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27, 14 of 185
집에서 일한다 해도 회사에서와 똑같이 할 일은 해야 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집에 둘이 같이 있지만 집안일이나 육아를 나눠서 할 것으로 기대하면 안 된다. 하지만 그런 게 맘대로 되는 것이 사람이던가. 아무래도 같이 있으니 좀 덜 해도 되겠지 하는 생각이 은연중에 생기나 보다. 계속해서 연락이 오고 일하느라 바쁜 사람에게 이거 해 달라 저거 해 달라 할 수는 없는 것이 당연하고, 명문화하지 않았더라도 휴직이라는 형태로 역할을 나눈 대로 내가 해야 하는 일이 있는데, 이상하게도 왜인지 혼자 있는 날 보다 하기가 싫은 그런 기분이 드는 건 참, 너무 이기적인 것 같다. 대체 뭐가 억울하고 싫은 걸까? 슬쩍 밀고 늘어지고 싶은 거지. 혼자 있으면 아무리 힘들어도 내 할 일이라 생각하며 어떻게든 해내면서 버텼겠지만, 기댈 여지가 있으면 기대고 싶어 지기 마련인가 보다. 신기하다. 그래도 지난번의 교훈이 있었기에, 지나치게 의존하지는 않아서 서로 다툰다든가 안 좋아진다든가 하는 어떤 문제가 있진 않았다.
내가 예전에 파코즈에서 구입해서 몇 년이나 잘 사용 한 통 알루미늄 마우스패드를 와이프가 굉장히 마음에 들어해서, 회사에 가져가 쓰라고 했다. 중고로 처분할 것이 아니고서야, 어딘가에 처박혀 삭아가는 것보다 훨~~~ 씬 좋은 활용이지. MS 어고노믹 마우스도 내가 느꼈던 것과 동일하게, 보기엔 너무 커 보이지만 실제 써 보면 손에 꽉 차며 잘 잡혀 아주 맘에 든다고 한다. 아마 요거도 드려야 할 것 같다.