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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ㄱㅅㅈ Jul 16. 2023

무조건 내 편



무조건 내 편 



2년전 즈음, 우연히 책 한권을 만났다. 만났다는 표현이 맞을까. 아니면 필연적이였을까.  오래된 일이라 어떻게 이 책을 '찾아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그때 만난 이 한권은 내게 인생을,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했고, 한 권을 찬찬히 음미 다 읽는 동안 밑줄이 한가득 채워진 곳이 많았다. 

수많은 책의 홍수 속에서 지금의 나의 상황과 마음에 딱 들어맞는 책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찾고, 그 사람이 읽는 책의 좋은 글귀가 마음에 와닿으면 저장을 해두거나 '다음에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을 읽고 너무 좋아서 추천을 했는데, 이미 이 책을 읽었고 좋았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그렇게 한권의 책을 꼭꼭 씹어 그때 내게 큰 힘이 되었다. 그리고 오늘 다시 그 책을 집어들었다. 


사람이 바뀌기가 쉽지 않다. 그때 책을 읽으며 '그래 나도 그렇지. 그래 이제 변화할래' 라고 했지만 오늘 밑줄 그은 부분을 다시 읽으니  마치 처음인 듯 아닌 듯 반성하게 되고 다시금 생각하게 되지만 여전히 비슷한 나의 상태를 인지하고 보니 당장 바뀌지 않더라도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떠올려 내가 조금 더 안정적이고 마음이 편하게 살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책을 읽고도 사람마다 와닿는 부분이 다를 수도 있고 같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같은 책을 읽고도 같은 문장을 보고도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느끼는 부분이 같다면, 여전히 나는 그자리에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쯤되면 대체 무슨 책이길래? 

궁금해졌을지도. 


내가 이렇게 칭찬을 자자하게 했던 책의 이름은 '위대한 일은 없다. (저자 문숙)' 이다. 일부 챕터만 소개하나 밑줄그은 부분도 많아 나의 생각과 같이 기록해 본다. 




무조건 내 편 되기


p.183. 

누구에게도 사정을 설명하지 말라. 그들이 너의 친구라면 이미 이해하고 있을 것이고, 그들이 적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무슨 말을 하건 오히려 그걸 이용해 너를 적대시하고 공격할 것이다.


나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대하고 공격해 오는 사람들로부터 나를 방어하는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썻다. 그들이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어떻게 해서든 설명하고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인정받으려 끝까지 노력했다. 



p.184

오히려 나를 부정적으로 대하는 사람들로부터 단 한번 만이라도 칭찬을 듣기를 원했다. 그 결과 나는 어떤 일을 해도 몸이 부서져라 열심히 사는 버릇이 생겼다. 

조금 더 잘해서 그들에게 인정받고 싶었고, 사회가 원하는 '착하고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해 웬만한 일에는 싫다 소리 한번 내지 않고 모든 걸 감당했다. 


해내면 해낼 수록 사람들은 더 많은 걸 원했고, 노력하면 할 수록 오히려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ㅡㅡㅡㅡ

이 문장을 보고 나를 돌아보았다. 나를 둘러싼 90%의 좋은 것들을 두고 10%의 나쁜 것에 온통 마음이 사로잡혀 전전긍긍했던 나. 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보다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몇마디에 마음이 상하고 그 사람들의 말이 진리인 것처럼 '아님을 증명하려고' '부족함을 메꾸려고' 애쓰며 스스로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는 않았던가. 

진실과 상관없이, 나의 진의와 상관없이, 내가 하지도 않은 말로, 내가 하지도 않은 일로 사람들에 의해 '억울해지는 일' 을 몇번 겪게되면 마음이 다치고 사람이 무서워진다. 더이상 다치고 싶지 않으니까. 

곡해 해석하는 건 상대의 일인데, 해결해야하는건 당사자의 몫이 되는 이상한 상황. 

내가 해명하지 않아도 그럴리 없다고. 혹은 사정이 있었겠지 믿는 건 나의 사람들. 

사람 때문에 다친 마음을, 사람 덕분에 마음에 새살이 돋는다. 

같은 사람들, 같은 상황들이 아님에도 일반화의 오류처럼 똑같은 경험을 할까봐. 겪고싶지 않으니까. 

명료한 한마디 보다 구구절절 설명을 덧붙이며 상황을 설명하게 된건 아닐까. 


ㅡㅡㅡ



p.185

자신에게 가장 가혹한 사람은 정작 자기 자신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스스로를 늘 옳고 그름의 잣대로 판단하고 뭔가 부족하거나 잘못했다며 질책하고, 그것밖에 안 되느냐고 윽박지르고, 완벽함을 요구하고, 되지도 않을 걸 꿈꾼다고 핀잔주고,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용서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죄책감을 부여한다.

그 결과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부정적인 마음이 뿌리를 내리면서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비하하는 언행을 하고 자신을 학대하게 된다. 그리고 모든 가능성에서 자신을 소외시켜 버린다. 

완벽해지려고 몸이 부서져라 노력하고, 그때마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며 후회하기 무섭게 채찍을 꺼내든다. 

상상으로 만드렁 놓은 나의 완벽한 이미지를 따라잡을 방법은 없다.  

나를 포장하는데 많은 시간과 돈을 쓰게 된다. 그러고는 아무일 없다는 듯 더 열심히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느라 내면에 존재하고 있는 '나'는 정작 질식해서 죽어간다. 



ㅡㅡㅡ



그동안 나는 내 편이 되어주었는가. 

다른 사람들의 감정은 잘 들어주고 끄덕여주면서 나의 감정은 과연 잘들어주고 끄덕여주고 있는가. 

무엇보다 내가 나와 잘지내야 한다. 

내가 나를 지켜야 한다. 무례함을 넘어서는 사람들로 부터 단호함을 보일 줄 알아야 하고 

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90% 에 집중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10%는 내가 나의 중심을 잡고 선별해서 선택적으로 수용유무를 결정해야 한다. 


내가 중심이 바로 서면 흔들리지 않는다. 아니 흔들리더라도 다시 나의 자리를 찾는다. 

나의 시선이 내가 아니라 타인에게 갈 때 마음은 괴로움을 달고 온다. 비교는 삶을 갉아 먹는다. 

알면서도 때때로 그 마음이 올라온다면 알아채고 다시 한발자국 떨어져 나를 들여다보고 내게 주어진 것들의 감사함을 생각한다. 


내가 행복해야 한다. 내가 행복해야, 내가 마음이 안정되어야 상대를 받아들일 여유가 생긴다. 

내가 나를 더 보살피고 아끼고 이해하자 라고 다시금 결심한다. 



내가 만든 완벽함의 허상으로 부터 벗어나자. 

내가 나를 돌보고 아끼며 살자. 적당한 에너지가 유지되도록 너무 소진해서 모든걸 다 잘하려고 하지말자. 



그래도 괜찮다. 

그 누구도 아닌, 내가 나 스스로에게 괜찮다라고 말해주고 

잘했다고 말해주고 

상대의 반응이 나의 기대 만큼이 아니더라도 내가 나를 인정해주면 된다는 것을 잊지말자. 



예전의 나보다 지금의 나는 더 좋아졌고 

앞으로도 더 좋아질 것이다. 



그러니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고 있는 나를 허용하고 응원하자. 





by ㄱ ㅅ 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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