들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내가 마켓에 참여하는 한정된 시간 동안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오프라인 마켓이 내게 득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봤더니 작가님이 더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나간 페어에서 작가가 영- 별로더라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될 지도 모른다. 이건 자랑인데, 나는 실제로 보고 작가님 팬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나한테는 좋은 소리만 해주시니까 나 혼자 그렇게 느낀 걸지도 모르겠지만 현장에서 나의 테이블이나 부스에 찾아주시는 분들이 풍기는 찐한 진심을 나도 느껴졌으니 분명 내 생각이 맞을 거라 믿는다. 좀 더 확실한 증거를 대보자면, 계정을 팔로우하면 선물을 주는 이벤트를 해도 팔로워 이탈이 많이 없었다. 이 말인즉슨 팔로우를 하는 목적이 선물 말고도 무언가가 있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나의 어떤 태도가 오프라인에서 팬을 만들었던 것인지, 필승전략 3개를 공유해 본다.


(이 편에서 말하는 오프라인은 온라인 밖의 세상을 말한다. 나는 가게를 내고 운영을 해 본 적은 없으니 페어, 마켓, 전시 등 단기적으로 진행되는 오프라인 행사를 위주로 이야기해 보겠다.)



1. 먼저 반갑게 인사하기

대부분 마켓에 참가하면 부스나 테이블을 제공받는다. 배정받은 테이블에 가져온 상품들을 가지런히 올려놓고 이제 손님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마켓 오픈 시간이 지나자 관람객이 한-두 명씩 내 테이블 앞을 지나간다. 그러다 한 분이 내 테이블 위에 놓인 상품이 궁금해서 걸어왔다. 그때 내가 가장 먼저 할 일은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거다. "안녕하세요-!" 평소보다 조금 톤을 올려도 좋다. 반갑게 인사하자. (실제로 내 테이블로 누군가 다가와 주면 저절로 반가워진다.) '혹시 혼자 조용히 보고 싶어 하지 않으실까?'라는 생각에 손님을 배려한답시고 혼자 핸드폰을 보고 있거나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고 있지는 말자. 물론 뭐, 이것도 각자의 선택이다. 하지만 나는 먼저 인사하기를 권한다. 인사부터 하고, 손님이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면 '편하게 둘러보세요!'라고 말하고 편하게 볼 수 있도록 빠지면 되니까. 지난해 참여했던 전시에서 만난 손님이 블로그에 댓글을 남겨 주셨는데, 그게 기억에 크게 남았다. '먼저 반갑게 인사해 주신 건 말코 작가님 뿐이었어요! 그래서 너무 좋았어요!' 정말 반가운 인사만으로도 호감을 얻을 수 있구나를 느꼈다.



2. 비하인드 스토리 털어놓기

인사를 반갑게 건넸을 때, 같이 반갑게 인사를 받아주는 손님이라면 대화를 더 이어가도 좋다. 일단 내 브랜드와 상품을 소개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대신 너무 길지 않고, 뇌리에 남게. 그래서 나는 명함을 건네며 '캐릭터 이름이 말코에요. 호랑말코에서 따온 말코랍니다' 라고 덧붙인다. 그러면 대부분 '호랑말코? 하하 재밌네요!' 로 대화의 물꼬가 트인다. 이제 대화를 시작하면 되는데, 어떤 이야기를 해야할까? 브랜드와 상품 소개만 주구장창 늘어 놓는 건 너무 지루하고 뻔하다. 뻔한 이야기를 하면 친해지기 어렵다. 친해지려면 좀 더 속 깊은 이야기가 필요하다. 나는 손님이 관심을 가지는 상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놓는다. 기획 단계에서 했던 생각들, 만들면서 생겼던 일들, 지금 팔면서 느낀 감정 같은 이야기들. 시시콜콜해 보일 수 있지만, 친구나 동료 사이에서나 할 법한 이야기들을 처음 본 손님에게 건넨다. 예를 들면 "티셔츠를 만들어 팔려고 했는데, 이게 단가가 생각보다 너무 높지 뭐예요? 그래서 이번엔 망해서 못 들고 왔어요 하핫.." 이라던가, "제가 이 페이지를 제일 좋아하거든요, 책 쓰면서도 이 페이지 기록할 때 제일 즐거웠어요!" 라던가, "아니 이 포스터가 이렇게 잘 팔릴 줄 몰랐어요!" 같은 이야기들.


자칫 잘못하면 TMI 수다쟁이처럼 보일 수도 있으니 언제나 적당히가 중요하다. 다행인 건 이 대화를 오프라인에서 나눌 수 있다는 것! 오프라인에선 상대방의 눈빛, 몸짓 등을 살필 수 있으니 이 사람이 나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 하는지, 혹은 부담스럽다고 느끼는지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일방적으로 쏟아내지 말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면 된다. 그리고 조금 더 친밀함을 느낄 수 있도록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 놓는거다.



3. '온라인의 나' 와 '오프라인의 나'의 갭 차이 줄이기


인스타그램에서 좋아하던 작가님이 있었다. 만화가 너무 재미있었고, 유쾌하게 스토리를 푸는 방식이 마음에 쏙 들었다. 작가님이 메일링 서비스를 연다길래 구독도 했고, 책을 냈다는 소식에 바로 결제를 했다. 그리고 그 작가님이 마침 가려던 북페어에 참여한다는 소식에 바로 페어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그 부스로 달려갔다. 그런데 온라인에서 알던 작가님과 현장에서 마주한 작가님은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온라인에선 분명 유쾌하고, 귀엽고, 소탈한 분위기를 풍겼는데, 사인을 받느라 아주 짧은 대화를 나눌 때는 전혀 그런 모습이 느껴지지 않아서 내심 살짝 실망을 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평소에 화장을 잘 하지 않고 안경을 주로 끼는 편인데, 페어에 참가할 때면 그래도 밖에 나가는 거니까 렌즈를 끼고 화장을 하기도 한다. 나의 부스 운영을 도와주던 친구에게 들은 건데, 내가 렌즈를 끼고 있을 때는 사람들이 이렇게 말한다고 했다. '작가님이 캐릭터랑 좀 안 닮은 것 같아'. 그런데 나의 안구건조증으로 인해 렌즈를 빼고 안경을 끼고 있을 때면 사람들이 또 이렇게 말한다고 했다. '와! 작가님 캐릭터랑 완전 똑같이 생기셨어!!' 내 생각에는 내가 안경을 벗으면 인상이 많이 달라져서 그런 것 같다. 말코는 쾌활하고, 에너지가 넘치고, 귀여운 캐릭터인데 안경을 꼈을 때의 이미지가 말코의 이미지에 더 가까워서 안경을 끼고 있을 때 호감도가 더 올라가는 것 같아 보였다.


온라인에서, 특히 나를 드러내지 않고 활동을 하게 될 때 가상과 현실 세계 사이에서 벌어지는 간극을 주의해야 한다. 온라인에선 내가 보여주고 싶은 내 모습만 보여주게 될 때가 많다. 온라인에서 나를 알게 된 사람들은 내가 보여준 모습만을 보고 나로 인식한다. 현실의 나와 온라인에서의 나를 점점 멀게 만들수록 보는 이들의 실망은 커지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온라인에서 나의 모든 모습을 보여주라는 게 아니다. 이전 편들에서 이야기했던 것들을 떠올려보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골라서 하라고 했었으니, 그 이야기를 하면 된다. 대신에 솔직해지자는 거다. 온라인에서 하는 이야기를 꾸며내지 말고, 진심을 다해 이야기하는 거다. 그렇다면 오프라인에서 같은 메시지를 이야기해도 어색함이나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또는 온라인에서의 나를 현실에 잠깐 적용시켜보는 것도 괜찮다. 내가 그리는 만화 속에서 말코는 굉장히 밝고, 유쾌하고, 에너지가 넘친다. 그래서 나는 말코로 참여하는 오프라인 행사에서만큼은 잠시 말코가 되어 본다. 다들 안 믿는 눈치지만, 나는 낯을 가리는 편이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 대뜸 말을 걸지도 않고, 잘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이어가는 것도 힘들어한다. 그래도 말코로 참여하는 시간만큼은 말코스럽게 먼저 반갑게 인사하고, 묻지도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슬쩍 흘리고, 책을 구매하시는 분이 계시면 먼저 '사인해 드릴까요?'라면서 넉살 좋게 묻기도 한다. 이 방법은 특히 평소에 나의 계정을 보고 있던 팔로워에게 효과적이다. 온라인에서 좋게 느꼈던 이미지를 현실에서도 똑같거나, 혹은 더 느낄 때 호감이 상승한다.



마치며


미국에 와서 가장 아쉬운 점은 오프라인 행사에 자주 참여할 수 없게 된 것. 오프라인 마켓은 팬을 만드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나의 비즈니스를 지속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이 되기도 한다. 가상의 공간에서 좋아요로만 평가를 받던 나의 창작물이, 실제 현장에서 생생한 반응을 얻고, 팔리는 경험은 큰 힘이 된다. 직접 참여해 본 사람만 아는 느낌이라 뭐라 말할 수가 없네..! 그러니 직접 나가서 느껴 보셔라!



작가의 이전글 나의 팬을 만드는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