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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퐁당 Oct 23. 2021

가훈

[WITH] #24

어릴 적 가훈을 적어오라는 숙제를 가져가자,

아버지는 고민 끝에

"먼저 이웃을 돕는 사람이 되자."를 적으셨고,

그 문장은 그날로 우리 집 가훈이 되었다.

-

가훈은 생각보다 대단한 것이었다.

아빠가 적어냈던 그 한 줄에

할머니의 삶도 고스란히 담겨있었으니까.

-

그날도 누군가 할머니의 꽃꽂이 작품을 예뻐하자,

할머니는 바로 포장을 하고는 꽃을 선물하셨다.

"그 사람한테는 지금 그게 필요한 거잖아.

또 만들면 되고 없어도 돼. 주는 기쁨이 더 커"

-

얻어먹기보다 내가 사주는 것이 맘 편하고,

내가 가진 것을 부러워하는 사람이 있으면

"너 가질래?"하고 주고는 부러움을 없애는 것.

-

가훈은 아빠가 봐온 할머니의 삶과도 맞닿아 있었다.

이제 내 눈엔 항상 이웃을 먼저 생각한 아빠의 삶이 담겼고

나는 삶으로 우리 집 가훈을 전달해 나가려 한다.

-

먼 미래에도 계속될 이웃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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