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감을 까먹으며
겨울밤 군불이 잘 든 아랫목에 앉아
사과 먹을래? 밀감 먹을래?
사과는 깎아 먹기 귀찮다며
방바닥에 배를 깔고 밀감을 고집하는 막내 형에게
달콤 아삭한 사과 깎아 한 조각 살며시 건네면
게 눈 감추듯 먹어치우고 또 달라며
슬며시 손을 내밀었다
겨울밤 보일러가 잘 돌아 윗목에 앉아
사과 드실래요? 밀감 드실래요?
깎아 먹는 재미가 있다며
방바닥에 배를 깔고 사과를 고집하는 내게
까먹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새콤달콤 밀감 한 쪽 건네는 아들 향해
슬며시 입을 벌린다.
게 눈 감추듯 뚝딱 먹어치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