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밥은 식은밥이다
사랑이 담긴 따뜻한 밥 한 그릇
현대인들은 바쁘다. 바쁨과 빠름은 이 시대의 도덕처럼 여겨진다. 수첩을 펼치면 일정만 빼곡하고 빈 자리는 왠지 이 시대에 홀로 남겨진 듯하다. 생각을 적을 여백은 늘 텅텅 비고 만다. 이러라고 있는 수첩의 여백이 아닐진데 말이다.
눈 비비고 일어나면 아이들 아침 밥 앉히는 게 일이다. 그나마 다행인 날이다. 다행인 날이 많아 다행이다. 밥맛이라 하지만 따신 반찬 하나 해주고 싶어 냉장고를 연다. 어제 먹다 남은 반찬 조각들을 꺼낸다. 계란을 굽는게 따신 반찬의 최고이니, 아침은 늘 냉랭하다.가끔은 밥솥에서 잠든 식은밥이 밥상의 주인이 되기도 한다. 바쁘다는 핑계이겠지만 그리되고 만다. 그래도 잘 먹어주는 아이들이 고맙다. 둥지를 떠나 세상 구경간 아이들. 남겨진 부모는 식은밥 한 덩이조차 목에 매였는지 물어 말아 삼키고 만다.
우리네 엄마는 제 아무리 힘들어도 따신 밥 한 그릇, 국 한 그릇에, 잘 썰어낸 김치를 주셨다. 아침밥은 사랑이었다. 이제는 아침밥이 식은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