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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글손 Dec 13. 2017

밀감을 먹으며

과거와 현재는 언제나 중복된다

밀감을 까먹으며     



겨울밤 군불이 잘 든 아랫목에 앉아

사과 먹을래? 밀감 먹을래?

사과는 깎아 먹기 귀찮다며

방바닥에 배를 깔고 밀감을 고집하는 막내 형에게

달콤 아삭한 사과 깎아 한 조각 살며시 건네면

게 눈 감추듯 먹어치우고 또 달라며

슬며시 손을 내밀었다     



겨울밤 보일러가 잘 돌아 윗목에 앉아

사과 드실래요? 밀감 드실래요?

깎아 먹는 재미가 있다며 

방바닥에 배를 깔고 사과를 고집하는 내게

까먹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새콤달콤 밀감 한 쪽 건네는 아들 향해

슬며시 입을 벌린다.     


게 눈 감추듯 뚝딱 먹어치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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