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기 9

이건 아니라고 봐!

by 말글손

일기를 매일 쓰려고 마음 먹은 자체가 잘못인지도 모르겠다. 지금 시간 20시 19분. 시작.


우선은 오늘의 기분은 썩 좋지 않았다. 순간순간의 감정은 시시각각 변했지만, 전체적으로 뭐랄까? 울적하다고 해야하나? 뭐, 그런 날이다.


06시 40분 기상, 아이들 밥을 대충 차리다, 아내에게 맡기고 나도 출근 준비. 지난 주말이 피곤했는지 두 아들도 피곤해했다. 아내도 역시. 나도 역시. 그래도 다시 일주일 시작!


월산초 학부모 독서모임 진행에서 지난 주의 감사일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울컥 회원하거나, 눈물을 훔치거나, 고개를 끄덕이고, 박수를 치면서 시간은 금방 흘러간 듯했다. 흐르는 시간의 객관적 흐름이야 세상 어디에서나 다를 바가 있겠냐만,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묘한 마법이 시간이다.


본격적인 배달 레이스가 시작되었다. 김해 합성초 검사지 배달과 서류 송부, 창원 대암초 감정노트 전달, 창원 신월초 검사지 배달과 서류 송부, 중리 삼계중 결과지 배달과 일정 조율, 광려중 OMR 회수와 우체국 택배. 김해-창원을 왔다갔다 배달을 하다보니 점심도 거를 수 밖에 없었다. 까짓 거 한 끼 안 먹는다고 죽나?싶지만, 아침도 걸렀으니, 배가 고프기 마련이다. 먹지 않고 살 수는 없다. 그래서 먹고 사는 가장 기본적인 일이 존재의 첫번째 해결과제인가 보다.


자치회장과 계장과 함께 골목길 ; 잇다 개통식 준비 회의하면서 콩국수를 한 그릇 사줘서 먹었다. 역시 음식맛은 여기에 있다. 그리고 동장과 짧은 회의.


정훈이는 집에 와서 이발을 하러 다녀왔다. 제법 잘 나온 듯 한데, 본인은 정작 만족을 했는지 아닌지. 크게 반응을 보이지 않고, 괜찮다고 했다. 본인의 선택을 최대한 존중하고 싶었다. 강의 준비를 조금 더 꼼꼼하게 하고, 수요일, 발달장애인과 함께 체험할 장소를 정하고, 몇몇 전화 통화를 하고, 카톡을 주고받고. 그 사이에 벌써 시간이 지나고 만다. 지금 시간 20:31분.


타이핑 몇 자에 벌써 12분이 지난다. 생각을 정리할 시간도 되지 않는다. 참! 낮에 지난 주 아버지 학교 강의와 이번 주 강의 문제로 전화가 왔다. 정말 차근차근하게 설명하는 담당 선생님의 모습에서 나와는 다르다고 느낀다. A는 A요. B는 B인데도 전달은 늘 정확해야 하나보다. 그래. 지난 번에 1시간 30분 강의를 잠시 잊고, 시간을 넘기고 말았다. 난 2시간으로 착각. 물론 팀장님께서 사전 설명하시느라 10분 소요. 오늘은 시간 문제와 강의의 재미를 위해서 언어 순화가 필요하다는 환류를 듣고, 역시 나는 아직 꼰대이거나, 옛 사람이거나, 그런 면을 가지고 있다고 스스로 평가를 내렸다. 평가는 나에게 내리는 최고의 선물이지만, 타인을 평가하면 안 되겠지.


참! 함안 캠퍼스형 방과후 학교 토론 강사와 퍼실리테이터를 모집해야 하는데.. 잠시 일을 하러 가야겠다. 10시 30분에 훈서가 수학학원을 마치면 데리러 갈 거다.(친구한테 배워서 봐 주는거다.) 자식! 학원 다니지 말고, 혼자하라고 했건만, 이렇게 자꾸 일을 만든다. 공부는 혼자 하는 거야. 이 좋은 세상에서. 그래도 좋은 말로 오늘도 수고했다고 인사를 하면서 데리고 와야겠다. 그리고 곧 잠이 들겠지. 오늘의 나에게도 미리 수고했다고 인사를 하면서 내일도 힘차게 하루를 시작하고 즐겁게 마무리하라고 이야기 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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