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진입하며, 첫 회사 인턴 생활을 마친뒤 다시 취준생 라이프가 시작되었다. 누가 봐도 '나 취준 해요'차림으로 스터디 카페에 가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요가학원을 갔다가, 집 가서 맥주 한 캔 따는 일상이 반복되었다.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도 중요했으나, 취준생(aka. 백수) 신분으로 돌아온 뒤 가장 먼저 고민한 것은 '이제 어떤 회사에 지원해서, 어떤 직무를 갖게 되는 것이 좋을까'라는 것이었다. 6개월 동안 스타트업에서 실무를 하며 디자인적으로 배운 것도 많았지만, 나는 어떤 사람이며, 향후 어떤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지 깊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깨달은 디자이너로서의 나는:
1. 프로덕트(기획/사업 등)의 성장에 관심이 있고
2. 주니어 시절, UX/UI 디자이너로서 최대한 성장하고 싶으며
3. 실 유저를 최대한 가까이서 많이 만나고 싶은(유저의 생각 회로를 읽고 싶은)
.... 디자이너였다.
'미스터 노바디'라는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선택한 길에 따라 달라지는 인생들을 교차해서 보여주는데, 과장하자면 이때의 나는 딱 여기 영화 주인공 같았달까. 많은 방향성을 열어두었으나, 내가 어떤 회사와 직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는 속도는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뭐, 이런저런 고민을 하던 시기, 여느 날처럼 스터디 카페 출근> 요가> 집 코스로 하루를 보내고 침대에서 뒹굴거리고 있었는데, 친구가 갑자기 노션 링크를 보냈다.
짧고 굵은 감탄사
이름하야 '당근마켓 MVP 인턴십'! 당근마켓은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인 만큼, 이 조직에서는 앞서 말했던, 내가 이루고 싶은 세 가지: 내가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고민하고, 사용성을 개선하고, 유저 보이스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MVP를 만든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MVP(Minimum Viable Product) 인턴십의 취지는 문제없는 사용성 내에서 최소한의 기능을 가진 당근마켓 내 미니 프로덕트를 만들어 시장에서 유효한지 검증하는 것이었다. 3개월이라는 시간은 짧다고 느껴졌지만, 오히려 3개월이라는 제한시간 덕분에 비용/시간 측면에서 더 효율적으로 프로젝트에 몰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만약 이곳에서 3개월 동안 빡세게(?) 프로덕트를 만든다면 분명 나는 멋진 디자이너로서 초고속 성장을 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지원했다, 당근마켓 MVP 인턴십!
포트폴리오와 자소서를 제출하고 몇일 뒤 면접 제의가 왔다. 1시간 동안의 면접을 마치고 또 며칠이 지나 당근마켓 인턴십 합격 메일이 왔다. 대박, 당근에서 프로덕트를 디자인하는 경험이라니!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의 꿈이 한층 더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글을 시리즈로 연재할 생각이지만, 인턴십이 3주 정도 남은 시점에서 간단히 회고하자면, 나는 위에서 언급했던 세 가지를 모두 이룰 수 있었다. 회사의 성장, 개인의 성장, 그리고 유저를 직접 만나는 경험을 하고 싶은 모든 디자이너/개발자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프로그램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물론 항상 도전에는 실패가 따르고, 정신적/물리적 부침을 느꼈으나, 돌이켜 보면 18명의 인턴 모두 성장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아무튼 슈퍼 초초초 주니어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당근마켓 MVP 인턴십' 후기, 이제 시작합니다! 많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