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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교동 Jul 06. 2021

Prologue : 주니어 디자이너 6개월 회고록

좌충우돌 첫 직장, 인턴 도전기

6개월이 지나 내 첫 직장이던 스타트업에서의 인턴 계약이 끝났다. 겨울에 패딩 입고 입사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땀을 뻘뻘 흘리면서 출근하여 회사 분들과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회사 분들과 정도 많이 들고, 좋은 기억도 많았기 때문에 더욱 헤어지는 것이 슬퍼서 평소처럼 퇴근하듯 얼른 회사를 나왔다. 나중에 한 동료분과 이야기를 해보니, 내가 너무 쿨하게 뚜벅뚜벅 문으로 걷더니 “안녕히 계세요~!”하고 나가버려서 다들 당황했다고 한다. 이것이 MZ세대의 쿨한 인사법인가? 라며 사무실이 냉기에 빠졌다고……. 하하. 나 사회화된 줄 알았는데,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이렇게 또 실수 하나 추가하며 끝낸 나의 첫 사회생활, 6개월의 슈퍼 초 초 주니어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의 경험을 기록해보고자 한다.




돌이켜보면 첫 직장임에도 불구하고 일로도, 사회생활적으로도 배운 점이 많아 정말 감사하는 마음이다. (모든 동료분이 정말 좋았다! 빌런 보존의 법칙에 따르면, 집단에는 이상한 사람 하나는 있기 마련인데…. 그게 나였던 듯)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하는 점은 협업! 학부 동안 스타트업 동아리, 졸업 전시 프로젝트로 개발자와 소통한 경험은 있었으나, 진정으로 프로덕트를 위해 커뮤니케이션해 본 적은 없었다. 능력 있는 개발자분들과 회의를 통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보완하여 실제 서비스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정말 정말 X3 재밌고 행복했던 경험이었다. 또한 개발자뿐만 아니라, 마케팅, 영업 등 다른 직무의 사람들과 일을 해본 것도 너무나 값진 시간이었다. 평소 나는 디자인을 하는 목적은 사업을 위해서고, 프로덕트 자체는 결국 사업을 위한 도구라고 생각했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학부 시절에는 사업성보다는 학생답게 사용성이나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하여 디자인하는 것을 요구받았다. 이번 인턴 경험을 통해 다른 직군의 사람들과 같이 회사 이익 창출에 도움이 되는 기획을 마음껏 고민할 수 있었다. 항상 배움이 고팠던 ‘사업으로서의 프로덕트’에 대한 안목을 넓힐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물론 이런 좋은 경험, 배움 말고도 고객님의 부정적 피드백과 나의 능력 부족으로 좌절했던 적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페인 포인트를 해결하거나 긍정적인 VOC를 들을 때마다 그간의 괴로움은 말끔히 상쇄되었다. 재밌어하는 나 자신의 모습도 신기했달까…… 내가 진정으로 실제 서비스를 기획하고 디자인하는데 뿌듯함을 느끼고 즐거워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진정 디자인이 나의 길일까 늘 의구심이 있었는데, 내가 원하는 방향이 이쪽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도 또 다른 성과였었다.





프로젝트를 하나 끝내고 나면 사람이 업그레이드되듯이, 그 시간 동안 느끼지 못했지만 발전한 모습을 지금이라도 기록해보고자 한다. 1개월씩 끊어서, 내가 했던 일들, 나의 감정 상태, 직면한 어려움, 해결한 방법 등을 6편으로 써 볼 생각이다. 많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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